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님께 하고 싶은 말

2014.04.04 11:54:00

오늘은 2014학년도 첫 학교공개의 날이다. 학부모님들께서 학교를 방문하시는 날이다. 학부모님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학교를 방문할 것이다. 많은 기대와 부푼 꿈을 품고 학교를 찾을 것이다. 오늘 참석하시는 많은 학부모님들이. 평생 기억에 남는 학교방문의 날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을 품게 된다. 오늘 오시는 학부모님들에게 무슨 말을 들려줄까? 고심을 하였다. 이런 말씀을 들려주어야지 하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정리해 보았다.

첫째, 학부모님, 오늘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무엇을 생각하셨습니까? 하고 질문을 하고 싶다. 돈 생각이에요? 아니면 남편? 자식, 음식장만, 친구, 아니면 선생님 생각? ‘선생님 생각하신 분 손 들어보세요. 아마 없을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시면 선생님 생각 좀 하시면 좋겠습니다. 선생님이 건강해야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자식만 생각하지 말고 돈 생각하지 말고 선생님 생각 좀 하시면 안 될까요? 저는 아침에 일어나면 학교를 위해서 기도를 합니다. 학생들, 선생님들, 교직원들이 건강하게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이게 선생님에 대한 관심이요, 배려입니다. 선생님이 잘 되어야 학생들이 잘 됩니다. 선생님들이 건강하게 잘 가르쳐야 학생들의 실력이 부쩍 늘어납니다.

둘째, 학부모님, 무엇을 잃었습니까? 돈입니까? 건강입니까? 남편? 자식? 자기자신, 청춘을 잃었습니까? 잃은 것 오늘 다 찾으세요. 우리 학교는 벚꽃도 활짝 피었습니다. 개나리도 피었습니다. 뒷산의 진달래도 피었습니다. 산유화도 피었습니다. 목련도 피었습니다. 민들레도 피었습니다. 꽃도 있고 새들도 있습니다. 시퍼런 보리도 있습니다. 풀도 있습니다. 생명을 볼 수 있습니다. 기운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특히 청춘을 찾으세요. 수업도 해보시고, 운동장도 밟아보시고, 점심식사도 학교식당에서 해 보시고 학교정원도 둘러보세요, 그리고 뒷산에도 올라가 보세요. 청춘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학부모님, 공부하십니까? 영어와 제2외국어를 공부하세요. 우리 애들이 하는 전공어와 부전공어를 해보세요. 그러면 공부가 얼마나 힘든지 알 거예요. 그러면 자녀에게 공부가 힘들지? 하고 격려해줄 수 있어요. 그렇지 않고 공부 못한다고 남과 비교하면서 꾸중하는 것은 아닙니다.

넷째, 학부모님, 책을 읽으십니까? 책 좀 읽으세요. 책 속에 지혜가 있다. 책은 선생님이다. 책은 방향이다. 책을 읽으면 인성에 도움이 된다고 하면서 책을 읽지 않으시면 학생들이 무엇을 배우겠습니까? 부모님의 책 읽는 모습 보면서 애들도 배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 학교 1학년 학생 중에는 천 권의 책을 읽고 입학한 학생이 있습니다. 우리 학교에는 아침마다 30분 독서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다섯째, 학부모님, 글을 쓰고 있습니까? 부모님의 쓰시는 글이 최고의 글이요, 최고의 작품이 되고 최고의 책이 됩니다. 메모하는 습관도 기르시고 특히 학습실에 가서 자기 애들의 책상에 앉아 편지도 하나 쓰시면 좋겠습니다. 부모님의 친필로 쓴 편지를 학교 공부하는 책상에서 받으면 감동을 받을 것입니다.

여섯째, 학부모님! 시부모님 특히 시어머니 좋아하십니까? 아마 좋아하시는 분이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시부모님이 시골에서 오랜만에 오신다고 하면 엄청 부담이 될 것입니다. 밥맛도 없고 소화도 안 되고 무엇을 대접할까? 언제 가실까? 선생님에게는 학부모님이 시부모님 특히 시어머니처럼 보일 것입니다. 오늘 오신다고 해서 엄청 부담을 느낄 것입니다. 수업준비를 하느라, 복장에도 신경 써야 하고 외모도 신경 써야 하고, 행동거지도 신경 써야 하고 학부모님을 만나면 어떻게 대하고 말씀을 해야 할지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이 쓰일 것입니다. 지혜로운 시어머니가 되시길 바랍니다. 선생님은 며느리입니다.

이런 말씀을 하고 싶다. 나도 벌써부터 설렌다. 어린애 모양.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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