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학교는 참여율이 몇 %, 어떤 교육청은 몇 위를 했다, 앞으로 분발이 필요하다. 방과후 학교 이야기다. 학교간 경쟁은 물론 교육청간 경쟁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교육청간 경쟁이 결국은 학교간 경쟁이지만 그래도 학교는 학교대로 교육청은 교육청대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방과후 학교 실적이 최대의 이슈가 된지 오래다. 교장이나 교감 회의회에 가면 무조건 거론되는 것이 방과후 학교라고 한다. 참여율이 낮은 학교의 교장, 교감은 쥐구멍을 찾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교장평가와 학교장 평가에서 방과후 학교 참여율을 넣는다는 이야기는 들은지 오래다.
며칠 전 조선일보에서 방과후 학교와 관련된 기사를 보았다. 학교장들의 강제적인 참여독려, 방과후 학교에 참여하지 않으면 자기주도적 학습실적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특목고 등에 무사히 진학을 할려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일선학교에서 독려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반 강제적인 독려가 문제라고 한다. 여기에 방과후 학교의 질이 학원보다 못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도중에 수강을 취소하려고 해도 쉽지 않다고 한다. 학교와 담임교사의 이야기가 마음에 걸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방과후 학교 수강 안하면 상급학교 진학에서 불리해 진다는 이야기 때문이다.
현 정부가 가장 앞에 내세우는 정책 중 하나가 사교육비 경감이다. 전국에 많은 학교를 사교육없는 학교로 지정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사교육을 감소시킬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방과후 학교에 올인하고 있다. 그러나 생각보다 현실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교장들을 옥죄니 교장들은 방과후 학교에 올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교감에서 교장 승진할 때의 실적 중 방과후 학교가 상당히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교장이나 교감, 모두에게 방과후 학교는 뜨거운 감자일 수 밖에 없다. 참여율을 자꾸 비교하여 발표하는데 견뎌낼 장사가 어디 있겠는가.
조선일보는 보수신문의 대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올인하는 방과후 학교에 대한 문제를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다. 방과후 학교가 확실히 문제가 있긴 있는 모양이다. 총체적인 문제는 아니지만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방과후 학교가 자칫하면 사교육의 주범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수강료가 학원가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현실이지만 교육당국에서는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방과후학교 수강료는 공교육비로 보는 모양이다. 이 문제를 크게 관심두지 않는 것에서 예측이 가능하다. 사교육비가 증가한 것이 아니고 공교육비가 증가한 것이라는 뜻이다.
방과후 학교는 장소만 학교일뿐 학원과 똑같은 시스템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학생들에게 수강료를 징수하여 강사료를 지급하고, 운영비 충당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사비가 학원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우수한 강사를 초빙하기 어렵다. 따라서 앞으로 방과후 학교 교육비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지금보다 더 높아진다면 앞으로 방과후 학교는 학원과 더 힘겨운 승부를 벌여야 한다. 한층 더 높은 강의로 학생들을 끌어 들여야 한다. 학교에 내는 수강료지만 이렇게 따지고 보면 결국은 사교육비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방과후 학교로 인해 사교육비 지출이 증가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이제는 방과후 학교 강좌가 양적인 팽창에서 질적인 팽창으로 가야한다. 어느 학교가 얼마나 참여했는가에 대한 단순비교보다는 질적으로 어느 정도 목표에 도달하고 있는가에 촛점이 맞춰져야 한다. 수강생이 많다고 교육의 질이 높은 것은 아니다. 어떻게 질적인 교육을 시켰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현재까지 방과후 학교가 학교간 경쟁을 통한 양적인 팽창을 가져왔다면 앞으로는 질적으로 한층 더 발전하는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