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서울 대방중학교, 교장 오낙현) 3학년 학생 중에 강○○와 이○○가 있다. 지난해에는 올해처럼 직접 수업을 담당하지는 않았지만 방과후학교 수업에서 이 학생들을 만나서 지도했다. 이 학생들이 처음에 방과후 학교 수강을 할때는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부모들에게 등을 떠밀려 방과후 학교에 참여했다. 물론 학원이나 기타 사교육을 받지 않아왔던 학생들로 학교를 마치면 시간이 많이 남았던 학생들이었다.
그렇게 참여를 시작했던 방과후 학교, 1년 반정도 방과후학교 수강을 해왔다. 처음에는 중간정도의 성적이었다. 물론 다른 과목까지 확인을 하지 못했지만 필자가 담당한 과목은 그랬다. 지금은 이들 학생의 성적이 상위권이다. 문제해결력도 많이 뛰어 올랐다. 물론 방과후 학교에 그동안 한번도 거르지 않고 참여했다. 학교에서 성적향상 학생에게 수여되는 장학금도 받았다.
앞으로도 방과후 학교에 계속 참여할 것이라고 한다. 지금은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기에 중3에서 개설가능한 고등학교 예비학습을 시작했다. 앞으로 이들 학생들의 발전이 기대된다.
이 학생들이 처음부터 방과후 학교에 적극적이지는 않았었다. 처음에는 학교에서 수업이 끝난 후 야간에 다시 수업을 듣는다는 것에 대해 상당히 적응하기 어려웠던 적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한다. 그냥 수업을 열심히 듣고 복습과 예습을 할 수 있는 시간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 학생들은 최소한 방과후 학교에 참여하면서 성공을 거둔 경우이다. 처음에 참여하게 된 것은 부모님의 반 강제적 권유였지만 그 이후부터는 스스로 참여를 결정하고 수강과목도 스스로 결정했다고 한다.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기 위한 방안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앞으로도 이 학생들은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이렇다.
이 학생들은 수업시간만큼은 정말로 집중한다. 정규수업시간도 마찬가지이다. 수업중에 잘 모르는 것이 있으면 끝까지 해결하기 위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방과후 수업에 참여하는 태도도 2학년때 처음 참여했을 때와는 비교가 안된다. 본인들 스스로도 '선생님 저 많이 발전했죠?'라고 이야기를 한다. 아마도 스스로 변한 것을 느끼고 있는 모양이다. 방과후 수업에 참여한 것이 자신들에게 정말 많은 발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거의 모든 학교에서 방과후 수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생각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 이유를 필자는 이렇게 본다.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가 아니라 참여비율을 높이기 위해 학생들을 모았기 때문이다. 억지로 참여한 학생들은 도리어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더 많다. 즉 나머지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이야기이다.
어떤 학생들은 학원에서 수업분위기가 좋지 않아서 참여했는데, 방과후 학교도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참여비율 확대에만 매달린 결과로 보인다. 참여비율을 학교별로 비교하면서 경쟁을 시키기 때문에 나타나는 부작용인 것이다. 수업시간에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줄 정도라면 방과후학교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해당학생이나 나머지 학생들을 위해 바람직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든다.
이제는 방과후 학교 운영방식을 바꿔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의 자발적 참여를 우선시해야 한다. 지금까지 양적인 팽창에 매달렸다면 앞으로는 질적인 팽창을 가져오도록 하자는 이야기이다. 스스로 참여하여 공부할 자세가 되어있다면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억지로 참여한 학생들과 스스로 참여한 학생들 사이에서 과연 어느쪽이 더 효과적일 것인가는 다시 이야기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방과후학교 운영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