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보충수업이 끝나는 날이라 지난 여름방학 때처럼 간단히 코멘트를 해주면 좋겠다는 1,2학년 부장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별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인사말씀을 드리는 것이 도리인 것 같아 시작 5분 전 방송을 통해 인사를 올렸습니다. 그 내용은 이러합니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보충수업이 끝나는 날입니다. 그 동안 정말 말없이 열심히 수고해 주셨는데 감사하는 마음으로 간단히 메모해 보았습니다. 이것을 읽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하겠으니 끝까지 들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선생님, 오늘 출근길은 몸은 추웠지만 마음은 따뜻하지 않았습니까? 시작할 때만 해도 체력이 고갈되어 좀 쉬고 싶은 마음이 꿀떡 같았을 텐데 이렇게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또 고생을 하게 되었으니 저로서도 죄송하고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벌써 18일간의 보충수업기간이 끝나는 날이라 마음이 가볍고 몸도 마음도 따뜻하고 기쁨과 보람도 느끼리라 생각됩니다.
여러 선생님께서 보충수업 자체가 부담스럽고 힘이 들었겠지만 말없이 묵묵히 학생들 곁에서 땀을 흘려주신 선생님 정말로 고맙고 감사합니다. 임신을 하신 선생님께서도, 유산 후유증으로 편하게 몸조리 하셔야 하는데도, 신혼초기에 여행도 다녀오셔야 하는데도, 3학년을 담당하신 선생님께서 조금 쉬셔야 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주시는 선생님들을 볼 때면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특히 1,2학년 부장선생님을 위시하여 보충수업이 없는데도 학생 관리를 위해 매일 학교에 나오시는 선생님들과 담임선생님께서는 담임 맡은 죄로 학생지도를 조금도 소홀히 하지 않으시고 매일 같이 싸움을 벌이기도 하며, 달래기도 하며, 전화를 하기도 하며, 끝까지 지도에 최선을 다하신 선생님들을 지켜보면서 정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선생님들께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할지라도 오직 열정어린 사명감으로 학생들 곁을 떠나지 않으시고 최선을 다해주신데 대해 깊이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혹시 교감이 여러 선생님을 위로는커녕 마음에 부담과 상처만 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잠을 설치기도 했습니다.
언제 보충수업 끝마치겠나 했는데 벌써 끝나는 날이 되었습니다. 선생님들께서 조금이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겼으니 몸도 가볍고, 마음도 따뜻하리라 생각됩니다. 그 동안 보충수업과 심화학습, 학생자율학습, 청소지도를 위해 방학을 반납하시고 열과 성을 다해 지도해 주신 여러 선생님의 땀과 수고가 밑바탕이 되어 학생들은 쑥쑥 성장할 것입니다.
특히 다른 학교에서 근무하시면서 우리학교에 오셔서 수업을 해주신 여러 선생님께도 깊은 감사를 올립니다. 그게 그렇게 쉬운 것만은 아닌데도 우리들의 요청에 기꺼이 응해주시고 학생들의 지도에 임해 주심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다음 기회에도 우리학교를 잊지 마시고 자원해서 학생 학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되어주셨으면 합니다.
그 동안 수고하신 1,2,3학년 담임선생님께서 캄보디아, 일본 등으로 해외연수를 가시는 것을 보고 정말 잘하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비록 저가 함께 참여하는 해외연수가 아닌데도 생각만 해도 좋습니다. 조금도 쉬지 못하고 학생들을 위해 열과 성을 쏟았는데 이번 기회에 해외 나가셔서 웃고 즐기며 행복을 느꼈으면 합니다. 그리고 기쁨을 만끽했으면 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해외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그 동안 학교일로 인해 쌓인 스트레스를 오대양 육대주의 맑고 푸른 물에 말끔히 씻으시고 심신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셨으면 합니다. 평생 잊을 수 없는 나들이가 되었으면 합니다.
방학을 반납하며 개인적 시간을 희생하며 애써주신 선생님들께서는 커다란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학생들을 위해 투자한 시간, 노력, 정성 등으로 인해 머지않아 큰 인물로 자라나는 모습을 눈으로 지켜볼 날이 반드시 오기 때문입니다. 남은 방학기간이 얼마 안 되지만 소중한 시간들을 쪼개고 쪼개서 몇 배의 값진 시간들로 사용해 주셨으면 합니다. 선생님 모두 정말 고맙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개학하는 날 만남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