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 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가 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다양한 교육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자립형 사립학교의 수를 늘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혀 논란이다. 그간 견지해 온 자사고 반대 당론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동영 민주신당 대통령 후보가 1일 교총 정책토론회에서 “양극화와 입시지옥을 초래하는 자사고 확대를 반대한다”고 말한 것과도 정반대여서 진의를 놓고 당내 의견이 분분하다.
김 원내대표는 5일 연설에서 “우선 29개 외국어고 중 원하는 학교에 한해 자사고로 전환토록 하겠다. 이런 학교는 전체 학교의 5%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운영돼야 한다”며 “이 학교와 우수 공립학교가 경쟁을 하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일반고 수가 1400여개라는 점에서 자사고를 확대하되 70개 내에서 운영, 우수 공립고 300개와 경쟁시키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원내대표는 “평준화 틀을 유지하면서도 학교간의 경쟁을 통해 수월성을 보완해야 한다”며 “우수 공립고 300개를 육성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자사고 100개 등 300개 특수학교 육성은 고교 평준화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선발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고교입시는 불가피하고 입시지옥과 사교육비 문제가 초래될 것”이라며 “누구나 과외 없이 갈 수 있는 우수고 300개와 특권층과 부자가 가는 특수고 300개 가운데 어떤 것이 공교육을 바로 세우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같은 연설 내용이 알려지면서 민주신당 내부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민주신당의 한 교육위원 측은 “자사고 반대 당론을 모르지는 않을 텐데 정말 황당하다. 대표연설이 개인 소신 밝히는 자리가 아닌데…”하며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교육위원 측은 “후보 확정과 국감이 겹쳐지면서 상면기회가 없어 당 정책 그룹과 대선 후보 진영간 조직적 결합에 혼선이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정동영 후보 진영의 한 교육위원 측은 “이번 연설은 당 대표 연설이지 대선 후보 연설이 아니다”며 선을 분명히 그었다. 그러면서 “당 원내대표가 후보 공약을 다 이해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효석 원내대표 비서실 측은 “연설문은 원내대표가 직접 작성했고 본인의 교육소신인 걸로 안다”고 밝혔다. 당론이나 정동영 후보 입장과 다르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선 후보로 늦게 선출됐고 바로 국정감사에 들어간 상황에서 당과 후보가 충분히 정책을 논의할 시간이 없었다”며 “향후 조율될 부분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연설에서 “교육내용과 방법이 선진국형으로 바뀌어야 한다. 토론식 교육은 필수이고 학급당 학생수가 25명을 넘어서는 안 된다”며 “2011년까지 5만 명의 신규교사를 채용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