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어깨 처지면 미래 어두워”

2007.04.03 15:28:35

“스승존경과 제자사랑은 수레의 양 바퀴처럼 함께 가는 것”

스승존경운동 강원지역협의회 진현숙 회장


“사랑과 정성으로 감동을 창출하는 교사되기·부단한 연구와 연수로 실력 있는 교사되기·교사의 전성 제고로 존경받는 교사되기를 교사상(敎師像)으로, 반듯한 생활자세로 건강한 심신 갖기·자주적이며 협조적인 실력 있는 학생 되기·스승을 존경할 줄 아는 아름다운 제자 되기를 학생상(學生像)으로 정했습니다.”

강원도 원주시 흥업면에 위치한 육민관고등학교 진현숙 교장(사진)은 “매년 교육계획을 수립하면서 이 같은 교사·학생상을 특색교육으로 설정, 실천하고 있다”며 “스승존경과 제자사랑이 교육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진 교장이 ‘스승존경·제자사랑 운동’에 나선 이유는 간단하다. 교육이 바로 서야 국가의 미래가 있고, 그 교육의 중심에 선생님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

“조경사가 나무를 건강하고 아름답게 키우기 위해 전지가위로 가지를 쳐주고 다듬듯이 선생님은 우리 자신의 모습을 그렇게 다듬고 키워주시는 분입니다. 선생님의 위상이 실추되고, 선생님의 어깨가 처진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의 미래가 어두워지는 것을 예고하는 것으로 봐야 합니다.”

2001년 11월 서대전고에서 학생, 학부모, 지역주민 1000여 명이 모여 개최한 ‘스승존경결의대회’에 참석한 진 교장은 가슴이 뿌듯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진 교장은 다음 해 10월 스승존경운동협의회가 정식으로 창립되자 강원지역협의회장을 맡아, 이 운동을 시작했다.

“선생님들이 존경받으면 신바람 나게 교수․학습에 임하고, 그 결과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갑니다. 공교육의 붕괴라는 말이 나올 수 없는 것이지요. 늘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막상 이것을 운동으로까지 해야 하는가를 생각할 때는 착잡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진 교장은 선생님만 존경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들이 제자를 더욱 사랑으로 대하겠다는 다짐을 우선한다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운동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소개했다.

진 교장은 2003년 5월 ‘스승의 날’을 이틀 앞두고 학교에서 ‘스승존경 결의대회 및 학부모 연수회’를 열었다. 이 일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여교원(장)협의회, 초·중등교장협의회, 학생회장 연수회 등 모임이 있는 곳을 찾아 적극 홍보했다. 학교에서는 학부모회, 운영위원회, 동문회가 발 벗고 나섰다.

첫 행사가 성과를 거두자 2004년에는 원주시 초·중·고 학생회장단이 주축이 돼 ‘스승존경다짐대회’를 개최하는 등 이 운동이 시 전체로 퍼져나갔다. 또한 2005년에는 ‘스승존경·제자사랑 영상물 공모 시상식 및 발표회’도 가졌다.

“육민관고에서 틔운 스승존경·제자사랑 씨앗이 여러 학교에서 꽃 피우는 것을 보면서 우리 교육의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이 운동을 언제까지나 학교가 중심이 돼서 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언론이나 학부모단체, 시민사회단체가 끌고 가야 할 것입니다.”

진 교장은 당분간은 이 운동과 관련한 특별한 행사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스승존경·제자사랑의 필요성과 효과에 대해 모두가 공감하는 만큼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실천방향을 찾아 몸소 행동에 옮겨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진 교장은 “스승존경과 제자사랑은 수레의 양 바퀴와 같다”며 “스승존경·제자사랑 운동의 강원도 지역 메카가 된 육민관고는 앞으로 윗사람과 스승을 공경하는 제대로 된 인재를 기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참된 실력(實力), 굳세 자주(自主), 따뜻한 협조(協調)’가 교훈인 61년 전통의 학교법인 육민관은 교육혜택에서 소외된 농촌지역 청소년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한 강원도 사학 제1호이다.
이낙진 leenj@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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