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육청의 각종 비리로 서울교육계가 시끄럽다. 그동안 의혹으로만 자리잡았던 문제들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전문직의 인사주기를 1년으로 한다는 대책을 급히 내놓았다. 서울고와 경기고의 교장을 공모하겠다는 대책도 내놓았다. 언론에 보도된 그 다음날 바로 서울고와 경기고의 교장 공모관련 공문이 일선학교로 내려왔다. 의지가 보이는 대목이긴 하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서울고와 경기고의 교장 공모는 이미 정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교장을 공모하겠다는 보도 바로 다음날 공모계획이 만들어져서 내려왔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서울지역의 교사인 필자가 계속해서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이 옳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대책을 세우는 것이 정말로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문제를 뿌리뽑을려는 의지가 있는지 궁금해지기에 자꾸 이와 관련된 글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비리를 신고하면 1억원을 주겠다고 한다. 1억 받을 사람한테 1억 1천만원주고 눈감아 달라고 한다면 역시 비리는 뿌리가 뽑히지 않을 것이다. 포상제도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근본이 의심스럽다. 여론이 시끄러워지니 일단 처방을 내리고 보자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생각을 접을 수 없다.
동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금까지 4차례 이뤄진 서울시교육청 정기 교장 인사를 분석한 결과 강남 3구(강남, 강동, 송파)의 교육전문직 영향력이 대단했다고 한다. 교육청 전문직 출신들을 이들 지역에 집중 배치했는데, 장학사, 장학관에서 교장으로 발령받은 67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31명이 이들 3개구에 발령을 받았으나 중랑구, 동대문구, 도봉구, 용산구, 서대문구 학교로는 단 한 명도 가지 않았다는 것이다(동아일보, 2010.1.28)
그동안 초임교감이나 힘없는 교장은 남부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구체적인 보도를 통해 나타난 것 역시 소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로 교사에서 교감으로 승진하는 경우 많은 교감들이 남부 교육청으로 발령받는 것을 보아왔다. 그렇더라도 교장 인사에서 전문직 출신 교장들이 강남 3구에 집중되는 것에 비하면 많지 않은 숫자일 수도 있다. 정확한 자료를 분석해 보지는 않았지만 서울의 강남 3구에 전문직 출신 교장들이 집중 배치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결국 서울의 요지에는 전문직 출신이, 나머지 지역에는 교감에서 교장으로 승진하는 경우에 집중 배치되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전문직 출신을 이들 3개구에 집중배치하는 것이 관례일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게 해야하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교장들 사이에서도 고등학교 교장이나 강남, 강동, 송파로 발령받기를 간절히 원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올해 3월1일자 인사부터는 인사를 투명하게 하기위한 대책을 낸놓았다. 객관적으로 인사를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들이 여러 곳에 보인다. 최소한 이번의 대책을 철저히 따르는 인사를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번 인사부터라도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를 함으로써 그동안 실추되었던 이미지를 조금이라도 끌어 올렸으면 한다. 또한 계속해서 발생하는 비리문제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파헤쳐서 다시는 비리로 얼룩지는 일이 없도록 했으면 한다.
응급처치는 말 그대로 응급처치일 뿐이다. 그것만으로는 치유가 되기를 기대할 수 없다. 근본적인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잠깐의 응급처치만 했다고 그대로 방치한다면 더 큰 병으로 번질 수 있다. 이번 서울교육의 각종비리도 포상금 지급등의 응급처치만 해서는 안된다. 부작용 없이 병을 완치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비리의 뿌리를 찾아서 그것을 잘라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응급처치를 완료했으면 근본적인 치료에 돌입해야 한다. 하루빨리 근본적인 치료가 이루어 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