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보조 인턴교사 뽑아보니

2010.02.19 09:50:00

사교육없는 학교에 배정된 '학습보조 인턴교사'. 명칭도 생소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것인지도 헷갈리긴 마찬가지다. 청년실업해소 방안으로 도입된 인턴교사제가 갈수록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학습보조 인턴교사 채용공고를 냈더니 2명 모집에 152명이 지원하여 서류심사에만 꼬박 이틀이 걸렸다. 당초 1차 합격자 발표를 하기로 했던 예정일보다 이틀이나 늦게 1차 합격자에게 통보를 했다.

자격은 교원자격증 소지자로 했고, 과목은 국어, 수학, 과학, 사회, 영어로 한정했다. 그럼에도 지원자는 152명,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복수전공을 통해 교원자격증을 2개이상 가진 지원자도 많았다. 정년퇴직 후에 원서를 제출한 경우도 있었다. 당연히 여성 지원자가 남성 지원자보다 훨씬 더 많았다. 고학력자들의 취업난이 엄청나게 심각하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이들은 한 학교에만 원서를 제출하지 않는다. 여러 학교에 원서를 제출하는데, 인턴교사뿐 아니라 기간제교사나 강사모집에도 상당한 인원이 몰린다. 1차 전형을 마치고 합격자 통보를 하기위해 전화를 걸었더니 자신이 무엇으로 지원을 했는지 모르는 지원자도 있었다. 아마도 여기 저기 여러곳에 원서를 냈기 때문으로 보인다. 많이 지원서를 제출해 놓고 합격하는 곳으로 갈 예정이었던 것으로 보였다.

10명의 1차 합격자 중 2명만이 합격할 수 있었다. 나머지 8명은 어쩔 수 없이 불합격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면접을 실시할 때는 10명이었지만 최종합격자는 2명, 그것도 정규직이 아닌 1년(물론 방학기간은 제외)짜리 인턴교사인데도 지원자들은 얼마나 큰 실망을 할까. 안타까운 마음이 앞섰다. 교직경력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기간제나 강사이긴 해도 나름대로 경력을 강조하는 경우도 있었다. 현직 교사들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지원자도 여럿 눈에 띄었다.

국가적으로 실업난 해소를 위해 다양한 처방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단 한명의 실업자라도 구제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정부의 의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 그렇지만 지금의 상태로는 효과가 매우 적다는 생각이다. 좀더 확대해서 실업난 해소가 가시적으로 보이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실업난 해소가 일시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취업을 못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아무리 단기간이라도 의미가 클 것이다.

워낙에 고학력 실업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대책을 세우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인턴교사제를 통해 그나마 조금이라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학교도 나름대로 이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학교현장에도 충분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본다. 앞으로 교과부를 중심으로 이와 유사한 제도를 좀더 확대 도입하여 학교에도 도움을 주고 이들에게도 희망을 줄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이 더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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