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감제 폐지, 해괴망측한 발상

2006.05.04 12:46:00

열린우리당 백원우 의원이 교감제 폐지, 교장공모제 도입, 근평제 폐지 등을 골자로 한 교장임용제 개선안을 내놓고 입법 공청회를 개최해 스승의 날을 며칠 앞둔 교원들의 가슴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백 의원 방안을 접한 일선 교원들은 대부분 ‘테러’ ‘정년단축에 이은 쿠데타’ ‘학교 붕괴 방안’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교원들은 교장선출보직제 논란에서 시작돼 현행 학교 조직 체계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해괴망측한 발상이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 민노당 최순영 의원에 이어 백 의원마저 앵무새처럼 읊조리는 형국이니 기가 막히다는 반응이다. 백 의원 안에 나타난 교장자격심사위원회, 교장임용심사위원회에서 참여정부의 ‘위원회 만능주의’에 신물이 나고, 아마추어리즘을 비난하는 소리가 높다.

백 의원 안대로 현행 교감제를 폐지해 보직화하면 하늘의 별따기라는 승진 자리가 절반 이상이나 줄어들게 돼 교원들의 성취 의욕이 그만큼 저하될 것이다. 교육경력 5년으로 교장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면 20대 교장도 가능하다는 얘긴데 이는 학교능력의 저하로 이어질 것이다. 또 교장의 근무평정제를 폐지해 학부모와 시민단체 대표들로 구성된 교장자격심사위원회에 이 기능을 넘기면 교장의 지도력이 무력화되고 교직의 전문성이 약화될 것이다. 부수적으로 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비리가 횡행할 것이 예상된다.

때문에 대부분 교원들은 섣부른 공모교장제 방안이 학교의 교육력 저하로 이어지리라는 점을 체험적으로 자각해 이를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공모교장제 도입론자들은 외국의 다양한 제도들을 억지춘향이식으로 짜깁기해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교장 흔들기에 이어 교감 흔들기에 나서고 있는 이들이 노리는 것이 공교육 살리기가 아니라 특정 편향 세력의 확장에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교육정책을 정치논리로 휘젓는 무리들 때문에 우리 교단이 편할 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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