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평가' 확실한 기준이 필요하다

2009.12.20 15:35:00

충북, 경북, 대구 교육청에 이어 서울시교육청에서도 교장평가가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공·사·립 초·중·고 교장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되는 교장 평가제의 핵심은 능력이 떨어지는 교장에 대한 중임 배제라는 최악의 인사 불이익 조치이다. 서울시 교육청의 이런 조치는 중임에서 배제되면 전문직으로 옮기거나 평교사로 가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교사 뿐 아니라 교장도 편안한 학교운영을 하던 시대가 끝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교원평가가 교사에만 치중되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곧 교장평가를 하자는 것은 아니었다. 어떤 방법으로든지 교장도 책임을 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최근들어 서울시교육청에서는 교장의 권한을 대폭강화하는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었다. 학교경영에서의 자율성을 주기 위한 것이다. 많은 자율이 주어진 만큼 그에 대한 책임을 묻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하겠다.

우수한 교사들을 초빙하여 학교경영을 한다는 것 자체가 교장의 권한이 이전보다 훨씬 더 커진 좋은 예이다. 능력이 부족한 교사들에게 강제전보를 시킬 수 있고, 강제로 연수를 하도록 지명할 수도 있다. 이보다 더 많은 권한을 부여받을 수 없을 정도로 최근의 교장권한강화 방안은 상식을 뛰어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교장도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분위기라 하겠다. 좋은교사를 초빙하고, 나름대로 학교경영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나쁜 결과가 나온다면 당연히 교장이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교장의 질에따라 학교의 현실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최근의 분위기이다. 교장들의 노력에 따라 학교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교장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문제는 이들 교장에 대한 평가가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에 있다. 대략 학부모와 학생, 교사들이 교장의 경영능력을 평가하게 되지만 평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이다. 교사에 대한 평가도 객관적인 평가기준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그만큼 평가에 대한 기준을 명화하게 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제대로 된 평가가 되기 위해서는 객관성의 확보가 우선이다. 가장 우선적인 것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교원평가가 어렵다는 것이다.

교사에 대한 기준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교장을 평가한다는 것이 쉬운 문제는 아니다. 교사들의 학생지도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교장들의 학교경영능력도 쉽게 판단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학교경영에서 가시적인 효과를 얻기위해서 무리한 추진을 하는 경우를 우리는 자주 접해왔다.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한 노력으로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교육의 특성상 수년이 지난후에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기에 무리수를 두는 것은 옳은 판단이 아니라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학교의 건물을 개, 보수한다고 그것이 곧 교육효과의 극대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교육여건을 개선했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그것이 실제 교육에서 어떻게 효과를 거두었는지는 단정지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교육의 특성인 것이다.

따라서 교사평가나 교장평가나 무리수를 두면 안된다는 것이다. 학교장들의 마인드도 제고가 필요하다. 학교장의 의지에 따라 학교교육이 많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자신이 재임하는 단기간에 성과를 올릴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무리한 경영과 철학으로 자칫하면 학교 교직원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함으로써 도리어 학교공동체의 의지를 꺾어버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교육공동체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함께 노력하는 풍토조성에 앞서야 하는 것이다. 학생들 잘 가르치기 위한 다양한 여건조성은 필수적이지만 가시적인 효과에만 매달리는 형태의 학교경영은 교육공동체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결국 교장평가에 대한 곱지않은 시선이 있는만큼 교육당국은 확실하고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무조건 평가를 시작만 해놓고 편중된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선의의 피해를 당하는 교장이 없도록 해야하기 때문이다. 나름대로의 소신있는 교장이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교육공동체가 만족할 수 있는 교육을 추진할 수 있는 교장이 학교현장에 필요한 것이다. 가시적인 효과만을 내세우는 평가기준을 만들어서는 안된다. 학교장이 소신있는 교육철학을 펼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평가기준이 만들어져야 한다. 누가 보아도 객관성이 높은 기준을 만드는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교장평가 역시 확실하고 객관적인 기준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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