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학교 화장실'

2009.10.11 17:35:00

2002월드컵 개최로 우리나라는 한단계 수준이 높아졌다. 경제적으로나 국민의식등 모든 면에서 한단계 높아졌다. 이 중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바로 화장실이다. 더럽고 불결한 화장실 이미지에서 탈피했기 때문이다. 2002월드컵 이후로는 공공 화장실이나 고속도로 화장실의 이미지가 완전히 바뀐 것이다. 편안하게 일을 볼 수 있음은 물론, 음악이 흐로고, 명화가 걸려있다. 이렇게 화장실 문화가 개편되기 까지는 국민들의 의식개혁이 한 몫했다. 아니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 바로 국민들의 인식변화이다.

화장실에서 침을 뱉거나 휴지를 버리는 일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식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요즈음 화장실을 보면 그 어느 공공장소보다 깨끗하고 쾌적한 곳이 많다. 국가와 자치단체의 노력이 있었지만 더 큰 것은 사후 관리를 잘하는 국민들에게 그 공이 있다하겠다. 누구나 편안하고 기분좋게 사용할 수 있어 더욱더 좋다. 국민의식개혁이 그만큼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오마이뉴스에서 학교화장실에 대해 지적한 기사를 보았다. 모두 옳은 이야기들이다. 학교화장실이 더러워서 학생들이 사용하기 꺼리는 장소가 되었다. 물론 예전에도 그랬다. 학교화장실에는 휴지도 없다. 그러니 학생들이 화장실을 마음놓고 사용할 수 있겠는가. 교사용 화장실은 사정이 좋을 것으로 생각하고 교사용 화장실에 학생들이 밀려 들지만 교사용 화장실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더럽고 휴지가 없고, 바닥은 불결하기 짝이없다. 계속해서 학생들이 드나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학교화장실 청소를 안하는 것은 아니다. 매일같이 청소를 한다. 그것도 아주 깨끗이 한다. 그런데도 화장실은 청소후 1-2시간만 지나면 더럽고 불결한 장소로 변한다. 이런 사정 때문에 어떤 학교에서는 화장실 청소를 하루에 두번씩 한다. 그래도 사정은 별로 좋아지지 않는다. 최근에는 야간 방과후학교 수업을 하면서 화장실은 더욱더 더러워졌다. 솔직히 객관적으로 볼때 대책이 없어 보인다.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화장실 청소를 학생들이 직접했다. 그때도 더럽고 불결했다. 그래도 학생들은 말없이 청소를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학생들이 직접 화장실 청소를 하는 학교를 찾아보기 어렵다. 외부에 용역을 주고 있다. 말이 용역이지 거의 1명정도가 혼자서 청소를 한다. 아침부터 시작하면 하루종일 걸리기 일쑤다. 그래도 더럽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용하는 학생들의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동안 휴지를 화장실에 비치한 적이 있다. 아주 큰 업소용 두루마리 화장지를 비치했다. 그 많은 화장지가 1-2일이면 모두 바닥을 드러냈다. 학생들이 일을 많이 보기 때문에 화장지가 사라지는 것이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 학생들의 장난기가 발동했기 때문이다. 때로는 변기에 화장지가 꽉차서 물이 내려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화장실 벽에는 화장지 꽃이 피어있다. 학생들이 물에 묻힌 화장지를 던지기 때문이다. 변기가 막혀 물이 빠지지 않는 경우는 매우 흔히 목격되는 장면이다. 학생들의 인식이 조금만 변하면 좋을 텐데...

그래도 학교에서 화장실은 꼭 필요하다. 화장지를 감당하기 어려워서 화장실에 화장지를 비치하지 않는 학교들이 많다.아니 그보다는 화장실에 휴지가 많아서 더욱더 문제가 커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계속 비치를 해야 하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화장실 사용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잡혀있다. 일부의 학생들 때문에 화장실이 계속해서 더럽고 불결한 장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모든 학교들의 걱정거리가 바로 이런 부분일 것이다. 계속해서 화장지를 비치할 것인가. 아니면 비치하지 않을 것인가. 교사용 화장실에도 화장지를 비치하지 않은 학교들이 많다. 급한 학생들은 교무실에 와서 화장지를 찾는다. 그때마다 교사들은 화장지를 빌려주곤 한다. 사용할 만큼 사용하고 반납을 하는 학생들은 거의 없다. 그대로 화장실에 놔둔채로 돌아선다.

그렇다고 화장실을 방치할 수는 없다. 백화점이나 극장, 쇼핑센터처럼 수시로 청소하는 체제로 전환되어야 한다. 물론 많은 예산이 필요하긴 하겠지만 그래도 수많은 학생들이 생활하는 장소이기에 화장실은 계속해서 제대로 관리되어야 한다. 현재의 예산에서 2-3배 증액을 한다면 가능하다. 계속 상주한채로 화장실을 청소하도록 하면 될 것이다. 여기에 또 한가지 덧붙이자면 각급학교의 화장실을 모두 좌변기로 바꿔야 한다. 아직도 수세식이긴 하지만 재래방식(쪼그리고 앉는 방식)이 수없이 많다.

지금 시대는 좌변기가 아니면 학생들이 쉽게 일을 보기 어렵다. 좌변기가 필요하다. 여기에 휴지가 자꾸 사라지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비데를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 화장지가 거의 필요없기 때문이다. 변기가 막히는 일을 어느정도는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역시 예산이 문제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대로 방치할 수 없기에 예산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학생들 교육을 더 강화해야 한다. 화장실 뿐 아니라 휴지나 쓰레기를 아무데마 버리지 않도록 계속해서 교육은 하고 있지만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직은 판단력이 부족한 학생들 이기에 계속해서 교육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결론적으로 학교화장실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예산확보가 필요하고, 학생들에게 지속적인 화장실문화개선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방법이 현재로써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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