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빈민촌 학생의 좌절, 모두의 꿈이 되다

2014.12.14 20:09:51


ASE는 타운쉽 출신의 대학생 논란라 마시나(Nonhlanhla Masina·사진)가 경험한 교육격초리 인한 좌절에서 시작됐다.

논란라는 고교 시절 밤늦게 귀가하는 맞벌이 부모와 두 동생을 위해 저녁에는 집안일을 하고, 공부는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서 했다. 해가 뜨면 4km를 걸어서 벌러벰펀두고교(Buhlebemfundo High School)로 향했다. 거리는 멀었지만 그나마 차카네 타운십에서 가장 나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교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불우한 환경을 딛고 열심히 공부한 결과 그는 남아공의 11개 종합대 중 하나인 버트바터스란트(Witswatersrand)대에 입학하는 꿈을 일룰 수 있었다. 그러나 입학해서 그가 맞닥뜨린 현실은 자신이 고교에서 접했던 교육 내용과 대학에서 요구하는 수준이 너무 다르다는 것이었다.

고교 시절 내내 열심히 공부를 해 학교에서는 최고의 우등생이었고, 방과 후에는 학교 친구들에게 공부를 가르칠 정도였던 마시나가 겪은 부유한 대학생 친구들과의 격차는 충격 그 자체였다.

마시나는 “버트바턴스란트대에서 내 수준이 대학성으로서 전혀 준비가 안 된 형편 없는 수준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이것이 나와 같은 형편의 모든 아이들이 처하게 될 막막한 현실이라고 생각하니 답답해졌다”며 타운십 아이들의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다행히 가족의 지지로 용기를 내고 열심히 공부한 결과 너무나 커보였던 격차를 극복하고 대학교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러던 중 총기사건으로 2008년에 두 동생을 잃고, 2010년에는 아버지마저 잃었다. 이 사건으로 그는 큰 상실감에 빠졌지만 동시에 타운십 사람들이 겪어야 하는 현실을 개선해야겠다는 마음이 더 간절해졌다.

마시나는 타운십 출신의 다른 학생 믈루시 라데베와 의기투합해 주말과 방학 등 틈 나는 대로 타운십의 고교에 가서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타운십 아이들에게 미래를 열어주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제이 클로펀베르그(Jay Kloppenberg) ASE 이사장을 만났다. 그는 가나에서 세계 정상급의 고교 교육을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비용으로 제공하겠다는 꿈을 갖고 이를 위한 학교를 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마시나는 클로펀베르그의 사업에 동참했고, 뜻이 맞는 동역자와 후원자를 만나 ASE를 설립하게 됐다. 애초에 가나에서 열기로 했던 첫 모델 학교는 남아공에서도 같은 일을 할 수 있고, 자신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마시나의 설득에 남아공 가우텡 주 차카네 타운십에서 개교했다.

마시나는 “차카네 타운십의 아이들은 남아공 어느 곳의 아이들만큼이나 똑똑하고 재능이 있다”면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부유한 아이들이 받는 우수한 교육을 받을 기회 뿐”이라고 강조했다
윤문영·정은수 스텔렌보쉬대 대학원생 jus@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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