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술형 평가문항 확대 논란

2007.03.29 10:08:16

서울시교육청, 올해부터 50% 반영토록
일선 학교 ‘수행평가 중복’ 등 문제 지적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해온 서술·논술형 문항 반영비율 확대가 학교 현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부터 매 시험마다 총 배점의 50% 이상을 객관식이 아닌 서술·논술형 문항으로 출제하도록 관내 중·고교에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 따르면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5개 교과의 학습평가에서 서술형·논술형 평가 반영 비율은 총 배점의 50%를 원칙으로 하되 구체적인 비율은 각 학교 교과목의 특성과 교과지도의 형편을 고려해 교과협의회에서 정한 후 학교장이 최종 결정해 시행한다’고 돼 있다.

시교육청은 2005학년도 30%를 시작으로, 작년에는 40%, 올해는 50%로 서술·논술형 출제 비율을 확대해 왔기 때문에 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선 학교에서는 이러한 결정이 학교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에도 많은 문제점을 지적했으나 개선된 것 없이 반영비율만 확대했다는 것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수행평가와의 중복 부분이다. 국어나 과학 등은 과목특성상 수행평가가 반드시 필요한 교과여서 교육청에서 정한 기준을 일괄적으로 적용하기에 무리가 따른다. 국어 교과의 경우, 독후감이나 논술 등으로 수행평가를 실시하는데 굳이 지필고사에서 서술·논술형 평가가 50%씩이나 필요한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과학 교과는 ‘서술·논술형 평가 범주에 보고서 평가를 포함하면 안되고 서술·논술형 평가 비율 중 20% 이상을 실험·관찰한 내용으로 출제’하도록 정하고 있어 논란의 여지가 더욱 크다. 서술·논술형 평가가 오히려 학생들에게 실험내용을 암기하게 만들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학교장에게 최종결정을 떠넘긴 애매한 지침도 문제로 지적된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말이 학교 자율이지 차후에 교육청에서 담임장학을 나와 반영비율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학교장 뜻대로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교육청의 미온적인 태도 때문에 학교는 더욱 혼란스럽다”고 토로했다.

교육청 중등교육과 김연배 장학사는 “원칙적으로 장학 목표는 50%이지만 과정형 수행평가가 많아 지필고사 비중이 적은 교과도 있기 때문에 학교장이 상황에 따라 출제비율을 정하도록 한 것”이라면서 “여러 여건 상 어려움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를 극복하고 ‘학생 사고력 증진’이라는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심주형 prepoem@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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