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자연은 자비를 베풀고 있는가

2007.01.24 21:28:00

 대자연을 지배하는 신이 인간을 향해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내용은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것에 대해 찬성하는가 ? 아니면 반대하는가?>에 대한 설문조사였다. 

 신은 삭막한 겨울에 눈을 한땀 한땀 아름답게 조각하여 수천 수만 개의  예술품으로 인류에게 선물을 제공하여 왔으나 웬일인지 몰라도 인간들의 한숨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왔던 것이다. 대자연을 지배하는 신도 대관절 어떤 연유인지 알고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던 것이다. 그래서 불가불 인간을 향해 설문조사를 실시하였고 설문결과를 적극 반영하기로 하였다.

 설문의 결과는 예상보다도 충격적이었다. 어린이들만 찬성에 몰표를 던졌을 뿐, 대부분의 사람들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유도 다양했다. 자동차길이 막히고 사고가 나서(56%),눈치우기기 힘들어서(10%), 눈 때문에 미끄럽고 넘어지면 골절상을 입어서(10%), 염화칼슘을 뿌리려면 돈이 많이 들어서(10%), 장사가 잘 안되어서(4%), 기타 등등(10%) 
 신도 눈 때문에 인간들이 이렇게 고통을 받고 있는 줄 몰랐다. 급기야  신은 겨울에 눈이라는 선물을 내려주지 않기로 결정했다. 아닌 게 아니라  인간들은 찻길도 안막히고 넘어질 위험도 없다면서 싱글벙글 잘 살고 있었다.

 이상은 전혀 터무니 없는 이야기가 아니고 요새의 이야기다.  요새의 사람들은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은 하면서도 막상 눈이 내렸다하면 큰 난리통을 겪고 사고를 겪고 하니까 눈 내리는 것을 썩 달가와 하지 않는 부류가 상당수일 것이다. 진짜로 인간들의 이런 맘을 알아차리고 통계를 내어서 대자연은 눈이라는 존재를 끊어 버렸는지도 모른다. 과연 대자연은 인류를 위해 자비를 베풀고 있는 것인가? 

 그 옛적에는 눈이 엄청 많이 내렸었다. 통계가 필요 없다.  누구나  눈에 대한 추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겨울은 온통 새하얀 축제의 마당이었는데, 눈사람과 앉은뱅이 썰매가 함께 살았던 세상, 작은 언덕은 눈썰매장으로 아무대나 무료 입장이었던 세상이었는데.......

 눈이 없는 겨울, 대자연은 인간에게 자비를 베풀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너무 코앞에 잇속만 따지고 낭만도 없고 감동도 없는 인간의 군상들에게 거대한 재앙을 준비하고 있는지 좀 불안한 겨울이라는 생각이 슬금슬금 엄습하기도 한다.
최옥환 안양삼성초등학교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