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교문 어때요?

2006.08.22 17:39:00


교문은 그 학교의 얼굴이라고 생각합니다. 교문양쪽에 큰나무가 있는데 나무를 가리는 벽돌담장을 치고 대문을 걸어 잠그는 교문이었습니다. 종래의 교문을 들어 설 때면 누구나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학교버스가 간신히 드나들 수 있는 대문기둥이 네 개가 서있고 녹색철문이 중압감을 주는 종전의 교문을 방학동안에 헐고 개방형 자연친화적 교문으로 바꿨습니다. 교문 앞을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속이다 시원하다는 말을 합니다.

무엇보다도 담장에 가려서 나무의 윗부분만 보이던 소나무가 제 모습을 자랑할 수 있어 가장 좋아할 것 같습니다. 담장이 사라진 지금 소나무 모양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수령이 몇 백 년은 되었을 소나무는 전문가들도 탐을 내는 것입니다.

이제 밑둥치부터 통풍이 잘되어 더욱 싱싱하게 잘 자랄 것입니다. 자연석을 쌓은 돌 틈엔 영산홍을 심고 소나무 밑은 꽃 잔디를 심었습니다. 은행나무가 있는 쪽은 작은 소나무 두 그루를 심어 교문이 마치 공원 같은 친근감을 줍니다.

왼편에는 수령이 4~5백년은 되었을 은행나무가 있는데 시멘트담장이 나무를 고사(枯死)시키는 원인이 되어 담장을 헐고 자연석을 쌓은 것입니다. 지난해 고사위기에 처하자 은행나무를 살리기 위해 총동문회에서 6백만 원의 성금을 모아 나무병원에 의뢰하여 가지치기, 뿌리치료, 영양제투여 등 치료를 한 결과 올해는 짙은 녹색의 잎을 내밀며 살아나고 있습니다.

교문 기둥이 있던 자리에는 자연석 기둥을 세워 조경과 잘 어울리는 자연친화적인 교문으로 탈바꿈하였습니다.

매년 9월 첫 주토요일에 열리는 보련가요제와 다음날 개최되는 총 동문체육대회 때 본교를 방문하는 수많은 동문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줄 교문이 새 옷으로 갈아입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린이들도 개학을 하면 달라진 교문을 보고 너무 좋아할 것 같습니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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