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시 7개교·7개사 시범 사업
2학년부터 학업과 근로 동시에
기업이 교육과정에서 채용까지
기존 직원의 재교육까지 병행
지난달 중국 광둥성(廣東省) 중산시(中山市)에서 직업교육개혁의 일환으로 ‘현대 학도제(學徒制)’ 실시를 발표해 전국의 시선을 끌었다.
현대 학도제는 기업과 학교가 협력해 고급기술노동자를 양성하는 제도인데 기존 직업교육과 가장 큰 차이점은 교육 대상이 학생과 기업근로자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직업학교 학생들은 일정 기간 학교에 다니면서 소정의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한편 실습형태로 기업에 출근해 실기교육을 받는다. 기업노동자들도 기업과 학교를 오가며 일정 기간 재충전의 기회를 가진다.
학생은 특히 학생과 근로자로서 이중신분을 가진다. 근로자로서 기업의 생산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동시에 학생 신분으로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학생들은 기업과 학교 사이를 오가며 생산과정에 직접 참여한다.
입학하고 1년은 학교에서 주로 교과과정을 이수하지만 2년째부터는 실습-학습-실습의 과정을 반복하며, 실습은 단순한 연습을 넘어 생산과정에 실제로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고등직업전문학교일 경우는 먼저 취직하고 직장에 다니면서 공부를 하거나 재학 중 취직을 하기도 하나, 이중신분이라는 점은 같다.
이 제도의 또 다른 특징은 기업이 협력학교의 교육과정 설치부터 교육평가, 졸업생 취업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에 참여해 기업이 원하는 인력을 양성한다는 것이다.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이는 실현될 수 없는 교육과정이기 때문이다.
물론 제도의 순조로운 시행을 위해서는 지방정부와 교육행정이 협력해 인사제도, 교육제도도 재설계해야 한다.
중산시 학도제는 올 9월부터 일부 직업학교의 일부 전공에서 시범 실시할 예정이다. 이 시범사업에 참여할 직업학교와 전공은 △중산제일직업학교(广东省中山第一职业学校)의 영양·미용전공 △사시이공학원(沙溪理工學院)의 자동차기술 응용·수리전공 △샤오란젠빈학교(小欖建斌學校) 전자기술응용(LED분야) △싼샹이공학교(三鄉理工學校)의 관광서비스·운영 전공 △강커우이공학교(港口理工)의 가구설계·제조전공 △개발구이공학교(開發區理工)의 전자기술응용 전공 등이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협력기업은 △진위안고정밀과학기술회사(中山金源高精密科技有限公司) △셴메이과학기술미용센터(中山市現美科技美容中心) △추앙스지자동차회사(中山市創世紀汽車有限公司) △신추앙밍전자과학기술회사(中山市新創銘電子科技有限公司) △징화스지호텔회사(京華世紀酒店有限公司) △메이잉가구회사(中山市美盈家具有限公司) △웨이추앙전자통신회사(緯創資通中山有限公司) 등이다.
중산시가 이런 정책을 발표하게 된 배경에는 중국정부의 직업교육발전 정책이 있다. 최근 중국정부는 직업교육을 향후 교육개혁의 중요한 부분으로 간주하고 추진해왔다. 이 중 학도제는 직업학교들에 활기를 부여하고 기업의 인력난 특히는 고급기술 인력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이다.
지난해 6월, 중국정부는 ‘현대직업교육 발전 강화 계획’을 발표하고 교육부에 관련 정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교육부는 9월 ‘교육부 현대 학도제 시범 시행 지침’을 발표해 각 지방에서 학도제 교육개혁을 적극적으로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중산시는 전국에서 이 정책을 앞장서 실시한 지역이다.
직업고에 해당하는 중등전문학교에서 시작된 학도제 개혁은 직업전문대학에도 확산됐다. 횃불직업기술학원 인쇄계 주임 천신(陳新)은 “학도들은 전공에 관한 전문지식을 습득해야 할 뿐만 아니라 졸업 후 직업에 종사할 수 있는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고 했다.
학도들은 입학 이후 겨울, 여름 방학도 반납하고 기업의 생산주기에 맞춰 학교와 기업 사이를 오가며 전공 학습과 생산기술 체험을 병행한다. 천신은 “이런 교육방식은 우리 직업전문대학에 생기를 불어줬을 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유리한 일”이라며 “기업 직원들이 평생교육을 통해 자신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길이 생긴 것이며 학생들이 졸업함과 동시에 직접 생산에 종사할 수 있기에 인력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