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걱정 NO! “‘혼공 영어’로 오세요”

2016.08.25 18:04:40

온라인 강의로 교육 기부
허준석 경기 범박고 교사



인터넷 카페와 유튜브 채널에
영어 강의 260여 개 업로드…
1만 명 넘는 학생들이 활용 중
“누구나 무료로 공부할 수 있게
공교육 대표 1인 플랫폼 되고파”


12년차 영어 교사, EBS 스타 강사, 회원 수 1만4000명인 인터넷 카페 ‘혼공 영어’ 운영자, 온라인 제자 400만 명…. 허준석 경기 범박고 교사를 수식하는 말이다.

학생들 사이에서 잘 가르치기로 이름난 그가 최근 ‘1인 영어교육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9년간 쌓은 방송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3년부터 직접 중·고등학교 영어 강의 영상을 제작해 인터넷 카페와 유튜브 채널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검정고시 대비 영어 강의까지 만들어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영어를 공부할 수 있도록 ‘교육 기부’를 실천하는 것이다.

그는 EBS에서 처음 강의를 시작했던 2008년을 잊지 못한다. 교육 환경이 열악한 지방과 시골 학생들이 온라인 강의를 듣고 ‘성적이 올랐다’ ‘강의가 재미있다’ ‘영어에 자신감이 생겼다’는 피드백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영어 기초를 다지지 못해 사교육비를 과도하게 지출하는 초급자들이 적지 않다는 데 안타까움도 느꼈다.

허 교사는 “그 후 학교생활과 방송으로 터득한 노하우를 영상으로 만들어 공개하면 더 많은 학생을 제자로 삼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비영리 교육 사이트 ‘칸 아카데미(www.khanacademy.org)’의 운영자인 살만 칸 이야기를 접했던 게 나눔을 실천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살만 칸은 펀드매니저 출신 인터넷 수학 강사다. 멀리 있는 조카를 위해 유튜브에 수학 강의 영상을 올린 것을 계기로 칸 아카데미를 설립, ‘전 세계 모든 곳에, 모든 사람을 위한 세계적 수준의 교육을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우연히 살만 칸의 영상을 접한 빌 게이츠는 극찬과 함께 650만 달러(약 74억)를 후원했고, 구글 등 글로벌 회사들이 동참하면서 세계적인 비영리 교육 재단으로 거듭났다.

허 교사가 제작한 온라인 강의는 사교육업체에서 제공하는 유료 강의와 견주어도 손색없을 정도로 퀼리티가 우수하다. 간단명료한 핵심 전달과 유머를 곁들인 게 특징.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학습자들의 성향에 맞춰 15~20분 정도로 강의를 구성한 점도 눈길을 끈다. 또 모바일 기기로 강의를 듣는 학생들을 위해 판서의 가독성과 화질, 오디오에도 신경을 썼다. 현재까지 제작한 영상만 260여 개에 달한다. 문법 강의의 경우 조회 수가 10만 뷰를 넘긴 영상도 있다.

허 교사의 강의와 관련 자료, 학습 가이드는 유튜브 채널(‘혼공’ 검색)과 인터넷 카페 허준석의 혼공 영어(cafe.naver.com/junteacherfan)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그는 “교육 나눔에 공감한 제자와 지인들의 도움으로 큰 어려움 없이 영상을 제작할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평생의 한이었던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며 고맙다고 메일을 보낸 60대 할머니, 특강을 나갔을 때 온라인 강의 덕분에 성적이 올랐다고 반겨주던 학생, 미국에서 어학연수를 받으며 유튜브 강의를 듣는다던 학생…. 허 교사는 이들을 보면서 힘을 얻고 꿈을 키운다.

허 교사의 꿈은 ‘무료 영어교육의 결정판’을 구축하는 것이다. 공교육에서도 1인 방송 플랫폼이 나올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요즘 방송 장비와 편집 등 제작 기술을 배우고 있다.

그는 “강의 1000강을 업로드 해 누구나 마음먹으면 무료로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현재 25% 정도 완성한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유튜브로 제자 50만 명 모으기, 출중한 영어 실력을 가진 분들과 콜라보 강의 제작하기, 예능만큼 재미있는 짤강(짧은 강의) 영상 만들기 등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기부, 나눔에 대해 부담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우리 교사들은 이미 교실에서, 학교에서 교육 나눔을 실천하고 있으니까요. 다만, 더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싶다면 영상 제작 기부를 추천합니다. 뭔가 가슴 속에 뜨거운 게 끓어오르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면 제게 연락주세요.”
김명교 기자 kmg8585@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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