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을에 학교평가를 받았다. 여름방학 내내 자료를 정리하여 학교평가를 받았다. 나름대로 그동안 해왔던 여러가지 성과를 알기쉽게 정리해서 자료를 만들었다. 여름방학을 거의 반납하다시피 하면서 학교평가에 매달렸던 것이다. 우리학교뿐 아니라 인근의 학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우리와 똑같은 일들을 그들도 한 것이다. 자료준비에만 거의 2개월 가까이 소모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학교평가가 끝났지만 평가결과는 한참 동안이나 감감무소식이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감감무소식은 아니다. 알것은 다알았지만 실질적으로는 소식이 없었던 것이다. 평가결과가 좋으면 포상을 하겠다고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기다려 보았다. 그런데 그런 소식은 들리지 않고 어느 학교가 포상대상이라는 소식만 들려왔다. 어느학교가 어떤 분야에서 포상을 받는지 교감선생님도 모르고 있었다. 해당학교에 문의한 결과 그렇다는 대답을 들었다. 포상대상이 아닌 학교는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했고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고 있는 것이다.
방학이 임박해서야 포상대상학교들이 알려졌다. 정식공문이 아닌 교감 선생님에게 메일로 전달된 것이다. 그런데 포상대상학교는 그렇다치고, 나머지 학교들의 결과는 아직도 알지 못하고 있다. 등급이 낮은 학교는 내년에 또 학교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아직까지 결과를 모르고 있는 것이다. 학교평가가의 평가과정이 객관성이 있고 없고를 따지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아무리 열심히 했다고 해도 포상대상이 아니라면 할 이야기가 없다. 그저 따라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왜 결과를 비밀로 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우수학교가 나왔다면 미흡한 학교도 분명히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왜 공문시행을 안하고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3년전의 학교평가때도 지금과 똑같이 진행되었었다. 결과를 공문으로 시행하지 않고 인비처리한 봉투를 학교별로 보냈었다. 그 안에 결과가 들어 있었는데, 왜 비밀로 해야 하는가. 그리고 포상대상학교도 왜 다른학교에서 알지 못하도록 비밀로 해야 하는가. 이보다 더한 것들도 정식공문으로 시행하면서 유독 학교평가 결과만 공문시행을 하지 않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학교평가가 완료된지 시간이 많이 흘렀다. 대부분 학교들이 방학에 들어간 지금도 그 결과를 일선학교에서 명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확실하게 공문으로 시행하면 될 것을 왜 비밀로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이 지속됨으로써 학교평가에 대한 곱지않은 시선을 보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무리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했다고 해도, 이런 상황때문에 불신을 받는 것이다. 정식으로 공문을 시행해야 옳다고 생각한다. 학교평가는 입사시험이 아니다. 우수학교에만 결과를 알려주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니다. 모든 학교에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