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안 작성에 도움이 되는 글쓰기
글쓰기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글쓰기는 도구다. 글쓰기는 우리가 배우고 익혀야 할 수공예 기술과 같다. 글쓰기는 본질적으로 사유하기를 뜻한다. 글쓰기란 종이 위에서 이루어지는 사고 행위다. 글쓰기의 어려움은 사유하기의 어려움과 같다. 따라서 사유가 가능하다면 누구나 글쓰기가 가능하다.
글쓰기는 언어 재능을 타고난 특별한 소수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명료하게 사고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떤 주제에 대해서든 명료하게 쓸 수 있다. 명료하게 사고하는 과학자의 글은 최고의 작가가 쓴 글만큼 뛰어날 수 있다. 밴오든은 ‘글쓰기는 사고력을 키우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개념을 글로 설명하려면 먼저 머릿속으로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글을 쓰면 머릿속에 정리된 개념들은 더 이상 교사나 교과서 저자의 것이 아니라 글쓴이 자신의 것이 된다는 점에서 글쓰기는 자존감을 높이는 도구가 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글쓰기는 기본적으로 ‘생각 쓰기’다. 글쓰기를 어렵게 여기거나 두려워하는 것은 우선, 생각을 잘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생각을 하기는 하는데, 이 생각들을 깊이 밀고 나가서 체계적으로 조직하고 논리적 모순 없이 일관되게 정리하는 것이 어렵다고 여기는데 그 원인이 있다.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든, ‘생각을 잘한다’는 것은 날것 그대로의 자기 생각에서 출발해서 차츰 가다듬어 나가는 것이다.
글쓰기는 생각을 가다듬어 가는 과정과 분리될 수 없다. 생각이 없어 글 쓰는 것이 어렵다면 거꾸로 글 쓰는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생각을 만들어 갈 수 있다. 막연하고 어렴풋하게 떠오른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글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면 자신의 생각이 어떤 것인지 점차 분명해진다. 아무리 복잡하고 어려운 지식도 글쓰기를 통해 자기 나름대로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판단과 관점을 뚜렷하게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글쓰기 과정은 자기 자신과 소통하는 과정이기도 하다(김민환 외).
좋은 글을 쓰고자 하려면 문장 내 표현에서 다음 내용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주어와 술어를 확인하고 이들이 일치하는지 점검하자. 술어에는 목적어 또는 부사가 포함된다. 중문이나 복문의 경우 시제가 일치하는지도 살펴보아야 한다. 종속절이 과거 시제인데, 주절이 현재 시제인 문장을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
한 문장 내에서도 더 간결하게 표현하라. 불필요하게 중복된 표현을 찾아 제거하는 데서 시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과반수 이상’은 ‘과반수’로, ‘자신이 갖고 있는 기존의 사고방식’은 ‘자신이 갖고 있던 사고방식’으로 각각 중복 표현을 삭제할 수 있다.
명사 뒤에 붙은 ‘적’이나 ‘의’, 복수를 나타내는 ‘들’, ‘하는 것’ 등은 가능하면 없애라. 예를 들어, ‘사회적 문제’는 ‘사회 문제’로, ‘친구와의 솔직한 소통’은 ‘친구와 솔직하게 소통하기’로, ‘많은 관광객들’을 ‘많은 관광객’으로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좋은 글의 특징은 글에 생동감이 있다는 것이다. 글에 생동감을 주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은 개념 명사를 능동형 동사로 바꾸는 일이다. 동사는 글에 생동감을 주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동사는 움직임을 형상화하기 때문이다. 능동형 동사는 문장을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는 점에서 수동형 동사보다 강력하다. 능동형 동사는 ‘나, 우리, 소년, 소녀’ 같은 대명사나 명사를 필요로 하므로 누가 무엇을 했는지를 구체적으로 그려 볼 수 있다. 대명사나 명사가 능동형 동사와 함께 있는 문장을 읽을 때 우리는 구체적인 순간에 일어난 구체적인 사건을 영상화해 받아들인다. 수동형 동사에는 이러한 활력이나 구체성이 없다. 다음 예를 비교해 보면 능동형 문장의 강력함을 느낄 수 있다.
<예시>
• 능동형 문장
나는 연못 위에서 스케이트 타는 소년들을 보았다.
• 수동형 문장
소년들이 연못 위에서 스케이트 타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 누구에게? 언제? 얼마나 자주?
예시된 수동형 문장에는 ‘누구에게? 언제? 얼마나 자주?’ 등에 대한 언급이 없어, 명료성이나 구체성에서 한계를 지닌다. 그에 반해 능동형 문장은 명료하고 구체적이다. 능동형 문장은 훌륭한 글쓰기의 가장 좋은 벗이다. 물론 모든 개념 명사를 능동형 동사로 바꿀 수는 없다. 능동형 동사는 눈에 보이도록 글을 쓰는 데 가장 이상적인 수단이다. 가급적 능동형 문장으로 서술하는 습관을 지니는 것이 좋다.
좋은 기획안의 작성 원칙과 특징
기획안을 작성할 때 지켜야 할 원칙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직독성(直讀性), 강조하는 포인트가 제시되는 소구성(訴求性), 복잡하지 않고 압축된 간결성(簡潔性)이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직독성이고, 소구성과 간결성이 받쳐 주어야 직독성이 살아난다. 직독성은 ‘바로 직’과 ‘읽을 독’이 합쳐진 말로 영어로 표현하면 ‘one shot one kill’ 정도 된다. 같은 사실을 담더라도 상대가 더 빨리 주요 내용과 상황을 알아보도록 다듬는 비주얼 표현이 직독성이다. 기획안에서 직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날 단어’와 ‘날 숫자’를 나열하지 말고, 관계와 위계 중심으로 보여준다. 시선과 인지의 흐름 중심으로 표현하고, 중요한 부분은 강조점으로 도드라지게 표현하며, 무의미한 부연 설명을 삭제한다.
소구성은 중요한 메시지를 두드러지게 표현하는 방식으로, 영어로 표현하면 ‘appeal point, emergency feature’가 된다. 소구성은 ‘다른 메시지보다 이게 훨씬 더 중요하다. 결국 이것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페이지는 이 내용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보통 다른 것보다 튀는 도형·점·선·색상 등을 사용하여 시선을 끌어당기는 소구성을 부각시킨다. 도형을 사용한 배경색을 조정하거나 색상이나 음영으로 표시하며 핵심 메시지를 대담하게 노출시킨다. 기획안을 보는 사람이 ‘도대체 어딜 보라는 말이야? 그래서 뭐가 중요한 거지?’라고 의문이 들지 않도록 바로바로 중요한 사항을 찍어주는 것이 좋다.
간결성의 중요한 대전제는 무조건 간결하게 만드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점이다. 무턱대고 줄이거나 깎아내고 단순화시키다가 본질이 흐려지는 경우가 많다. 뜻이 유지되는 상태에서 간결성을 추구해야 한다.
좋은 기획안을 작성하려면 인지력과 언어력이 모두 필요하다. 기획안을 작성하는 초기에는 인지적/분석력 능력이 더 우선되지만, 후반에 이를수록 언어적/표현적 능력이 우선된다. 기획안 전체를 보았을 때 이 2가지 능력은 당연히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만약 하나의 능력으로만 쏠리면서 불균형 상태가 된다면 기획안은 흔들리게 된다.
인지능력을 중심으로 접근한다면 접근과 분석이 뛰어나서 기획안의 메시지는 좋은데 문서적 표현이 약해 메시지가 증발될 수 있다. 그럴 경우 ‘내용은 나쁘지 않은데 뭐가 이리 눈에 안 들어와. 이게 그 말이었어? 설명을 들으니까 비로소 이해가 되네’라는 말을 듣게 된다. 반대로 표현력만 뛰어나면 알맹이는 별로 없는 과대 포장한 기획안이 된다. 뻔한 내용을 휘황찬란하게 작성한 도해, 그럴듯한 그래프, 매끄러운 문장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속칭 정성스러운 ‘뻘스러운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럴 경우 ‘뻔한 내용을 뭐 이렇게 예쁘게 썼지? 어디서 못된 것만 배워 가지고 지금 기교 부리는 거야? 이런 거 만들 시간에 차라리 고민을 좀 더 해라’라는 비판을 받게 된다.
Tip _ 기획안을 단단하게 손보는 8가지 체크리스트
1. 본 기획안을 통해 얻고자 하는 의사결정 포인트는 충분히 다루고 있는가?
2. 전체를 일관되게 다루면서, 거시와 미시의 균형을 이루는가?
3. 필요한 내용만 앞으로 오고, 나머지는 별첨인가?
4. 논리와 맥락이 매끄럽게 흐르는가?
5. 기획안을 다 읽고 나면 무슨 질문이 나올 것 같은가?
6. 문장을 쉽게 읽을 수 있는가?
7. 도형·그래프·테이블을 적절하게 사용했으며, 가독성 높은 편집을 하였는가?
8. 문장에 오탈자가 없으며 숫자 계산은 정확한가?
출처 _ 박혁종(2020), <부장님은 내 기획서가 쓰레기라고 말했지>
기획의 실제 _ 정책기획안 분석·적용
이번 호에는 교육부의 2026년 인성교육 활성화 시행계획을 분석해 본다. 지난 호에서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삶을 가꾸는 인성교육 방안을 분석해 본 바 있는데, 서울특별시교육청은 공감·배려·협력의 실천중심 공동체형 인성교육 내실화, 자신의 삶을 가꾸고 미래를 여는 학생 인성 역량 함양에 역점을 두고 있다. 그에 반해 교육부는 도덕적·시민적·지적·실천적 인성 등 4가지 하위 인성을 균형 있게 기르는 통합적 인성교육을 통해 핵심 가치와 덕목의 함양 추진에 역점을 두고 있다. 교육부와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인성교육 방안의 방향과 핵심 과제를 비교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정리된 자료에서 강조하는 핵심 개념, 단어, 내용 중 밑줄로 표기한 단어에 친숙할 수 있도록 하여 유사 주제와 관련한 기획안을 작성할 때 충분히 활용하도록 해 보자.
● 2026년 인성교육 활성화 시행 계획
Ⅰ. 추진 배경
•제3 인성교육 종합계획(2026~2030) 발표 1년 차로서, AI 기술 발달 및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적절한 맞춤형 인성교육 실시 필요
•KEDI 교육여론조사* 결과, 인성교육은 지속적으로 강조되어야 할 정책이자, 자녀의 학교 선택 시 중요하게 고려되는 사항으로 나타남.
*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여론조사(2025), 유·초·중등 교육정책 가운데 지속적으로 강조되어야 할 정책 2위 인성교육 활성화(14.4%), 자녀의 학교 선택 시 중요하게 고려되는 사항 초·중 1위(초 31.3%, 중 22.9%)
Ⅱ. 추진 방향
•도덕적·시민적·지적·실천적 인성 등 4가지 하위 인성을 균형 있게 기르는 통합적 인성교육을 통해 핵심 가치와 덕목의 함양 추진
•교육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핵심 인성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학생 맞춤형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발굴·확산하고, 학교·교원의 인성교육 역량 강화
•교육부-시도교육청-학교 등 관계기관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가정·지역사회와의 연계, 정책평가 및 환류를 통해 인성교육의 현장 수용성 제고
Ⅲ. 세부 추진과제
1. 학교 인성교육 내실화
① 교육과정 기반 인성교육 강화
•(내용) 현행 2022 개정 교육과정*과 「인성교육진흥법」**을 기반으로 학교교육과정과 인성교육이 연계되어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
* (추구하는 인간상) 더불어 사는 사람, (핵심역량) 협력적 소통 역량 및 공동체 역량
** 「인성교육진흥법」상 핵심 가치 덕목: 예, 효,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
•(추진 방법) 범교과 학습주제(교과 및 창의적체험활동) 및 교육과정 전반에 활용 가능한 인성교육 자료 개발·보급
② 현장 중심 인성교육 내실화 지원
•(목적) 시도교육청 및 단위 학교의 여건과 특색을 반영한 인성교육 사업을 추진하여 현장 중심의 인성교육 실현
•(내용) 방과후학교·창의적체험활동 시간 등을 활용하여 학교별로 특색있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
•(추진 방법) 시도교육청 직접 수행
③ 가정과 함께하는 인성교육
•(목적) 인성교육의 주요 주체인 가정의 인성교육을 지원하여 학교 안팎에서의 인성교육 활성화 추진
•(내용) 인성교육 관련 학부모 교육을 지역 및 학교여건 등을 고려하여 활성화하고, 온라인교육을 제공하는 등 인성교육에 대한 학부모 역량 제고
2. 학교·교원의 인성교육 역량 강화
① 인성교육 전문인력 양성 지원
•(목적) 인성교육에 대한 관심과 경력이 있는 교원을 대상으로 인성교육 역량 강화 프로그램 운영 및 시도교육청·개별학교와 연계
•(내용) 인성교육의 개념, 교수·학습방법, 실천 및 확산 방안 등에 대해 양성기관별 특색에 따라 사전 과제, 집중 연수, 현장 적용 실습 등 실시
•(추진 일정) 세부 운영계획 수립(4월) → 대상자 선정(~6월) → 양성연수 운영(7~9월) → 양성연수 만족도 평가 및 결과 보고(12월)
② 인성교육 교원연수 프로그램 개발
•(목적) 인성교육 교원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 및 보급하여 향후 교원 연수에 활용함으로써 인성교육 역량 제고
•(추진 일정) 위탁기관 협약 체결(3월) → 세부계획 수립(4월) → 연수프로그램 개발(5~11월) → 결과 보고(12월)
3. 우수 인성교육 프로그램 발굴·확산
① 인성교육 프로그램 개발·보급
•(목적) 인성교육 우수교원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AI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우수 인성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확산
•(내용) 교원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우수사례 공유 및 학습의 장 마련, 우수 인성교육 프로그램 발굴 및 현장 적합성이 높은 워크북 개발
② 인성교육 프로그램 인증제 운영 및 관리
•(목적) 공공·민간 부분에서 개발·운영 중인 인성교육 우수 프로그램의 국가 인증을 통해 인성교육에 대한 학습자의 선택권 증대
•(추진 일정) 인증계획 수립(3월) → 기인증 인성교육 프로그램 운영 현황 점검(9월) → 기인증 인성교육 프로그램 현황 결과 보고서 발간(12월)
● 시사점
•교육과 관련된 기획안은 크게 행정기관(교육부·시도교육청)과 교육기관(단위학교) 차원에서 작성될 수 있다. 교육기획의 목적과 내용은 교육부와 교육청, 단위학교 차원에서 다를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국가 수준의 교육정책이 전국에 확산될 수 있도록 교육부 차원에서,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단위학교에서 추진하기를 바라는 정책안을 구상할 것이다.
교육청은 교육부의 정책 기저를 토대로 각 시도별로 특성화·차별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담아낼 것이고, 단위학교에서는 상위 정책기관의 세부 추진과제를 학교 공동체 구성원들이 결집하여 실천할 기획안을 작성해야 한다. 단위학교 차원의 교육기획안은 세부적으로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별로 차별화되어 작성된다. 교육기획안은 정책 타깃(target)에 따라 구체화되는데, 중요 타깃은 교육 공동체 구성원인 교사-학생-학부모가 된다.
•이번 호의 2026년 인성교육 활성화 시행계획(교육부)을 보면, 교육부 차원에서 강조하는 인성교육 방향을 구체적으로 시도교육청에서, 단위학교에서 어떻게 추진되기를 기대하는지 예측할 수 있고, 교육정책 타깃인 교사-학생-학부모를 중점적으로 고려한 세부 추진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반면에 지난 호의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삶을 가꾸는 인성교육 방안에는 교육청이 지향하는 인간상을 구체적으로 단위학교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세부 추진과제를 기획안의 핵심으로 제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교육기획을 할 때 어떤 기관에서 누구를 타깃으로 삼을 것인지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 상황(현상)을 잘 파악하고, 추진하고자 하는 목적-내용-방법-기대효과 등을 잘 요약·정리해야 한다. 소개된 인성교육 활성화 시행계획에서 간과되었거나, 더 부각시켜야 할 포인트가 있는지 탐색하고 현재 직면한 인성교육 문제 및 해결책 등을 심화·확대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