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 허영을 버리게 하는 교육

2014.01.10 13:45:00

우리학교에 영하의 날씨가 찾아왔다. 산중턱에 있는 학교라 시내보다 더 춥다. 그래도 학생들은 배웠던 과목의 보충을 위해 열심히 학교에서 공부를 한다. 선생님들은 방학도 반납하고 학생들의 부족을 채워주기 위해 열심히 가르치고 또 가르친다. 겨울방학이지만 우리학교에서 볼 수 있는 훈훈한 모습이다.

사람들이 버려야 할 것 중의 하나가 허영이다. 허영을 좋아하면 가정이 튼튼하게 서 갈 수 없다. 자기의 눈보다 높이 쳐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불행해진다. 자기의 눈높이를 맞출 줄 알면 만족을 얻게 되고 행복을 누리게 된다. 학생들에게 언제나 허영을 버리고 자신의 위치를 비관하기보다 만족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함을 잘 가르쳐야 할 것 같다.

프랑스의 소설가 기 드 모파상의 ‘목걸이’를 읽어보면 허영에 들떠 있는 부인이 나온다. 정말 안타까운 여자다. 마틸드 르와젤 부인이 만족을 모르고 허영을 일삼는 여자다. 현실과 동떨어진 꿈을 늘 꾼다. 르와젤 부인의 꿈은 동양품 벽지, 청동 촛대, 화려한 응접실, 난방기 옆에서 자는 하녀들, 귀중한 가구, 멋진 살롱, 훌륭한 만찬, 아름다운 새들이 수놓인 벽걸이, 송어, 암평아리, 맛있는 요리 먹고 싶은 것이 꿈이었다.

그런데 현실을 직시하지 못했다. 남편은 교육부의 하급 관리다. 수입도 얼마되지 않는다. 그러면 자기의 위치를 빨리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언제나 르와젤 부인은 미모, 맵시, 매력, 섬세함, 우아함, 유연성 있는 기지 등을 지닌 귀부인들처럼 되고 싶었다. 이러면 불행해진다. 만족을 얻을 수 없다. 감사를 찾을 수 없다. 남편에 대한 고마움도 모른다.

부인은 자신의 초라한 집, 궁상스런 벽, 닳아 해진 의자, 더러운 직물들을 볼 때마다 가슴 아팠고 괴로워했다. 분개했고 분노했다. 초라한 가구 손질 등이 초라해 보였고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었다. 생각을 바꾸면 이런 일들이 행복이고 기쁨이고 즐거움이 될 터인데 그러하지 못한 부인이 오히려 안타까울 뿐이다. 현실에 만족할 줄 알고 감사할 줄 알면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이지만 현실에 만족을 모르고 불평만 하면 모든 것이 추해 보이고 보는 것으로 인해 자신을 병들게 만든다.

남편과 같은 인물이 되도록 가르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남편은 하급관리이지만 불평하지 않았다.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고 성실했다. 누구에게든지 인정을 받았다. 절약심이 강해 저축도 많이 했다. 나중에는 교육부장관으로부터 부부초대를 받는 영광을 얻었다. 이런 교직원들이 참 많다. 드러나지 않지만 본받을 만한 분들이 참 많다. 이런 분들을 본받을 줄 아는 학생들을 키워나가야 하겠다.

장관의 초대사실을 알리니 아내는 기뻐하기는커녕 오히려 화를 내었다. 입을 옷이 없기 때문이다. 있는 옷 깨끗하게 해서 가면 되지 무슨 색다른 옷이 필요한가? 부인은 초라한 내 모습을 귀부인들 앞에 내보이는 것이 못마땅했다. 남편이 저축해 놓은 돈으로 옷을 사주었는데 그것도 모자라 귀금속도 요구했다.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하고 가면 돈도 들지 않고 더 품위가 있어 보일 것으로 생각한 남편의 생각이 옳았다. 하지만 부인은 그러하지 않았다.

친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빌려 목에 차고 가서 무도회에 가서 순간적인 대접을 받고 기분을 내었지만 목걸이를 잃어버리고 남편은 엄청 비싼 돈으로 목걸이를 사서 주인에게 돌려주었다. 그것을 사기 위해서 아버지가 유산으로 물러준 돈 전부와 여러 사람들로부터 돈을 빌렸다. 그리고 나서는 부지런히 돈을 갚기 위해서 남편은 직장 마치고 와서 다른 일을 해야만 했다.

아내는 형편이 더욱 어려웠다. 집에 있던 하녀도 내보내고 다락방 세들어 살고 거친 집안일과 지겨운 부엌일도 했다. 빨래도 직접 하고 서민층의 여자들과 같은 옷차림을 하고 시장가고 가게 가고 했다. 이제는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 결국은 10년 만에 돈을 다 갚았다. 부인의 허영과 사치로 인해 가정을 힘들게 만들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목걸이는 가짜였다. 가짜 목에 걸고 가는 것보다 차라리 남편의 말대로 생화를 꽂고 갔더라면 더욱 빛났을 것이고 가정은 평안했을 텐데.

허영과 사치는 자신을 망하게 하고 가정을 망하게 하는 한 요인이 된다. 허황된 꿈도 버리고, 자기 수준에 맞게 사는 지혜도 필요하다. 현실에 만족할 줄 알면 행복을 누리며 편안하게 살 수 있다. 그러면 원망도 사라지고 불평도 사라지며 남의 것이 그렇게 부러워 보이지 않는다.

사치, 허영을 버리게 하는 교육도 꼭 필요하다. 학생들이 남의 물건을 탐내거나 훔치는 불상사는 꼭 허영과 사치, 현실에 만족할 줄 모르는 것에서 생긴다. 이런 불미스런 행동을 막는 길은 나의 위치를 만족할 줄 아는 삶, 감사할 줄 아는 삶, 나의 나된 것 자체에서 기쁨을 얻는 삶을 살도록 교육하는 것이 새해 신경 써야 할 부분 중의 하나인 것 같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