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기쁨이 ‘인성 꿈나무’ 키운다

2015.07.16 19:12:29

가정·학교·사회에 인성 씨 뿌리는
인실련 우수 인증프로그램 현장

전교생 의형제·의자매 맺어 동행
직접 연극 창작, 공연하며 ‘힐링’
주말농장은 가족과의 소통 통로
태권도로 인성 덕목 24개 익혀





◇형·동생 결연 맺고 동행하는 경기 갈곶초=“우리 형‧언니들은 언제 어디서나 아우들을 따뜻한 사랑으로 보살피겠습니다. 우리는 모든 생활을 바르게 해 아우들에게 모범을 보이겠습니다.”

“우리 동생들은 언제 어디서나 형‧언니들의 도움을 고마워하고 가르침을 잘 배우고 익히겠습니다. 우리는 형‧언니를 믿고 따라 바른 어린이로 자라나겠습니다.”

경기 갈곶초는 매년 3월 1‧3‧5학년과 2‧4‧6학년으로 나뉘어 전교생이 의형제, 의자매를 맺는다. 결연식을 계기로 맺어진 상급생과 하급생들은 1년 동안 매월 민속놀이 운동회, 수련회, 등산, 편지 쓰기 등을 함께하며 친형제‧자매처럼 보살피고 정을 나눈다.

2007년부터 시작돼 9년째 꾸준히 운영되고 있는 갈곶초의 ‘이끌고 따르는 의형제‧의자매 정 나눔 활동’ 프로그램은 2013년 인실련 우수 인성교육프로그램으로 인증 받고 타 학교에 일반화되기도 하는 등 그 효과성을 폭넓게 인정받고 있다.

김병희 교장은 “저학년이었던 아이들이 고학년이 돼 동생들에게 베푸는 과정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며 “1박 2일 캠프에서 한솥밥을 해 먹은 후 서로의 손을 붙잡고 담력체험을 하는 등 서로 이끌고 따르다보니 학교폭력이나 따돌림은 자연히 없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학교 구성원 모두가 한 마음이 돼 프로그램에 대해 협의하고 더 새롭게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의논하고 있다”며 “학생, 교직원 모두가 함께하는 배움과 나눔의 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이 가족 같은 학교분위기를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귀띔했다.




◇“연극은 과정중심 교육” 경남 함양중=경남 함양여중‧함양중은 연극으로 인성교육프로그램을 인증 받았다. 장애학생, 다문화가정, 조손가정 등 소외계층에 대한 이야기를 연극으로 제작, 학생들이 교육 생산자 역할을 수행하게 한 것이다.

학교는 그동안 장애 여학생의 첫사랑을 다룬 ‘첫눈아 기다려’, 지적장애 친구와의 합창대회를 그린 ‘해피송’, 우울증‧정서장애 가족들에 대한 이해를 담은 ‘새싹이 별이 되어’ 등 다양한 연극을 학생 스스로 만들도록 했다. 그 결과 제16회 경남어린이 연극페스티벌 초청공연, 제6회 밀양 학생극 최우수 지도자상 및 단체연기 장려상 등 화려한 성과도 거두고 있다. 게다가 올 초에는 ‘제10회 청소년 푸른 성장 대상’ 수상으로 거머쥔 상금 100만원을 함양장애인부모회에 기부해 지역사회에 훈훈한 미담이 되기도 했다.

프로그램을 고안한 안병철 교사는 “교육연극의 목적은 연극을 통해 창의적, 융합적, 인성적으로 바람직한 경험을 ‘함께 나누는’ 데 있다”며 “단편적‧가시적인 결과가 아니라 대본 창작부터 100시간 이상의 연습과정을 거쳐 장기적인 호흡으로 운영되는 과정중심의 교육활동”이라고 설명했다.

안 교사는 “연극을 통해 표현력이 향상되고 웃음이 늘어나면서 스스로 힐링하는 학생들을 보면 뿌듯함을 느낀다”며 “올해는 교총이 주관하는 청소년 연극제 ‘안녕! 우리말’을 목표로 창작극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고 밝혔다.




◇흙에서 놀아요 ‘에듀팜 콘테스트’=“엄마, 이번주에도 농장 갈거죠?”

2013년 경기 성남에서 시작,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에듀팜 콘테스트’는 1년 동안 가족과 함께 주말농장을 운영하는 농사 프로젝트다. 10~15명의 가족이 한 팀으로 구획을 맡아 3월부터 12월까지 토마토, 땅콩, 감자, 고구마 등 다양한 농작물을 심고 수확하는 과정을 거친다.

‘가족과 함께하는 농사’라는 컨셉의 에듀팜 콘테스트. 이 프로그램은 요즘 가정과 연계하는 인성교육 측면에서 탁월한 롤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농기구나 흙을 만지는 것도 싫어했던 아이들이 토요일만 기다릴 정도로 농사에 재미를 붙이게 된다는 것. 학부모 역시 자녀와 함께 땅을 다지고 모종을 심으면서 평소 하기 어려웠던 얘기를 자연스럽게 나누는 등 ‘소통’의 시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농사체험 후에는 인문학 강연, 전통문화 체험 등 융‧복합적인 코너도 운영하고 있다.

톡톡한 인성교육 효과 덕분에 에듀팜 콘테스트는 지난해부터 대구, 부산, 경북 등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지원 부족이다. 백현상 대표는 “지자체나 교육청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지역은 전액 무료로 운영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실비 정도의 참가비를 받아야 하는 실정”이라며 “저소득층 가정까지 폭넓게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적 측면에서 바라봐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신체‧마음 조절하며 긍정자아 형성 ‘대한태권도협회’=민간‧사회단체 및 협회들의 인성교육 참여도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태권도 인성교육 프로그램’으로 2013년 인실련 인증을 획득한 대한태권도협회가 대표적이다.

특히 태권도는 예의, 정직, 인내, 책임감, 자신감 등의 ‘자기가치 영역’, 배려, 우정, 용서, 신뢰와 같은 ‘대인관계 영역’, 협동, 준법정신, 애국심, 정의의 ‘사회정의 영역’으로 정리되는 인성 24덕목을 골고루 익힐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태권도 인성교육 프로그램은 태권도를 단순히 신체적으로 체험하는데 그치지 않고 한 덕목 당 평균 여덟 페이지 분량의 ‘마음 다지기’ 학습지를 개발, 배운 내용을 내면화 할 수 있도록 돕고 수련 후에는 토론의 시간도 갖는다.

이종천 연구원은 “태권도는 기술의 반복 숙달을 통해 내외적으로 긍정적인 자아를 형성하는 교육”이라며 “신체와 마음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재미와 동기를 찾고 적극적인 마음과 배려심을 길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로그램을 서울 영등포중, 서울미동초 등에서 적용한 바 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학교와 태권도장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지도자 배출, 프로그램 보완에 신경 쓸 것”이라고 밝혔다.
김예람 yrkim@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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