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탓말고, 진정한 리더십 발휘해야

2009.10.24 19:24:00

평균나이 58.5세, 소신껏 리더십을 발휘할 시간이 없다. 31년 5개월은 해야 될 수 있다. 수도권 고등학교 교장에 대한 이야기이다. 평균나이가 많다보니, 리더십을 발휘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정년이 62세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교장이 되기까지 교감경력을 포함하여 30년 이상의 경력을 쌓아야 하니 그럴만도 하다. 교장들의 이런 이야기가 잘못된 이야기는 아니다. 교장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런 생각이 들 만하다. 이 기사에서 교장들을 비난하거나 비하 하자는 이야기가 아님을 밝혀둔다. 평소에 느꼈던 여러가지를 이야기 하고자 한다.

여기서 우리가 짚어볼 것이 있다. 평균나이 58.5세와 30년 이상의 교직경력을 쌓아야 한다는 부분이다. 이 수치는 중앙일보에서 보도한 수도권의 전문계 고등학교 교장들을 제외하고 조사한 결과이다. 그런데 이 결과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것을 간과하고 있다. 즉 고등학교 교장들은 처음부터 고등학교로 임용되는 경우가 많지않다. 중학교에서 교장을 했거나 교감경력이 있는 교육전문직 중에서 임용되게 된다. 따라서 고등학교 교장은 초, 중학교의 교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다. 이미 한 차례 정도 교장을 했기 때문이다. 초, 중학교 교장까지 포함시켜서 교장들의 평균연령을 조사한다면 이보다 훨씬 낮아질 것이다.

또한 30년 이상의 교직경력을 쌓아야 한다는 부분도 모두다 그런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싶다. 교사출신이라면 가능한 경력이지만 교육전문직 출신이라면 이보다 훨씬 더 짧다. 교사출신만의 통계치인지 교육전문직까지 포함한 수치인지 명확하지 않다. 순수한 교직경력이 이정도 되는 교장은 흔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결국 고등학교 교장들만을 조사했기 때문에 평균연령이 높게 나왔지만 초임교장은 고등학교에 많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보도는 약간 수정되어야 옳다고 본다.

평균나이가 많아서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할 시간이 없다고 했다. 대통령도 5년만에 모든 리더십 다 발휘하는데 학교 교장이 시간이 없다는 것은 일종의 핑계로 보인다.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그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한가. 그보다는 4년임기에 1차중임이라는 데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즉 5년이나 6년 단임제로 하고 한 학교에 계속 근무하도록 한다면 4년마다 옮겨다니면서 중임을 하는 문제가 사라질 것이다. 단 한번의 기회를 통해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사정이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5년이나 6년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굳이 8년을 하면서 중임까지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시간 탓하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교장은 학교에서 최고 경영자이다. 따라서 어떤 경우라도 소신껏 리더십을 펼쳐야 한다. 최고경영자가 소신껏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누가 소신을 펼칠 수 있겠는가. 소신을 펼치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이지, 시간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시간 탓만 한다면 스스로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자신있게 리더십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장들이 리더십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러가지 있다면 교장연수과정을 개선하면 될 것이다. 즉 리더십 관련 연수시간을 현재보다 더 많이 확보하면 되는 것이다. 학교장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이 리더십이라면 당연히 리더십을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연수체계도 개선해 나가야 한다. 시간을 탓하는 것은 충분한 리더십이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교장임용 후보자는 스스로도 열심히 노력하여 리더십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생각이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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