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성실입니다

2007.03.12 16:18:00

오늘은 연휴 이후 맞는 첫 월요일입니다. 월요일은 우리를 피곤하게 하는 날입니다. 그래서 선생님들마다 월요병에 걸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 ‘월요일을 극복하는 방법’ 네 가지를 소개하더군요. ① 요일별 실천, 계획 짜기 ② 약속, 이벤트 준비 ③ 밝은 클래식 듣기 ④ 웃기... 등이었습니다. 이 내용이 월요병을 이길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선생님들도 이 네 가지를 참고해서 월요일을 잘 극복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오늘 출근길은 저에게 세 가지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해 주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출근길에 빛나는 찬란한 햇살이었습니다. 자신을 환하게 비춰주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자신에게 힘을 실은 주는 것 같았습니다. 자신을 빛나게 해 주었습니다. 자신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구름만 가리지 않으면 언제나 처음으로 맞이해주는 손님이라 늘 고마움을 가지게 될 것 같습니다.

구름이 끼이면 가려 보이지 않겠지만 그 시간만 되면 저를 비춰주고 있으리란 확신이 서기에 힘을 잃지 않을 것 같습니다. 구름이 가려 환하게 웃어주지 못하고 반갑게 맞이하지 못해도 나는 그 아름다운 찬란한 햇살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구름 너머의 햇살을 그리워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들어오는 아름다움은 창공을 향해 날아가는 비행기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저는 언제는 공항 옆으로 나와 있는 길로 출근을 하기 때문에 종종 비행기의 이륙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좋습니다. 푸른 하늘을 가까이서 나는 비행기는 오늘 처음으로 보았는데 어디 TV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광경을 직접 볼 수 있었으니 보통 복이 아닙니다.

하늘을 나는 은빛 두 날개를 보면서 우리 학생들에게도 ‘사람됨’과 ‘실력’이라는 두 날개를 달고 세계를 향해 높고 푸른 하늘을 날아가는 학생들이 다 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날개가 하나가 없으면 비행기가 추락하듯이 우리 학생들도 ‘사람됨’과 ‘실력’이라는 두 날개 중 하나라도 없으면 추락하고 말 것입니다. 결국 날아보지도 못하고 뜻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추락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다음 저에게 아름답게 다가온 것이 출근길의 오른편에 길다랗게 자리 잡은 ‘동대산’이었습니다. 높지도 낮지도 않습니다. 너무 높아 위압감을 주지도 않습니다. 너무 낮아 천박한 느낌도 주지 않습니다. 어머님 품과 같이 포근하고 인자한 느낌을 주고 있었습니다. 멀리서 바라다 보이는 푸른 산이 북구 호계동에 살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언제나 평온감과 안정감을 주고 있어 보기가 좋았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늘 보면서 출근한다는 자체가 저에게는 큰 행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말 고마울 따름입니다. 비록 거리가 멀고 출근시간이 많이 걸린다 하더라도 저를 아름답게 하고 상쾌하게 해주는 것이 있어 정말 다행입니다. 아마 다른 선생님들도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늘은 지난 울산여고 때의 만났던 선생님들의 성품 중 ‘성실’을 떠올리게 됩니다. 작년 울산여고에서 함께 근무한 선생님들 중에는 정말 성실하신 분이 많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있습니다. 아무리 저보다 나이가 적다고 해도 저에게 많은 감동과 감격을 안겨다 주었고 많은 깨달음과 도전을 안겨다 주신 분입니다. 이분들의 가진 ‘성실에서 세 가지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특징의 하나가 말이 없습니다. 또 하나는 한결같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행함이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네 가지로 분류가 될 수 있지 않습니까? 말이 없으면서 열심히 하는 사람, 말이 많으나 열심히 하는 사람, 말이 많으면서도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 말도 없고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으로 분류됩니다.

그 중에 말없이 열심히 한 선생님들로부터 성실이 어떠해야 하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 부류에 들어가려고 도전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그분들은 아마도 지금도 자기가 맡은 업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으리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다음은 그분들은 언제나 한결같습니다. 처음과 끝이 언제나 똑 같습니다. 봄부터 겨울까지 그러합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그러합니다. 평일부터 주말까지 그러합니다. 남들이 볼 때나 보지 않을 때나 마찬가지입니다. 아하 성실이 이러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하신 분들입니다.

성실한 선생님들의 특징 하나는 행함이 있는 것입니다. 어른들의 특징이 무엇입니까? 몸은 말을 잘 안 듣지만 마음은 훤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행동은 따르지 않고 말만 많이 하게 되지 않습니까? 이는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도 어른 특징이 나타나는 것을 보면서 저 자신을 채찍질합니다. 말보다 행함이 있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른 행세 하지 않아야겠구나, 저 자신이 더 젊어져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동시에 하게 됩니다.

우리학교에는 젊은 선생님이 많이 계신데 그 선생님들에게 저 자신이 본을 보여야겠구나, 사랑으로 대해야겠구나, 행함으로 본을 보여야겠구나, 말은 되도록 아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야 성실한 사람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야 울산여고에서 열심히 하셨던 선생님들에 대한 보답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품게 됩니다.

날씨가 조금씩 풀리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들의 마음도 풀렸으면 합니다. 혹시 알게 모르게 받은 스트레스도, 오해도 다 풀렸으면 합니다.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조용한 클래식 음악 들으면서 월요병을 극복해야죠. 저도 점심시간 음악도 듣고 글도 쓰며 한 주 구상도 하고...이것저것 하면서 오후 마음을 가볍게 하려 합니다.
교육은 성실입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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