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신종플루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기초 자치단체장들이 지역별 공동휴업 등을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늘 첫 회의를 열어 지역 대책본부장인 시장과 구청장, 군수 등이 관내 학교장과 교육장과 협의해 휴업조치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는 것이다(KBS 9시뉴스, 2009.11.4). 학교장과 교육장 등과 협의를 하도록 되어있지만, 앞으로는 자치단체장의 권한이 훨씬 더 영향력있게 행사될 것으로 보인다.
자치단체가 학교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학교의 휴업결정이 중대한 사안이라고 볼때 자치단체장에게 권한이 주어진 것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학교와 교육청에서 대처해온 방안들이 신뢰성을 잃었기 때문이 아닌가라는 염려가 앞선다. 어쨌든 학교에서의 대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자치단체장에게 권한이 주어졌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신종플루가 확산되면서 학교에서 창의적으로 신종플루에 대처한 경우는 많지않다. 교육청이나 교과부의 대처방안을 충실히 따랐을 뿐이다. 학교의 휴업문제만 하더라도 교과부나 각 시,도교육청에서 제때에 대처를 하지 못했다. 일부 학교장들이 나름대로 결정을 내렸지만 이역시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교과부와 시,도교육청의 눈치를 보아야 했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각 시,도교육청에서 지침을 만들었지만 제각기 다른 지침이 만들어졌다. 이 지침들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결국은 그 지침대로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결국 학교와 교육청에서 독자적으로 해결한 것은 거의 없다는 생각이다. 지금도 지역교육청과 학교에서는 시,도교육청의 지침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각 권역별로 교장들이 협의회를 열어도 결과는 마찬가지이다. 교육청의 지침내용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을 뿐이다. 교장이 나름대로 결단을 내려서 학생들의 신종플루 확산방지에 노력해야 함에도, 제때에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우왕좌왕 하는 사이에 학생들은 기하급수적으로 신종플루에 감염되어 갔던 것이다. 각 학교의 교장들이 휴업등을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교육청에서 지침이 제대로 내려지지 않았다는 이유와, 인근학교에서 아직 휴업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다르고 교육여건이 다른데 어떻게 다른 학교에서 하는대로 따라서 하려고 하는지 정말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각 시,도 교육청들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는 생각이다. 다른 교육청의 행동을 지켜본 후 지침을 내린 경우들이 많다. 독자적으로 지침을 만들지 못한 것은 순전히 각 시,도교육청들이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본다. 좀더 발빠른 대응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는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다. 각 시,도교육청에는 교육감이 있고, 각 지역교육청에는 교육장이 있다. 또한 각 학교에는 학교장들이 있다. 신종플루처럼 중요한 사안을 제때에 대응했었다면 학생들에게 지금처럼 확산되어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일부 보도이기는 하지만 최근들어 신종플루 감염환자가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가 일선학교에서 휴업이나 휴교를 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만큼 제때에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휴업등의 조치가 취해졌다면 사정이 지금처럼 악화되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각 학교와 교육청, 교과부에서 좀더 빠른 대응을 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결과적으로 휴업등을 실시할 수 있는 권한이 기초자치단체장에게 넘어간 것은 교육당국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자치단체의 결정을 따라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