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실시될 수능시험에서 신종플루 감염학생들은 별도의 고사실에서 시험을 치르게 된다. 당연한 조치이지만 이들 학생들이 응시하는 시험실의 감독교사로 지원하는 교사들이 없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미 예견된 문제가 왜 이제서야 문제가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분리 시험실에는 대체로 전국에서 8천여명의 감독교사가 필요하다고 한다. 인원까지 예측이 되었다면 그동안 교과부에서는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다. 신종플루 감염학생들만 모아놓은 시험실에서 감독을 하겠다고 나서는 교사가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애를 먹고 있다고 하는데,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경기도 교육청에서는 이들 감독교사들에게는 감독수당을 더 많이 지급하겠다고 한다. 보통의 시험실은 10만원인데, 이들 시험실은 14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4만원을 더 받고 안받고가 문제라기보다는 이 문제를 돈으로 해결하려는 당국의 처사가 더 큰 문제이다. 이미 충분한 대책수립이 가능했었음에도 이제서야 대책을 세운다는 것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것도 다른 대책이 아닌 겨우 수당을 더 지급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신종플루 예방접종을 하면 2주정도 후에 항체가 형성된다고 한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벌써 백신접종을 했었다면 문제가 해결되었을 것이다. 시간이 촉박하긴 하지만 당장이라도 백신을 접종하면 문제는 어느정도 해결이 가능할 것이다. 더 일찍 문제를 인지하고 백신접종등을 보건당국과 협의했다면 쉽게 해결될 수도 있었던 것이다. 이제와서 겨우 4만원으로 교사들을 설득하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만일 지원자가 없으면 강제배정을 하겠다니 이것은 또 무슨 이야기인가. 수능감독에 차출되어서 나가는 것으로도 충분한 고통을 주고 있는데, 강제배정을 통해 신종플루 감염학생들을 감독하라는 것이 현실적으로 타당한 대안인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것도 의료용 마스크 하나만 지급하고 감독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원시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이제라도 당장에 백신을 접종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백신이 부족하고 우선접종대상자가 정해져 있지만 국가의 대사를 치르기 위해서는 8천명 정도의 백신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 불안감이 넘치는 교실에서 하루종일 감독업무를 수행할 것을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신종플루에 감염된 학생들도 시험을 꼭 보아야 하는 것에는 당연히 공감한다. 어떤일이 있어도 교사들이 감독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에도 공감을 한다. 그러나 불안감 없이 수능감독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음에도 이 문제를 그대로 키워온 당국은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손놓고 있다가, 시험이 다가오니 이제서야 문제를 삼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좀더 빠른 대응을 했어야 옳다.
2주가 다 남지는 않았지만 이제라도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한다면 의외로 해결이 쉽게될 수 있다. 지금이라도 재빠르게 보건당국과 협의하여 문제를 해결해 주길 바란다. 국가적인 대사에 속하는 수능시험이 감독관이 없어서 애를 먹는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당국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