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남1녀, 자부와 사위까지 7명이 교사

1999.05.17 00:00:00

'교육가족상' 받은 李京完교사 가족

30년 이상 근속한 교원을 포함한 직계가족(존·비속 및 그 배우자 포함) 7인 이상이 교육계에 근무하고 있는 교원에게 '스승의 날' 한국 교총에서 수여하는 '교육가족상' 수상자로 올해는 강원 강릉 강동초등 학교 李京完교사(62) 가족이 선정됐다. 가족만 모여도 작은 학교 교무 실을 방불케하는 李교사 가족을 소개한다.

李교사는 슬하에 3남1녀를 두고 있다. 장남 良燮씨는 평창 대화고, 장녀 惠淑씨는 강릉 주문초등교, 삼남 宙燮씨는 서울 후암초등교에서 각각 교편을 잡고 있다. 또 큰 자부 金英熙씨는 평창 진부중, 사위 金龜南씨는 강릉 명륜고, 작은 자부 李恩淑씨는 청주 풍광초등교에 근무한다. 잡지사에서 일하는 차남을 제외하고 李교사를 포함한 7명의 가족이 교육계 동지인 셈이다.

지난 57년 강릉사범을 졸업하고 인제 갑둔초등교에서 첫 교편을 잡은 李교사는 올해로 교직경력 42년을 맞는다. 자식농사 만큼은 남부럽지 않게 지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지만 내심 아픔도 많았다. 교사 봉급으로 자식 넷을 키우다 보니 용돈 한번 넉넉히 준 적 없고 학비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다행이 가정형편을 안 자식들이 교·사대로 진학하거나 스스로 벌어 가며 대학을 마쳤다. 공부 욕심은 유난해 장남은 경희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삼남은 현재 교원대 대학원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교직이 넉넉한 생활의 여유를 주는 직업도 아니고 예전처럼 사회적 대우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무엇보다 보람있는 일임에는 틀림없다"는 李교사는 "뒤를 이어준 자식들에게 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李교사는 또 "자식들에게 무엇이 되라는 말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며 "그저 시골 교사로서 맡은 일에 충실하는 아버지 모
습을 보여준 것이 가장 큰 가르침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교직생활 절반 이상을 도서·벽지에 근무했으면서도 승진 기회를 번번히 마다한 李교사는 사재를 털어 학습자료를 제작하고 시골학교 환경개선 등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그는 불우한 제자들의 학습준비물을 마련해 주는 선생님으로 유명하다.

오는 8월이면 천직으로 알고 살아 온 교직에서 정년을 맞는 李교사는 "명절이나 방학때 다같이 모일 기회가 되면 항상 이야기꽃의 결론은 교육문제"라며 "서로 갖고 있는 교수-학습 방법을 교환하고 토론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남다른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낙진 leenj@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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