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서울시내 모든 모든 중·고등학교에서 교복 공동·일괄구매를 전면 실시하고, 이 실적을 학교와 교장 학교경영능력평가에 반영키로 했다. 교복 공동구매란 공개경쟁 입찰을 거친다는 뜻이며, 일괄구매는 신입생 모두가 교복을 일률적으로 사서 입는다는 의미다. 서울시교육청은 31일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 이같은 전면시행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안에 모든 중·고등학교에서 교복 공동·일괄구매를 하고, 신학기 동복부터 공동·일괄구매를 원하는 학교는 신입생 등록 때 이런 내용을 추진할 계획임을 안내토록 했다(아시아경제, 2010.01.31 12:01)
교복 구매에 거품이 들어 갔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동안 정책당국과 각급 학교에서는 단 한푼이라도 교복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대책을 세워왔다. 그러나 생각보다 쉽지 않았던 것이 교복값을 낮추는 것이었다. 그 이유가 여럿이겠지만 몇 가지를 지적하자면 교복업체의 소극적 자세와 학부모의 참여부족, 당국의 의지부족이었다. 이런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그동안 공동·일괄 구매가 100%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 중에서 교복업체의 소극적 자세가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 특히 대기업 제품의 경우는 공동구매 참가에 소극적이거나 참여하더라도 할인폭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체들은 전국에 판매망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자신들의 판매망을 통해 쉽게 판매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소극적 자세로 일관하거나 할인폭을 적게해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이유인 것이다.
중소업체의 경우는 가격 할인폭을 많이해도 소비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학부모들의 인식이 대기업체의 제품에 있기 때문이다. 3년동안 1벌정도 구입하면 되기 때문에 다소 비싼 가격이라도 대기업체 제품 구입에 적극적인 경우가 많은 것이다. 한편으로는 학부모들이 노력해서 어렵게 공동구매를 추진해도 최종적으로 판매량이 많지 않으면 업체들이 발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 예정했던 판매량을 달성하지 못하면 대량으로 재고상품이 발생함으로써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다.
따라서 교복공동구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교육청등의 관련 기관에서 강제로 밀어 붙이기 보다는 이런 여러가지 요건들을 파악한후 시행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다. 그동안 공동구매가 활성화되지 못했던 이유가 학교에서 학교장과 교직원들의 의지부족으로 판단하여 공동구매 추진결과를 학교장 평가에 반영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사정과는 거리가 멀다. 어떤 학교든지 공동구매 추진에 적극적이다. 예전에는 일괄구입을 하는 학교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런 공동구매와 일괄구입이 왜 중단되었는지 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현재로써는 매우 중요하다.
결국 학부모와 업체, 그리고 당국의 의지가 맞물리면서 지지부진했던 것이다. 학교에 무조건 강요를 할 것이 아니고, 업제와 학부모의 공감대 형성, 대기업체 제품과 중소기업제품의 품질격차해소를 위한 당국의 노력이 있어야 활성화가 가능한 것이다. 공동구매에 참여하는 업체들의 할인폭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강구되어야 한다. 공동구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업체에 대한 홍보를 해 준다거나 우선권을 부여하는 등의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결론적으로 관련자들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학교장평가에 반영한다고 하면 어떤 형태로든 공동구매가 이루어지긴 하겠지만 최종적으로 학부모들에게 큰 도움을 주기 어려울 수도 있다. 여러가지 여건을 감안하여 다양한 방안을 강구한것이 우선이다. 강제로 한다고 해서 효과가 크게 나올 것이라는 생각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 모두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