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3월 넷째 놀토입니다. 우리 선생님들에게는 그럴 수 없이 좋은 날입니다. 영양을 공급해주는 날입니다. 에너지 충전을 해주는 날입니다. 그 동안 못했던 일들을 할 수 있는 날입니다. 한 주가 학생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는데 조금 숨을 돌릴 수 있는 날입니다. 머지않아 이런 날이 매주 토요일로 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야 더 큰 교육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선생님들이 새 힘을 얻으면 그 힘을 누구에게 쏟겠습니까? 보나마나 학생들 아닙니까? 선생님들이 육적으로 심적으로 건강해야 학생들에게 건강을 심어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선생님들이 조금 쉬는 것을 어느 누구도 배 아파해서는 안 됩니다. 결국은 학생들을 위해서 쉬는 것입니다. 선생님들이 피곤해서, 몸이 고달프면 누가 손해입니까? 학생들 아닙니까?
지금 우리학교에는 교감선생님을 비롯하여 많은 선생님께서 감기에 시달리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교감선생님께서는 지금까지 감기를 한 적이 잘 없는데 이번에는 심하게 고생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젊은 교장이 와서 심적으로 부담이 되었는가 봅니다. 저로서는 원치 않습니다. 교감선생님께서 건강하셔야 저도 마음이 편하고 여러 선생님도 편할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가집니다. 빨리 회복되셨으면 합니다.
우리 선생님들의 건강이 바로 우리 학생들의 건강임을 인식하셔야 합니다. 부모님의 건강이 자녀들의 건강이듯이 선생님의 건강이 바로 학생들의 건강임을 알고 선생님들이 건강하게 학교생활 잘할 수 있도록 하루 빨리 놀토도 매주 토요일 실시되었으면 합니다.
저도 오늘 놀토라 좋은 시간을 갖게 됩니다. 88세의 어머님이 계시는 마산 큰형님 댁에 가게 됩니다. 생신도 다가와 이번 놀토에 뵈올 수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또 형제들이, 조카 질녀, 귀엽게 자라나는 귀염둥이 질손자, 손녀도 보게 되니 기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비록 비가 와서 오가는 길이 조금 힘들어도 즐거운 고향길이 되리라 봅니다.
저의 가족에는 교직에 몸담고 있는 분이 제법 됩니다. 저의 어머니에 딸린 식구 중 교직에 몸담고 있는 분이 모두 10명입니다. 큰형님을 비롯하여 큰형수님, 질녀, 질서(姪壻), 저, 저의 동생 내외, 막내 제수(弟嫂)씨, 생질부(甥姪婦), 저의 딸입니다.
퇴직을 얼마 앞두지 않은 형님을 위해 교총에서 실시하는 교육가족상 자격에 해당이 되니 한 번 신청을 하는 게 어떠냐고 권유해 형님께서 받아들인 것입니다. 거기 서류에 가족사진이 필요하다 해서 오늘 마산에 가는 김에 함께 사진도 찍으려고 합니다.
저가 어릴 때 어머니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난리가 나니 다른 직장에 있는 분들은 오래 가지 못하는데 선생님들은 그러하지 않더라. 그리고 우리 집 앞을 지나가는 선생님들을 보니 존경스럽고 부러워 보이더라. 그러니 너희들도 선생이 되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 선생님이 되기를 소원하셨고 그 소원을 가슴에 품고 기도하셨기에 오늘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머님은 비록 초등학교에도 나오지 않았었지만 진정 우리들의 선생님이셨습니다. 그 고마우신 88회 생신을 앞두고 있는 어머님을 찾아뵙는다는 게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아침은 교육은 본보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제 오후 수업을 마치고 청소시간에 운동장, 강당, 학교 뒤편으로 둘러보았습니다. 여러 선생님들이 청소지도를 하고 계셨습니다. 그 중에 특히 눈에 띄는 두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한 분은 환경부장 선생님이셨고 한 분은 가정 선생님이셨습니다. 이 두 분의 공통점은 50대이셨고 두 분 다 환경부에 소속이 되어 있었습니다.
환경부장 선생님께서는 강당에서 학생들과 함께 모든 쓰레기를 봉지에 담고 계셨습니다. 학생들에게 쓰레기를 어떻게 담는지를 시범을 보이셨습니다. 학생들이 하는 것이 어설프고 잘못하니 직접 모든 쓰레기를 봉지에 담으셨습니다. 교실 뒤편으로 가니 쓰레기 봉지 버리는 창고에서 가정선생님께서 창고 안에서 학생들과 함께 쓰레기를 담고 정리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감동이 되었습니다. 50대 선생님들께서 손수 학생들에게 본을 보이셨습니다. 직접 가장 하기 싫은 쓰레기 뒷정리를 하고 계셨습니다. 이런 선생님이 계시기에 우리학교 학생들도 선생님들도 다들 열심히 잘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직 본을 받아야 학생들도 눈에 많이 띕니다. 본을 받아야 할 젊은 선생님도 눈에 많이 띕니다. 청소시간에 청소는 하지 않고 공을 차고 노는 학생도 많습니다. 아직도 연세 많으신 선생님만큼 궂은일에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는 선생님도 계십니다. 이런 학생들이나 선생님들은 50대 선생님들이 하시는 것을 보고 본을 받았으면 합니다. 우리학교에는 젊은 선생님들이 많습니다. 20대 자식 같은 선생님이 20명이나 됩니다. 30대도 많습니다. 거의 7-80%나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선생님들이 얼마 안 되는 40대, 50대 선생님들의 하시는 모습을 보고 하나하나 배웠으면 합니다. 본을 받았으면 합니다. 선배선생님들이 하시는 것을 유심히 보고 그렇게 해야 합니다. 교육은 경륜입니다. 교육은 연륜입니다. 선배선생님들의 언행을 닮아가야 합니다. 선배선생님들의 그 아름다운 모습을 닮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교육이 바로 섭니다. 그래야 교육다운 교육이 될 수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본을 보여야 하고 본을 받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지적해야 합니다. 그래야 압니다. 그래야 깨우치게 됩니다. 그래야 행동으로 옮기게 됩니다. 그래야 변화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바르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자기 성숙이 있습니다.
교육은 본보이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