<이렇게 생각한다> "사랑의 매는 들어야 한다"

2004.11.11 15:45:00

“원시적인 학교체벌 여전히 심각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현직 교감으로서 항상 바람직한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고 고민해왔다. 이것에 변명 아닌 항변을 한마디 하고자 한다.

모든 사람들이 관심의 대상이 1순위가 자녀교육이고 그에 따라 교육에도 저절로 많은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최근의 학교체벌과 관련된 상황도 그 결과라고 본다.

한 학부모단체에서는 교사의 체벌사례를 발표하면서 체벌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한 바 있다. 물론 교사가 감정이 내재된 체벌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교육자적인 양식으로 사랑과 관심의 표현인 체벌을 불법적 폭력이라고 말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도 30년 이상의 교직생활을 통해 학생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체벌을 행하기도 했다.

지금은 관리자의 입장에서 학생들을 체벌하지 말도록 말은 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 내 자식 대하듯이 체벌을 하는 선생님을 간혹 볼 때에 교육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아직 식지 않았음을 보는 것 같아 내심 고맙게 생각하기도 한다.

교사가 교육현장에서 그저 무관심 속에 교직을 수행한다면 그 누가 교육현장을 지키겠는가. 우리 현장 교사들이 학생들의 생활지도나 인성지도에 관심을 갖지 않고 그저 지식 전달자로 남는다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지금부터라도 교사의 체벌을 탓하는데 급급하지 말고 교육현장을 어떻게 하면 바르고 참되고 알차게 꾸려 나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초·중·고교에서 아직도 말없이 묵묵히 교단을 지키는 교사들의 사기를 높여주는 일을 하지는 못할망정 의욕마저도 떨어뜨리는 일들은 삼가줄 것을 간곡히 당부한다. 교사들도 외풍에 시달리지 않고 `사랑의 매’를 가지고 학생들이 `지(知)’와 `덕(德)’을 겸비한 훌륭한 인간으로 성장하도록 열과 성을 다해 생활지도와 인성지도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교육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들은 `한국교육은 왜 갓길로만 가는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온 국민이 자성하여 미래의 교육을 걱정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김영길 서울 아현중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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