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 ‘나눔’운동 참여로 교육 패러다임 새 지평 열자

2009.10.19 10:47:54

위기 청소년을 위한 ‘위’프로젝트와 ‘나눔’ 운동

교과부는 약화된 가정교육의 대안으로 제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국가 단위 사회 안전망인 위(Wee는 우리 We, 교육 Education, 감성 Emotion의 이니셜) 프로젝트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아직 시작단계인 위프로젝트의 올바른 정착과 ‘녹색교육-나눔운동’을 벌이고 있는 교총의 ‘나눔’ 역할 정립을 위해 본지는 14일 조선호텔 로비라운지에서 이원희 한국교총 회장과 이명숙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의 대담을 기획했다.

위기 학생에 대한 체계적 대책 미흡, 전국적 인프라 구축 시급
180개 위센터 설립돼도 상담사1인 고(高)위기 학생 500명 담당


위센터 ‘상담치료’ 기능 보다 ‘학교단위 생활지도’ 기능 지원 우선을
교총 교육봉사 인력확보․훈련, 지역사회자원 참여․홍보 거점돼야


지역사회-학교 손잡아 교사 부담 덜고, 활력 넘치는 학교 만들어야

이원희=최근 경제위기로 인해 우리 사회와 학교에는 눈에 잘 안 띄는 소외계층이 늘고 있습니다. 이런 위기 학생은 방치할 경우 인재 유실, 청소년 범죄 증가, 사회 통합 저해 요인 등으로 작용할 수 있어 초기에 적극 개입해 지원해야 한다고 봅니다. 교총은 지난 8월 ‘녹색교육-나눔운동’을 선포하면서 신빈곤층 학생을 위한 나눔과 통합복지서비스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명숙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원장님께서는 우리 학교 현장의 위기 학생 규모와 실태에 대해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이명숙=교과부는 위기 청소년을 130만이라고 추산하고 있으나 실제 ‘위기’의 실태는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경제․가정․정신․행동적 ‘위기’를 겪고 있는 학생에 대한 영역별 심층․전국적 실태조사가 제대로 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위기’의 상황을 정의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위기’ 청소년 데이터는 늘 논란의 소지가 있습니다. 물론 그렇더라도 보다 정확한 데이터를 얻기 위한 노력은 아끼지 말아야 하며, 정확한 데이터를 얻는 것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NYPI)에서는 올해 초중고생 6만8000명을 대상으로 9개 영역에 대한 전국규모의 통합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2010년 1월부터 각 조사의 원자료(raw data)를 인터넷으로 전 국민에게 공개할 예정입니다. (※2009년 아동청소년통합조사(KYSC) 세부내용은 현재 NYPI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있음)



이원희
=외환위기 이후 가정 해체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가정의 교육 기능이 약화됐습니다. 최근 교과부가 약화된 가정교육의 대안으로 국가 단위 사회 안전망인 학생안전통합시스템 구축 사업인 위(Wee)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위 프로젝트는 1단계로 단위학교에 위클래스를, 2단계로 지역 교육청에 위센터를, 3단계로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위스쿨을 설치, 위기 학생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하지만 위센터나 위클래스는 위기 학생 규모와 실태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이 사업이 제대로 정착․발전하기 위한 정책적 제언을 부탁드립니다.

이명숙=교과부의 Wee 프로젝트는 대단히 긴요한 사업으로서, 교과부가 학생생활지도의 방향을 수요자중심 및 지역사회중심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추진 중인 위클래스/위센터 모델(문제평가, 상담 및 치료 위주)을 보면, 서비스 수요에 비해 공급 능력이 절대 부족합니다. 전국에 설립 예정인 180개 위센터만 해도 그렇습니다. 180개가 모두 설립되어도 각 상담사 1인당 위기 학생 500명씩을 담당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숫자적으로 부족하지요. 여기에 양질의 상담사를 확보하는 일도 시급합니다. 그러나 저는 무엇보다도 지역교육청 Wee 센터의 역할 및 기능을 명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위센터는 학생개인별 1:1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상담치료’ 기능보다는 ‘학교단위 생활지도기능’을 지원하는 학생지원센터로서의 기능을 정립해야 할 것입니다. 즉, 문제를 진단하는 사정/평가, 학교 내 Wee 클래스 지원, 외부지역사회 자원과의 연계 등의 기능을 위센터가 담당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육봉사 인력, 상담시설, 복지시설, 의료시설, 주거안정, 기업체 후원 등을 위센터가 맡아야 위프로젝트가 제 기능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상담인력의 확보도 중요하지만, 서비스의 공급과 수요를 코디네이팅하는 역할도 매우 중요하며, 지역교육청의 Wee센터가 광범위한 지역의 많은 수요자에 대해 서비스하는 것이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위클래스에 교사를 배치하는 것과 함께 지역의 여러 상담기관 및 인력을 활용하는 역할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투자도 중요하지만, 지역사회의 갖가지 자원을 연계하는 역할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원희=좋은 지적이십니다. 오늘(14일) 교총과 KT, 충청남도는 협약을 통해 ‘소외계층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IPTV 공부방’ 개소식 행사를 가졌습니다. 교총은 앞으로도 지자체와 이런 공부방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치려합니다. 현재 교과부가 지원하는 방과후 아카데미와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하는 공부방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번 ‘IPTV 공부방’을 개소하면서 전문 봉사 인력을 구하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교총의 ‘나눔 운동’에서 학습교사를 지원하는 일이 앞으로 큰 비중을 차지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문 봉사 인력 조달을 위한 좋은 아이디어와 교총의 역할에 대해 조언할 것이 있으면 의견 주시기 바랍니다.



이명숙
=맞습니다. 그래서 저는 교총의 ‘나눔 운동’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고, 교총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교총은 교육봉사 인력확보 및 교육훈련, 지역사회자원 참여 및 홍보를 통해 ‘나눔’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직 교사의 경우, 교총에서 보수교육을 통해 위기아동 지도방법, 지역사회 연계망 활용방법, 교육봉사 예비교사(멘토) 지도방법, 수퍼 비전 등 학교현장 매니지먼트에 관한 전문연수를 실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비 교사는 교총에 가입된 지역․직능별 산하조직을 통해 교육대학 및 사범대학 학생들의 교육봉사 신청을 받아, 교육봉사 수요가 있는 각 급 학교 Wee 클래스, Wee 센터, Wee 스쿨 및 지역아동센터(지역공부방: 전국 3000개소 이상)에 연계해 사전교육훈련을 받고 연수도 받을 수 있겠지요. 또 전국교대학장협의회와 사대학장협의회와 같은 조직과 연계해 아동에 대한 통합적 지원에 필요한 인․물적 자원 확보를 위해 교육신문이나 지자체 홍보물, 공익광고 등을 활용한 대국민 홍보를 펼쳐나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교사와 예비교사들이 사회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사회통합을 위한 메시지로서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물론 그 어느 봉사인력보다도 양질의 인력이기도 하구요. 더욱이 저소득층의 아동들이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고, 자립할 수 있기 위해서는 물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학습지원과 같은 발달지원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교사들의 봉사참여는 매우 효과적일 뿐 아니라 상징적 의미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원희=원장님의 의견을 들으면서 저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의사협회, 변호사협회, 해병대전우회 등 지역사회 각종 단체들과 협약을 통해 교총의 ‘나눔 운동’을 더 확대 발전시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IMF 시절, 어려운 제자들을 돕기 위해 전국 교사들이 나서 ‘결식 학생 돕기 운동’을 전개해 10억 원의 성금을 모금, 전달한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이런 교사들의 나눔 정신을 잇고자 하는 교총의 ‘나눔 운동’이 저는 반드시 성공하리라고 봅니다. 현장에 계시는 선생님들께 위기 학생을 좀 더 북돋워 줄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무엇일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명숙=저는 지금도 과도한 업무(수업, 방과후 수업, 행정업무 등)에 시달리고 있는 현장 교사들에게 추가로 위기학생 생활지도까지 전담시키는 대책(Wee 클래스)은 탁상공론의 성과 없는 대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재정 문제로 학교단위 상담전문교사 또는 학교사회복지사 등 전문 인력 투입이 곤란하다면, 교육청 등 학교 밖에서 유휴인력(교육봉사 예비교사 등)을 현장에 파견해 학교 교사들의 생활지도를 보완하는 개인 멘토 등으로 활용케 하는 실질적 인력지원이 가장 필요한 요소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교사들에게 아이들에 대한 모든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는, 아니 그래야 한다는 것은 생각은 이제는 접어야 합니다. 교사들은 무엇보다도 교과전문가로서 그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상담은 또 다른 전문영역입니다. 교사들의 전문영역은 아닙니다. 학교 내에서 전문적 분업은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물론 교사는 일상 속에서 늘 학생들과 접함으로 교과영역에 관계없이 어느 정도의 인간관계 기술과 상담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또 그런 기술들이 교수학습의 중요한 기술이 되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교사들은 교과전문가이지, 상담전문가가 아닙니다. 아직 활용되지 않은 지역의 가용인력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교사들이 지역사회의 봉사인력으로 중요할 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인력들도 학교에 대한 봉사인력으로 중요합니다. 위기의 학생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학습지원과 상담지원도 있지만, 다양한 활동지원도 있습니다. 입시위주의 삶에서 벗어나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자신의 정체성과 미래의 꿈을 찾아가는 일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활동을 지원하는 일 역시 교사들의 몫으로는 너무 과중합니다. 이러한 활동을 지원할 인력들로 지역사회에서 오랫동안 경험을 쌓은 청소년지도자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인력들이 학교와 손잡게 되면, 그리고 그 역할을 위 클래스와 위 센터가 할 수 있게 된다면, 학교는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매우 활기 넘치는 곳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원희=이제 시작하는 위 클래스, 위 센터의 역할 정립과 교총 ‘나눔 운동’의 뼈대가 될 좋은 의견을 많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늘 주신 의견들을 수렴해 교총의 ‘나눔 운동’이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의 지평을 열 성공 모델로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서혜정 hjkara@kfta.or.kr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