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평가제의 전면 도입으로 일선학교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학부모 평가에 대비책을 세우느라 여러가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학부모 평가는 대부분이 학생들의 이야기나 학부모들 사이에서 떠도는 풍문이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학부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에 따라 평가결과는 큰 차이를 나타낼 것이다. 이런 사정으로 일선학교에서는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교원평가 안내실적을 계속해서 강조하기 때문에 일선학교에서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학부모에게 교원평가에 대한 홍보를 하고 있다.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교장·교감 평가까지 하겠다니 학교는 그야말로 평가의 천국(?)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학부모들은 이런 홍보보다는 그동안 학교에 쌓였던 감정을 표출하는 쪽으로 평가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서울의 모 중학교 학부모들은 그동안 마음에 들지 않았던 교사들의 리스트를 뽑아 교원평가에서 보자는 식으로 단단히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 교사들이 수업을 잘 못하거나 함량미달은 당연히 아니다. 다만 학부모 활동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한두 마디 했다는 것이 그 교사가 학부들로부터 주목을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따지고 보면 학교와 학생들 지도 잘해 보자는 것이었지만 학부모들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상황이 전개될지 알 수 없지만 상당한 마음고생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교원평가에서 학부모들의 평가결과는 절대적이 될 수 있다. 학생과 동료교사는 오랫동안 서로가 생활했기에 교사들의 성향이나 교육관 등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학부모는 1년정도의 기간에 해당교사를 파악해야 한다. 그러나 그 1년도 9월에 모든 평가를 마치도록 되어 있으므로, 6개월 남짓 지켜 보면서 평가를 해야 한다. 그 기간동안 학교에 방문을 해서 공식적인 공개수업을 참관한다 해도 모두 4번이다. 4번 모두 같은 교사의 수업만을 참관할 수 없다. 결국 참관도 못하고 평가를 하게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학생들의 주관적인 이야기를 토대로 평가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을 것이다. 또한 학교에 제때 가지못한 학부모들은 주변에서 들리는 이야기만 가지고 평가할 수도 있다. 결국 실질적으로 큰 잘못 없이 마녀사냥식으로 몰리는 교사가 나올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교사들 중 일부를 몰아가는 경우가 발생하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게 될 것이다. 교사들은 학생평가나 동료교사 평가에 앞서 학부모들에게 자신을 알리고 홍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매일같이 학부모들에게 문안인사라도 해야 할 판이다. 그야말로 학교는 학부모의 전성시대에 돌입한 것이다.
학부모도 교육의 주제로써 평가에 참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객관적인 참여 방법을 찾아야 한다. 교사, 학부모, 전문가들 모두가 학부모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런 지적을 쉽게 넘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올해가 지나고 나면 개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선은 일단 한 번 시행하고 나서는 하기가 어렵다는 난점이 있다. 따라서 올해가 가기 전이라도 학부모 평가에 대한 개선안이 나와야 한다.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