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말 많고 탈 많았던 교육위원 선거가 끝났다. 비록 대전의 경우 교육감 재선거가 과반수 득표자가 없어서 내일 결선투표의 일전을 벼르고 있지만 어쨌든 시끄러운 교육위원 선거가 끝이 나서 그런지 홀가분하다. 필자가 살고 있는 대전광역시에서도 교육위원 선거를 둘러싼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몇 가지를 추려본다.
있을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2006년 대전광역시 교육위원선거의 특징중 첫 번째는 현직 교육위원의 몰락이다. 비록 현직자중 2명이 교육감에 출마하고, 1명은 등록무효(정당가입한 사실확인으로 무효처리)가 되어 여성교육위원 한 명만 재선에 성공하고 모두 줄줄이 고배를 마셨지만 말이다.
이것은 무조건 조직선거에 기대어 현직 프리미엄만을 가지고 선거를 한다는것에 대한 경종이 아닌가 싶다. 유행가 노래가사 처럼 있을때 잘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교육청이 처해있는 수많은 난제들을 조정하고 풀어주는 역할을 교육위원회가 했어야 했는데 그것을 제대로 받들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닌가 싶다. 새로 당선된 분들이 이러한 문제점을 집중제기하여 대폭 물갈이가 되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여성교육위원이 2명 당선되었다는 사실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었다.
새로운 교직단체 세력의 부상
대전에서는 2002년 교육위원으로 전교조 세력을 업고 당선된 사람은 없었지만, 2006년에는 단일후보 2명을 선거구별로 내보냈으나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이러한 경향은 전국적인 현상이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그중의 결정타는 부산발 “북풍”이 아닌가 싶다. 아다시피 전교조부산지회에서 북한역사책을 일부발췌하여 통일교재로 사용한것이 언론에 대서특필 되다보니 미사일발사로 인한 어수선한 시국과 맞물려 상당한 역효과를 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또한 이에 맞서 안티 전교조 세력의 합심으로 인해 교총출신 인사들이 상당수 당선되었다. 대전에서도 전 대전교총회장 출신 인사가 출마선거구에서 최다득표자로 무난히 당선 되었다. 조직이기주의에 함몰되어 학부모에게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조직의 호응도가 선거에 반영되지 않았나 싶다.
후보자 난립, 자질론 휘말리는 후보자들
후보자 난립의 원인으로는 역시 유급제일 것이다. 적게는 삼천만 원에서 오천만 원까지 유급제 교육위원이 되다보니 출마를 부추겼지 않았나 싶다. 더욱이 다음부터는 직선제가 기정사실되었으니 그래도 상대적으로 쉬운 현 마지막 간선제에 더 매달렸을 터이다.
특히, 대전지역에서는 현행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제60조, 제72조)에는 교육위원은 입후보 전 2년 동안 당적을 보유할 경우 후보자로 등록할 수 없도록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모 정당에 가입한 입후보자가 그대로 입후보한 3명이 있었다. 당연히 2명은 등록무효 처리가 되었고, 1명은 자진사퇴하였다. 더욱이 그중 한명은 현직 교육위원이었다. 또한 비당원확인서를 입후보 등록시 제출하였다고 한다. 더불어 선관위에서도 해당 당으로부터 이러한 사실을 시급히 조회하여 결과를 선거인단에게 통보했어야 했는데 투표 당일 새벽에 문자메시지로 보냈다니 사후조치가 미흡하지 않았나 한다.도대체 이런 일들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불비한 규정으로 인한 폐해
현 간선제로 인한 폐해는 리포터들과 언론에서 자주 거론해서 더 언급하지 않겠다. 현 제도의 불합리한 점으로 인하여 직선제의 도입 필요성이 더 커진 것이다. 그래서 교육인적원부에서 올 9월 정기국회에서 시ㆍ도 교육감 및 교육위원 주민직선제 실시를 골자로 한 교육자치제도 개선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또한, 정치인(국회의원, 시의원, 구의원 등)들에 비해 교육위원과 교육감은 현직을 사퇴하지 않고 출마가 가능하다보니 현직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리지 않았나 싶다. 이러한 것은 같은 출발선상에서 출발하지 않는 불공정한 게임이다. 앞으로 직선제가 된다면 관련규정이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교육에 참뜻이 있는 분들이 교육위원이 되어야
하지만 매회 되풀이되는 것이지만 구태는 계속되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학교운영위원회에 내사람 심기와 정치인 뺨치는 흑색선전 등이 그것이다. 금품, 향응을 제공하다가 선관위에 적발되어 고발을 당한 사람들도 있다고 하니 부끄럽기 그지없다. 또한, 소견발표회장에는 유권자는 거의 텅비고, 동원된 몇 명도 자기후보가 소견발표를 끝내자 썰물에 게 빠져나가 듯 그런 성숙하지 못한 행태는 정말 보기싫었다. 정책보다는 머릿수 동원을 기본으로한 구태의연한 선거운동이 가져온 폐단이 아닌가 싶다. 후보들이 정견을 제대로 홍보하고 펼칠 수 있는 그러한 방법도 제대로 갖춰놓지 않은것도 옥의티 였었다.
이번에 당선 되신 분들은 정말 교육에 참뜻을 두고 사리사욕을 가지지 않은 훌륭하신 분들이라고 믿고 싶다. 비록 전교조 후보 약세와 경력직ㆍ남성후보 강세로 요약되는 교육계의 '보수화 바람'에 걱정되는 바가 없진 않지만, 신구조화를 적절히 이뤄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바라는 그러한 교육입국이 이루어길 바란다. 그렇지 않다면 어제 낙선한 인물들처럼 언제든지 학부모와 시민들 마음에서 버림받을 날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