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초의 개발

2007.02.01 13:32:00

 말그대로 신비의 영약이 개발되었다. 꺼져가던 심장을 강제로 뛰게 만들고 죽어가는 장기 세포를 살려낼 뿐만 아니라 죽은 뇌세포까지 재생시킬 수 있는 그야말로 신비의 영약이었다. 불로초가 아니고 불사초였다.  말기암 환자들이 그 불사초로 인해 병상을 털고 나오는 모습에 온 세상이 떠들썩했고 임종을 앞 둔 의식불명의 환자들이 일어나 관을 부숴버리고 생명의 환호를 질렀다. 요한복음에 나오는 죽은 나사로가 3일만에 살아난 것과 별반 다름없는 기적이 실제 현세에서 일어나 살아있는 인간들이 영생의 기쁨으로 흥분의 도가니가 되었다. 그 약을 개발한 제약회사는 말그대로 빌게이트를 저만치 밀어내고 최고의 떼돈을 벌었고 약을 개발한 학자는 사람이 아니라 전지전능한 신이 되어 교주가 되어버렸다.  다른 것은 몰라도 육신의 노쇠화로 죽는 경우는 거의 없게 되었다.

하지만 그 신비의 영약이 인류의 종말을 고하는 죽음의 약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죽는 사람이 없으니 세상의 모든 프로그램은 엄망진창이 되었고 인류의 신음소리, 울부짖는소리가 도처에서 진동하였다. 식료품이 턱도 없이 모자랐다. 밥을 달라고 울부짖으며 절도와 강도가 횡행하였다. 주거시설이 모자라 노숙자가 들쥐처럼 번져갔다. 의류품이 없다보니 원시인처럼 나뭇잎이나 거적때기를 두르고 사는 사람이 부지기수였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는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지구라는 환경조건은 이에 부응하지 못하고 날로 황폐해갔다.

결국 지구와 인류멸망이라는 위기 앞에서 결국 불사초를 폐기하기로 결정하고 이의 순조로운 진행을 위해 각나라 대표들이 서울에 모였다.

그러나 전혀 예기치 못 한 일이 벌어졌다. 구름떼처럼 모인 군중들이 큰소리로 부르짓고 있었다.

“살인마는 물러가라, 나는 살고 싶다!”
“죽고 싶으면 너네나 죽어라, 나는 죽기 싫다!”
“생명은 고귀하다, 절대로 죽을 수 없다!!!”

군중들이 회의장까지 난입하여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각나라 대표들은 구둣발에 짓발히고 말았다.

 이상은 생명애착에 대한 가상의 시나리오다. 진짜로 위와 같은 신비의 영약을 내가 개발했다면 쥐도새도 몰래 나혼자만 먹던가 해야지 세상에 알렸다가는 큰일이 나지 않겠는가.

 일본에서 최근에 주름상어가 잡혔다고 해서 화재다. 화석으로 출토된 것도 있고 이미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종이라는데 그렇다면 심해에서 3억5천만년이나 죽지 않고 살았다고들 하며 인터넷 일부에서 ‘맞다, 아니다’하며 말싸움을 벌이기도 하는 모양이다. 3천5백년도 아니고 3억5천년을 살아온 생명체가 지구상에 있다면 인류도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리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과학이 날로 발달하고 그러다가 진짜로 신의 영역까지 들라닥거리며 인류가 불사초를 개발한다면, 결국은 간악한 인류를 깨끗이 청소해버리고 이 지구에 새로운 생명의 주인을 입성시키기 위한 신의 궁극적인 뜻이라고 판단된다.
  불사초, 얼마나 두려운 약인가.
최옥환 안양삼성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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