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기'가 주는 교훈

2014.02.27 17:36:00

오늘은 봄을 재촉하는 비가 온 뒤라 날씨가 참 좋다. 봄기운이 돈다. 이번 주가 지나면 신입생을 맞게 되고 2014학년도가 시작된다. 2013학년도를 마무리하는 지금은 매우 바쁘다. 방학도 없이 학교에 나와서 일을 하시는 선생님도 보인다. 새 학년도를 준비하는 선생님도 계신다. 이런 선생님들의 노고가 새 학년도를 더욱 살찌게 만들 것이다.

최서해의 ‘탈출기’가 주는 교훈이 있다. 주인공 나(박군)은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도 꿈을 가졌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가난 때문에 굶주리고 헐벗고 비참한 생활을 하는 가운데서도 꿈을 저버리지 않았다. 웬만하면 어려운 역경 속에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삶이 더욱 피폐해질 수 있는데 주인공 박군은 그러하지 않았다. 간도로 가서라도 어머니와 아내를 잘 살 수 있게 해주려고 하는 마음이 있었다.

포기하지 않는 마음은 아름답다. 고귀한 꿈이 있기에 어려운 역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간도는 천부금탕(天賦金湯)이다. 하늘이 준 좋은 땅이다. 기름진 땅, 농사 잘 되고 쌀도 많고 산림도 많다. 이곳에 가서 잘 살아보겠다는 각오로 간도로 가게 된 것이다. 꿈은 가슴에 품은 자만이 이룰 수 있다. 꿈이 없는 사람은 아예 행동을 취할 수가 없다. 꿈이 있는 사람은 용기가 생기고 힘이 생긴다. 그리고 새롭게 시작한다.

신학년도 새 학기가 시작되는데 학생들은 나름대로 고귀한 꿈을 지녀야 하겠다. 꿈이 있으면 어떤 어려운 환경도 극복할 수 있다. 건강의 문제도, 돈 문제도, 친구 문제도, 학력 문제도 상관없다. 새로운 꿈과 비전을 갖고 새롭게 출발하면 꿈이 반드시 이루어진다.

또 주인공 박군은 생각대로 되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았다. 간도에 가서 배불리 먹고 따뜻하게 살면서 글을 읽고 농민을 가르치고 이상촌을 건선하겠다는 꿈을 품고 갔지만 현실은 이상과 달랐다. 그래도 낙심하지 않았다. 더 열심히 일했다. 무슨 일이든지 했다. 셋방살이를 시작하면서 농사를 지으려고 밭을 구했다. 빈 땅이 없었고 밭을 구하는 것도 공짜가 없었다. 땅을 사기 전에는 도조나 타조로 얻어 봐야 일 년 양식 빚도 못 되는 곳이었다. 아마추어인 박군에게 아예 농사를 주지 않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할 수 있는 일부터 하였다. 삯, 삯, 삯이라는 것이 붙는 천한 일은 하나도 빠짐없이 했다. 학생들이 공부를 하면서 어려운 일이 부딪히고 뜻대로 되지 않는다 해도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고 어련 환경을 잘 극복하는 지혜가 꼭 필요하다.

또 하나 배울 점은 아무리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어머니에 대한 효를 다한 점이다. ‘나의 살이 찢어지고, 뼈가 부서지는 것은 참을 수 있으나, 내 눈 앞에서 사랑하는 늙은 어머니와 아내가 배를 주리고 남의 멸시를 받는 것은 참으로 견디기 어렵다고’고 박군은 말하고 있다. 어머니의 굶주림을 면케 하기 위해 애를 썼다. 심지어 임신한 아내가 부엌에서 귤껍질을 먹는 것을 보고서 오해를 하고 배신감을 가질 정도로 어머니를 먼저 생각하였다. 대단한 인물이다. 본을 받아야 할 인물이다.

부모님을 사랑하는 마음은 아무리 가져도 지나치지 않다. 부모님이 있었기에 내가 있는 것이다. 학생들이 부모님을 사랑하는 마음, 부모님께 정성을 다하는 마음을 지니면 부모님은 한없이 기뻐할 것이다.

끝으로 힘든 일이 있어도 가족이 모두가 하나가 되어 힘을 모은 점이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원망하고 싸우기 쉽다. 그런데 박군의 가족은 모두가 열심히 일을 하였다. 박군은 구들도 고쳐 주고 가마도 붙여 주고 여름 불볕에 삯김도 매고 꼴도 베어 팔았다. 어머니와 아내는 삯방아를 찧고 강가에 나가서 부스러진 나뭇개비를 주워 연명해 나갔다. 하나 됨이 너무 아름답다. 어떤 어려운 일이 있어도 분열하지 않고 모두가 하나가 되어 힘을 합쳐 나가면 무슨 일이든지 쉽게 이겨낼 수 있고 해결해 나갈 수가 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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