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학교별 단독서버(고교) 또는 20개 학교단위(초, 중학교)의 그룹서버형태로 분리 운영되던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의 서버가 내년부터 각 시도 교육청단위로 통합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 초ㆍ중ㆍ고교와 16개 시ㆍ도 교육청에서 사용하는 업무처리 시스템인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서버를 내년부터 시도 교육청 단위로 통합, 운영한다고 5일 밝혔다(한국교육신문, 2009.8.5).
NEIS는 개통당시에 하나의 시스템으로 운영되었으나 전교조등에서 개인정보유출 우려를 제기해 진통을 겪은 끝에 현재와 같은 운영방법으로 분리 운영되어 왔다. 4년여가 흐른 지금 개인정보유출문제가 단독서버나 통합서버나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결론하에 다시 통합이 검토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통합서버로 운영하면 예산도 상당히 절감된다는 것이 교과부의 입장이다.
물론 이런 교과부의 입장에 반기를 들고 싶지는 않다. 다만 그동안은 분리운영됨으로써 개인정보를 빼내가기 위한 시도가 거의 없었다는 생각에서 통합서버로 운영하는 것이 과연 옳은 방법인가 따져보고 싶은 것이다. 학교의 개인정보를 빼내간다면 그 활용방법은 무궁무진하게 많다. 최근에 일부학교에서 보이스피싱 문제가 발생했을때도 정확한 근거는 없었지만 정보유출의 근원지로 NEIS와 교무업무시스템을 지목하기도 했었다. 따라서 앞으로의 통합서버에서 이들 문제가 더 커질 우려가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더 많은 정보가 집적된다면 당연히 개인정보를 빼나가기 위한 시도가 나타날 것이다. 지금의 경우는 하나의 서버를 공격해도 단 한개의 학교나 20개의 학교에 대한 정보만을 빼낼 수 있었다면 앞으로는 시ㆍ도교육청에 소속된 전체 학교의 정보를 빼낼 수 있어, 매력적일 수 있다. 따라서 이런 문제에 대비할 수 있는 준비가 철저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통합서버나 단독서버나 보안에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것을 구실로 통합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하겠다.
여기에 학년말에 접어 들었을 경우등 한꺼번에 사용자가 몰리면 서버가 불안하여 접속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그럼에도 이들 서버를 통합한다면 사용자 입장에서는 크나큰 불편을 겪을 수 있을 것이다. 서버용량을 충분히 갖추기 이전에는 이런 문제는 계속해서 발생할 우려가 있다. 현재의 시스템에서도 접속이 잘 안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을 본다면 충분히 예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단독서버나 그룹서버에서 통합서버로 바뀌면 서버교체에 따른 예산도 적잖게 들어갈 것이다. 서버구입을 위해 5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것이 바로 4년전의 이야기인데, 그때는 전교조때문에 불필요한 예산이 들어간다고 했었다. 이제는 불필요한 예산문제가 교과부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지금의 운영형태가 큰 문제가 없다면 그대로 계속해서 운영해 나가도 될 것으로 본다. 단순히 예산절감 차원에서 서버를 교체한다면 그 서버구입 예산과 절감되는 예산을 비교해볼때, 장기적으로 어느정도의 예산이 절감되는지 손익계산을 해 보아야 할 것이다.
결국 큰 문제가 없음에도 인위적으로 서버를 교체하는 것은 옳은 방향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서버의 수명이 다해 자주 다운되거나 수리비용이 많이 든다면 설득력이 있지만, 단순히 보안문제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교체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물론 예산문제가 있긴 하지만, 멀쩡한 서버를 인위적으로 교체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는 따져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조건들을 따져 본 후에 NEIS서버통합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여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