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정책을 읽고 현장을 바꾸는 글쓰기

2026.10.07 10:00:00

교육정책 논술은 ‘비전을 학교 현장에서 작동하게 만드는 실행 설계도’
교육정책 논술은 정책 지식을 많이 나열하는 시험이 아니다. 주어진 논제와 자료에서 교육적 쟁점을 정확히 읽고, 그 쟁점을 학교 현장의 언어로 해석한 뒤, 교육청이 실행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전환하는 글쓰기다. 따라서 좋은 답안은 ‘아는 것’의 양보다 ‘논제에 맞게 선택하고 연결하는 힘’을 보여준다. 정책의 비전을 제시하되 현장성과 실행 가능성을 놓치지 않고, 주장과 근거, 방법과 기대효과를 하나의 논리로 묶어야 한다.


교육정책 논술을 어려워하는 수험생은 흔히 두 극단에 빠진다. 하나는 자료를 거의 옮겨 적는 요약형 답안이고, 다른 하나는 알고 있는 정책을 논제와 무관하게 쏟아내는 나열형 답안이다. 전자는 해석과 판단이 부족하고, 후자는 문제해결의 초점이 흐려진다. 두 한계를 넘어서려면 ‘자료 → 분석 → 대안 → 효과’의 흐름을 완전히 익혀야 한다. 이 글에서는 정책논술의 전체 구조, 본론❶과 본론❷의 작성 원리, 정책 자료의 자기 문장화 방법, 실전 작성 절차와 점검 기준을 살펴보고자 한다.

 

교육정책 논술의 전체 구조부터 세워라
교육정책 논술의 기본 구조는 ‘제목-서론-본론❶-본론❷-결론’으로 정리할 수 있다. 제목은 논제의 핵심을 압축하고, 서론은 핵심 개념과 배경을 제시하며 글의 방향을 예고한다. 본론❶은 현황·문제점·원인·필요성·시사점 등 논제가 요구하는 기능을 기술한다. 본론❷는 해결 방안과 구체적인 실행 방법을 제시하는 답안의 중심이다. 결론은 대안의 핵심을 종합하고 교육적 가치와 교육의 이상 실현 의지를 밝힌다.


다만 이 순서는 ‘쓰는 순서’일 뿐 ‘생각하는 순서’와 같지 않다. 실제 개요는 먼저 논제를 분석하여, 본론❶에서 무엇을 진단할지 정한 뒤, 본론❷의 대안을 설계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그다음 전체 내용을 압축하는 제목과 서론을 쓰고, 마지막에 결론을 완성한다. 즉 개요 작성의 권장 순서는 ‘본론❶ → 본론❷ → 제목 → 서론 → 결론’이다. 제목과 서론을 너무 일찍 확정하면 뒤에서 만든 대안과 어긋날 수 있기 때문이다.

 

논제 분석은 답안의 방향을 결정한다
교육정책 논술의 첫 단추는 지시문을 정확히 읽는 일이다. ‘정의하시오’, ‘분석하시오’, ‘시사점을 제시하시오’, ‘정책 방안을 제안하시오’는 서로 다른 사고와 문장을 요구한다. 정의를 요구하면 개념의 핵심 속성을 밝혀야 하고, 분석을 요구하면 자료 속 현상과 원인 또는 한계를 구조화해야 한다. 시사점은 자료가 미래 교육에 주는 방향을 도출하는 것이며, 방안은 주체·대상·절차가 드러나는 실행 계획이어야 한다. 문제의 요구보다 자신이 준비한 지식이 앞서면 동문서답이 된다.

 

● 자료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자료 제시형에서는 자료가 답안의 출발점이다. 자료의 문장을 그대로 요약하는 데 그치지 말고, 그 안에서 현황, 문제, 원인, 변화의 방향을 찾아야 한다. 예컨대 ‘교육 가치와 학습 방식의 변화에 따라 학교 공간도 달라져야 한다’라는 자료는 단순히 공간 변화의 필요성을 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는 교육과정과 학습 방식에 맞춘 유연한 공간, 디지털 기반 학습을 지원하는 공간, 사용자 요구를 반영한 참여형 설계가 필요하다는 정책 과제로 확장될 수 있다.

 

자료가 없는 주제 제시형에서는 정책 배경과 학교 현장의 상황을 토대로 문제를 설정한다. 이때 최신 정책명을 억지로 끌어오는 것보다 논제와 직접 관련된 교육적 변화와 현장의 어려움을 선명하게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책명은 논리를 대신하는 장식이 아니라, 실행 방안을 구체화하는 근거로 사용해야 한다.

 

● 핵심어를 관계로 묶기
논제 분석 단계에서는 핵심어에 밑줄을 긋고 그 관계를 한 문장으로 만든다. 예를 들어 ‘공생지능 시대, 인간다움을 정의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정책 방안을 제안하시오’라는 논제라면 핵심어는 공생지능, 인간다움, 서울교육, 정책 방안이다. 이를 ‘AI와 인간이 서로의 강점을 확장하는 시대에 학교가 지켜야 할 인간적 역량을 정의하고, 이를 기르는 서울교육의 실행 방안을 제시한다’로 바꾸면 답안의 중심축이 생긴다.

 

논제 분석 질문
- 무엇을 설명해야 하는가?
- 무엇을 판단해야 하는가?
- 누가 무엇을 실행해야 하는가?
- 자료의 어느 부분이 그 판단을 뒷받침하는가?

 

 

함혜성 전 서울강남서초교육지원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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