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인문고 교육과정 개정

2015.02.03 16:57:45

2015 세계의 교육

통합적 사고력과 전문성 갖춘 인재 양성 목표
필수이수 줄이고 심화 늘려 학생 선택권 확대
자연·인문사회 통합교과, 주제중심 수업 신설

핀란드 교육부는 인문계 고교 교육과정의 수업 시간 배분을 변경해 지난해 12월 1일부터 일부 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 개정 교육과정은 2016년 8월 1일부터 모든 학교에서 전면 시행할 계획이다.

교육과정 개정의 목표는 일차적으로 △학습 능력 △문제해결력 △비판적 사고 △창의력을 계발하기 위한 사고력 △협동능력 △정보수집과 통제 △정보기술 교육 △직업생활 △기업가 정신을 배양하는 직업능력 향상에 있다. 이 외에도 사회 참여, 사회 활동, 윤리적 사고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활동과 지속적 발전을 위한 동기부여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이번 개정은 정보통신기술과 대학 교육에 대한 이해도를 증진시키기 위해 고교 학습 문화와 학습 환경 변화가 필요하다고 인식한 결과다.

개정된 내용 중 눈에 띄는 것은 학생 선택 영역 확대와 통합·주제중심 수업의 신설이다.

핀란드 인문계 고교 3년의 교육과정은 크게 4개 영역, 75개 수업으로 구성된다. 4개 영역은 △필수이수 수업 △국가가 정한 필수 개설 심화 수업 △단위학교 개설 심화 수업 △단위 학교 개설 응용 수업이다. 필수 이수 수업을 제외한 나머지 과정은 다양한 수업이 개설돼 있는데 학생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개정 교육과정은 이 근본 틀을 바꾸지 않고 47~51개였던 필수 이수 수업을 35~39개로 줄였다. 반면 심화 수업은 10개에서 19개로 늘려 학생의 수업 선택권을 확대했다. 또 주제중심 수업 3개를 신설했다.

기존에 ‘환경과 자연과학’ 영역에 속한 생물, 화학, 지리, 물리 등 5개의 필수 수업과 인문사회과학 영역에 역사, 사회, 심리학, 철학 등 9개의 필수 수업을 모두 심화수업 영역으로 전환했다.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 대처하기 위해 대학이나 전문대에서 전공할 영역의 심화수업을 더 많이 수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과와 문과의 개별 교과가 심화수업으로 전환되는 대신 이과 영역과 문과 영역을 포괄하는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 통합교과가 고교 1학년 1학기 필수 수업으로 신설됐다. 통합교과는 심화 수업과 주제중심 수업에 대한 일종의 ‘맛보기’ 수업으로 학습동기를 부여하고 추후 수업 선택을 도울 뿐 아니라 진학할 학과를 구체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주목적이다. 내용은 개별 교과의 이론, 역사적인 발전과 분화 과정, 정보수집 방법 등으로 구성된다.

또 눈에 띄는 변화는 필수 주제중심 수업 3개 신설이다. 이 수업의 목적은 분리된 교과 간의 통합 교육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개별 교과의 경계를 넘어서는 통합적인 지식을 얻고 개별적 현상에 대한 종합적인 개념을 파악하는 능력을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주제 중심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개별 교과의 학습도 강화되고 광범위한 영역의 지식을 종합하는 능력도 발전시킬 수 있다. 이외에 학생들의 통합적인 지식 관리능력, 상호작용 능력, 협동 능력 강화도 주제중심 수업이 지향하는 목표다.

핀란드의 인문계 고교 교육과정 개정은 모국어와 수학을 학습의 근간으로 하면서 학생들이 미래의 직업과 대학 전공에 필요한 과목을 집중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그 초점이 있다. 미래 시대가 요구하는 통합적, 창의적 사고능력과 전문성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인 것이다. 이번 개정은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이면서 동시에 문과와 이과 과목에 치우친 수업 선택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담고 있다. 핀란드 교육과정 개정이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고교 문·이과 통합 논의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정도상 ‘북유럽의 외로운 늑대! 핀란드’, ‘엄마로 돌아가라’ 저자, 언어과학/핀란드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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