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교사제'는 실패한 정책

2010.02.28 21:30:00

사교육없는 학교나 교과교실제 운영학교 등에만 지원되었던 인턴교사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에도 있었던 제도이긴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인턴교사를 모집하기 위해 공고를 내니 구름같이 모여 들었다. 채용하는데까지는 어려움이 없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번에 인턴교사에 관한 글을 이 코너에 올렸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문제가 없었다. 정부의 청년실업해소 의욕이 성공을 거두는 듯 했다.

그런데 속내를 들여다보면 실패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교원자격이 있어야 채용이 가능하도록 돼있는데, 이 부분에 함정이 있는듯 하다. 물론 특별한 경우에는 교사자격증이 없어도 채용이 가능하지만 기본방침은 교원 자격증이 있는 경우에 채용할 수 있다. 과목은 학교에서 정하면 되는데, 수준별이동수업 학습보조 인턴교사이기에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전공자만 지원할 수 있다고 공고를 냈었다.

총 지원자 152명 중 지원자가 가장 많은 과목은 사회였다. 이어서 과학, 국어, 영어, 수학 순이었는데, 영어에 20명, 수학에 19명이 지원했다. 대체로 과목별 지원자에 큰 차이가 나지 않았으나, 사회과목은 60명정도 몰려서 다른 과목의 두배 정도 지원자가 몰렸다. 수준별 이동수업을 하기 위해서 수학, 영어에서 1명씩 채용을 했다. 채용과정에서 어려움이 발생했다. 과목별로 5명의 지원자를 선별하여 면접 대상자로 연락을 취했는데, 실제로 면접에 응시한 지원자가 그보다 훨씬 더 적었다. 이유는 이들이 여러곳에 원서를 냈기 때문인데, 이미 다른 곳으로 갔거나 인턴교사의 보수가 너무 적어서 포기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수학1명, 영어 1명을 채용했지만 지금은 영어 1명만 남고 수학은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가버린 상태이다. 기존에 수학과에 지원했던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연락을 취했지만 이들은 보수 문제와 업무가중 문제로 포기한다고 했다. 아직도 수학은 채용을 못했으나, 교육청에서 수준별 강사를 구해서 대체하라는 연락을 받고 수준별 강사를 겨우 구했다. 수준별 수업시수보다 인턴교사의 보수가 더 높다고 인턴으로 계약을 하자고 했으나, 강사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지만 인턴은 하루종일 학교에 묶여 있어야 한다는 이유로 거절을 당했다. 결국 시간강사로 채용했다.

그런데 이런 사정이 우리학교에만 있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다른 학교에서도 수준별 강사는 그럭저럭 구했으나 역시 인턴교사는 구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유 역시 같았다. 보수 문제와 시간적인 제약 문제로 포기한다는 것이었다. 시간강사를 하면 나머지 시간에 교원임용시험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이들의 이야기가 잘못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학교입장에서는 어려움이 많다. 도리어 인턴교사가 없는 편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인턴교사제를 계속해서 유지한다면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과목의 인턴교사를 채용하면 가능할 수 있으나, 현재의 학교상황에서는 다른 과목의 인턴교사를 채용하기 어렵다. 부진학생지도, 수준별 수업 등이 수학, 영어로 몰려있기 때문이다. 부진학생이 가장 많은 과목도 이들 과목이다. 다른 과목 전공자를 채용해서 수학이나 영어를 지도하도록 하기가 어렵다. 결국 수학, 영어가 필요한데 이들이 쉽게 학교의 요구에 응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크다는 이야기다.

인턴교사제가 문제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도리어 국가적으로 수준별 이동수업을 위한 강사비를 적극 지원해 주는 것이 어떨까 싶다. 업무의 한계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턴교사제를 계속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아니면 교원자격증이 없어도 채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교원자격증 제한이 없어진다는 것은 결국 학력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 부분이 개선방향의 촛점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교원자격증 소지자는 최소한 대학교 이상 졸업을 해야 한다. 이들의 학력이 이렇게 고학력이면서 여기에 교원자격증까지 소지하고 있으니, 쉽게 인턴교사제에 응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꼭 학습보조가 아니더라도 여러가지 보조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을 채용하도록 해야 한다. 학교에서 필요한 보조역할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어려워지는 인턴교사제 보다는 다양한 보조활동에 인력을 투입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학교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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