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시론> 'GDP 6% 공약' 어디로 갔나

2005.08.25 15:32:00

GDP 대비 6%의 교육재정을 확보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출범한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도 어느덧 절반을 넘어섰다. 당초 교육재정 규모를 매년 0.26%씩 증액해 2007년에 GDP 6% 수준을 확보한다고 했지만 교육재정 규모는 오히려 감축되고 있다. 올해의 GDP 대비 교육예산은 지난해보다 0.09% 포인트 낮아진 4.19%로 추정된다.

교육재정 규모의 감축은 다양한 교육여건의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 교원법정정원 확보율은 올해 88.5%로 지난해 89.2%보다 0.7% 포인트 하락했다. 각 시도교육청은 부족한 교육재정을 지방채 발행을 통하여 메우고 있다. 16개 시도교육청의 올 기채발행액은 지난해의 4배인 2조 3600억원에 달하고, 연말에는 기채잔액이 3조 1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교육부 예산의 10%를 초과하는 액수이며, 이자부담만도 1500억원에 달하는 것이다. 결국 교육청들은 빚더미에 올라앉아 각종 교육사업이 축소되고 교육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기채발행은 7․20 교육여건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학교신설에 기인하지만, 특히 올해 급증한 이유는 교육세 결손분과 교부금 개정에 따른 전입금 감소 때문이다. 교육부는 2004년도 징수분 교육세를 4조 2386억 원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징수액은 3조 5295억 원에 그쳐 7091억 원의 결손을 낳았고, 이월금을 합해 1조 165억 원이 모자라는 상황이 초래됐다.

특히 지난해 말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의 개정은 교육재정 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개정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서는 의무교육기관 교원봉급 전액을 국가가 법적으로 교부토록 했던 종전규정을 증액교부금과 함께 내국세 총액의 19.4%라는 경상교부금으로 통합했다. 경상교부율은 6.4% 포인트 증가하였으나, 경제난에 따른 세수의 감소가 초래되면서 교육재정의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2005년부터 초중등교육 보조사업(총 15개, 1,956억원)을 지방으로 이양하고, 경상교부금중 특별교부금의 비중을 9.1%에서 4%로 축소했다. 지방이양사업 추진에 소요되는 재원은 담배값 인상분으로 충당토록 했었다. 그러나 담배가격의 인상이 소비 감소로 이어졌고, 지방교육재정의 확충은 당초의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 앞으로도 지방이양사업은 더 늘어나게 돼 지방의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또한 특별시와 광역시 및 경기도 지방자치단체 일반회계의 공립중등학교 교원봉급전입금을 없애는 대신 특별시는 시․도세 총액(목적세 제외)의 10%, 광역시 및 경기도는 5%로 인상했다. 이러한 교부금법 개정으로 지자체 전입금도 5717억 원이나 덜 들어와 교육청의 재정난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교육재정 악화로 서울시교육청은 전체 학교 운영비의 10% 이상 삭감, 신설학교 지원비 삭감, 교육청 주관 교원연수 취소, 학습활동 이외 신규사업 전면 취소 등의 조치를 취해 초중등교육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이는 비단 서울시교육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교육청의 공통적인 상황이다.

교육재정의 악화는 학교운영비 삭감으로만 이어지지 않고 다른 영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컨대, 교원전문성 향상을 위한 해외연수기회도 대폭 축소되고 있다. 전년대비 서울은 1/6, 경기는 1/4로 축소됐다. 연수계획조차 잡지 못하는 교육청도 있다.

이제 교육재정 난을 바라만 보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현 재정상태가 지속될 경우 학교신설, 교육환경개선, 학교운영 등 교육사업 전반에 걸쳐 정상적 추진이 불가능할 것이다. 이제는 지방 교육재정 실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체계적인 교육재정 확보 및 운용방안을 마련할 때이다. 2차 대전이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국가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교육재정의 확보율은 오히려 높였던 영국의 교훈을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김병주 영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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