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와 함께 다가오고 있는 여름 휴가철. ‘엔데믹’ 이후 처음 맞이하는 휴가인 만큼 일찌감치 여행 계획을 세우는 이들이 많다. 올여름에는 문화생활도 조금 먼 곳으로 떠나보는 것이 어떨까.
음악의 숲 평창으로 <평창대관령음악제>
평창을 비롯한 강원도 일대는 7월이면 거대한 클래식 공연장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매년 여름마다 열리는 평창대관령음악제 덕분이다. 2004년 처음 문을 연 음악제는 세계적인 연주자들과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클래식 애호가들의 발걸음을 불러모으고 있다.
올해 음악제는 ‘자연(Nature)’을 주제로 독주, 실내악, 오케스트라, 성악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연주를 선보인다. 특히 올해는 평창대관령음악제가 20주년을 맞이해 더욱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참가하는 연주자의 라인업도 화려하다.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양인모·이지윤·임지영, 피아니스트 김정원·문지영·신창용·윤홍천,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노부스 콰르텟 등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이들이 무대에 선다. 전 국립발레단 수석 발레리나 김지영, 국립발레단 수석 발레리노 이재우 등 무용수 등도 이들과 함께 특별한 공연을 준비하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최하영과 2021년 제네바 국제 음악 콩쿠르 우승자인 첼리스트 미치아키 우에노, 첼리스트 겸 지휘자 드미트리 야블론스키 등 해외 아티스트들도 참여를 확정지었다.
평창대관령음악제의 묘미 중 하나는 ‘찾아가는 음악회’. 평창 외에도 춘천, 강릉 등 강원도 곳곳에서 8회의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시네마 콘서트 형식의 '찾아가는 가족음악회'도 신설된다. 프랑스 무성영화와 퍼커션, 아코디언 연주가 어우러지는 색다른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올해 축제의 예술감독으로는 첼리스트 양성원이 위촉돼 기대를 더한다. 그는 오스트리아 무지크페어라인, 뉴욕 링컨 센터, 카네기홀 등에서 크리스토프 에셴바흐, 정명훈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그는 이번 음악제를 '자연'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그는 “평창대관령음악제는 대도시에서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순수한 마음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자리”라며 “프로그램 기획에는 축제의 사회적인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전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연주 단체 키이우 비르투오지 스트링 오케스트라를 음악제에 초청해 뜻깊은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7월 26일-8월 5일
알펜시아 및 강원도 일대
지상 낙원 하와이로 <알로하, 나의 엄마들>
'지상 낙원'이라고 불리는 하와이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뮤지컬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하와이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세 여성, 버들, 홍주, 송화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러나 그들의 현실은 낙원과는 거리가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경상도 김해의 작은 마을 어진말 출신의 '사진신부'라는 점. 사진신부는 1910년대부터 미주에 정착한 미혼 한인 남성들과 사진만 교환한 뒤 결혼 이민을 떠나온 여성을 일컫는다. 의병활동으로 아버지를 여읜 가난한 양반집 딸 버들, 결혼하자마자 과부가 되어 집으로 돌아온 홍주, 무당 손녀라는 이유로 수많은 돌팔매질을 당해온 송화. 이들은 자신만의 꿈과 희망을 쫓아 중매쟁이가 가져온 사진 한 장에 운명을 걸고 길을 떠난다. 이내 도착한 낯선 땅에서 고된 현실에 부딪히지만, 굴하지 않고 서로 의지하며 독립운동에도 힘을 보태며 꿋꿋이 삶을 이어간다.
작품은 작가 이금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지난해 11월 초연에서 100여년 전 이민자들의 이야기 안에 동시대적인 메시지와 감동을 담아내 관객에게 호평을 받았다. 창작진은 이번 공연의 완성도를 높여 오래 사랑받을 수 있는 레퍼토리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전한다. 연출가 심새인은 "인물들의 정서와 감정이 한층 강화된 무대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야기가 하와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만큼 시각적으로도 여름에 걸맞는 시원함을 선사할 예정이다. 무용가 한선천이 안무가로 참여해 이전 공연보다 더욱 풍성한 퍼포먼스와 안무를 선보일 예정이다.
작품에는 서울뮤지컬단 단원들과 함께 새로운 얼굴들이 참여해 기대를 모은다. 버들 역에는 뮤지컬배우 이예은과 우주소녀 유연정이, 홍주 역에는 헬로비너스 출신의 이서영이 출연한다. 송화 역은 초연에서 같은 역을 맡은 배우 주다온과 우주소녀 박수빈이 맡는다.
7월 15일~8월 19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