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입시철이 다가왔다. 특히 과학고등학교는 다음주에 원서접수를 하는 학교들이 대부분이다. 과학고등학교 입시에 교사추천서가 있다. 면접대상자 선발의 기초자료로 삼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교사 추천서가 하나가 아니라는데 있다. 담임교사, 수학교사, 과학교사의 추천서가 각각 필요하다. 대략 3학년때 해당학생을 지도한 교사들이 추천서를 작성하게 된다. 세명의 교사가 추천서를 따로 작성해야 한다.
추천서 작성과정에서 더 큰 문제가 있다. 원서접수 사이트에 접속해서 교사임을 인증받아야 한다. 이과정을 거친후 추천서를 작성하거나 해당학교 사이트에서 추천서 양식을 내려받도록 한 학교도 있다. 반드시 인터넷 접속후 작성해야 하는 학교도 있다. 추천서에는 반드시 담당교사의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온라인 작성이건 오프라인 작성이건 공통사항이다. 왜 교사들의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도록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불합격한 학생들의 원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추천서를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 공개해야 한다.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
이뿐이 아니다. 추천서에 2천자 이내로 작성하라는 학교도 있다. 그런데 항목이 하나가 아니라 3개를 작성해야한다. 3개를 2천자로 작성한다면 대략 6천자를 작서해야 한다. 200자 원고지로 치면 30장 분량에 해당된다. 물론 2천자 이내로 작성하면 되므로, 그보다 훨씬 더 적은 분량을 작성해도 된다. 그러나 작성하는 교사 입장에서는 어떻게 하든지 2천자를 채우게 된다. 한자라도 더 써야 해당학생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추천서를 써달라는 학생이 한명이면 아주 다행스러운 경우이다. 대략 4-5명의 추천서를 작성해야 한다. 5명의 추천서를 작성한다고 하면, 3만자 정도의 분량이 된다. 200자 원고지 150장 분량이다. 어떻게 이 많은 추천서를 작성하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과학고등학교에서 학생선발에 중요한 자료로 교사추천서를 활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수학, 과학의 내신점수가 좋지 않으면 합격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곳이 과학고이기에 과도한 추천서 작성은 무리한 요구가 되는 것이다.
결국 추천서는 해당학생이 큰 문제가 있는지 판단하거나 해당분야에 재능이 있는가를 판단하는 자료로만 활용될 것이다. 어떤 교사가 제자가 문제가 있다고 작성하겠는가. 결국 모든 추천서는 긍정적으로 작성될 것이기 때문에 추천서로 학생들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양의 추천서를 요구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중요 확인사항만 확인할 수 있도록 간소화 해야 한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과학고등학교등 특목고 입시에서 하루속히 개선할 문제는, 추천교사의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말것, 추천서의 분량을 줄일 것 등이다. 추천서는 그야말로 논술형으로 써야한다. 빈 공간에 몇자 이내로 작성하라는 제한만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제대로 선발하기 위한 방법일 수 있지만, 중학교 교사들의 개인정보와 추천서 작성에 걸리는 시간도 고려되어야 한다. 가뜩이나 국정감사자료 제출로 정신없는 시기에 과학고등학교 추천서 작성은 분명 또하나의 업무가중에 속한다.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