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학부모님 동아리활동 하는 날

2014.04.14 10:01:00

신나는 토요일이다. 밖에 나오니 새들이 노래하고 꽃들이 웃음 짓고 학생들은 열심 히 달리면서 인사한다. 운동장에는 남학생들이 공을 찬다. 토요일 아침 이런 학교는 잘 없을 것 같다. 공기는 신선하다. 아니 차다. 건강을 해칠 것 같다. 춘한노건(春寒老健)이란 말이 생각난다. 봄의 추위와 늙은이의 건강은 예측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럴 때 건강관리도 잘 해야 할 것 같다.

토요일 아침인데 기분이 참 좋다. 식당 앞에는 행정실장님, 당직주사님, 사감장 선생님, 두 사감선생님이 함께 있었다. 이런 날은 잘 없었다. 모두가 학교에 주무셨다. 행정실장님도, 교감 선생님도 마찬가지다. 사감장 선생님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이 있는 곳에 선생님들이 계시니 학생들은 안심하고 학교생활을 할 것 같다.

오늘은 학생들의 동아리활동은 물론 학부모님들의 동아리활동이 있는 날이다. 우리 학교에는 학부모님들의 동아리활동을 펼치고 있다. 학부모님들이 원하는 동아리활동을 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학교를 개방하는 것도 되고 학부모님들이 학교에 대한 관심도 가지게 되는 것도 되고 취미활동을 살려 보다 윤택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게 되니 참 좋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께서 수업하시는 모습과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고 곱다. 학교생활이 왜 행복이냐 하면 많은 학생들과 함께 하기 때문이다. 주변에 사람이 없는 사람은 외로운 사람이다. 외로운 사람은 불행하다. 주위에 사람이 많은 사람은 복이 많은 사람이다. 덕이 많고 행복한 사람이다. 그래서 우리 선생님들은 행복한 선생님이다.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매일 사랑을 베푼다. 내가 아니, 아무 사랑도 베푸는 것 없는데? 아니다. 수업하는 것이 덕을 베푸는 것이다. 자기가 힘들게 배운 것, 어렵게 알아낸 것, 돈 들여 터득한 것을 학생들에게 나누어주고 있으니 그게 바로 사랑이 아니고 무엇인가?

교육은 사랑이다. 사랑이 있으면 교육은 생기가 있다. 사랑이 있으면 교육은 활기차다. 사랑이 있으면 수업이 힘들지 않다. 힘이 들어도 재미가 있다. 사랑 때문이다. 사랑을 밑천으로 학생들에게 가까이 하면 학생들은 선생님의 사랑을 먹고 튼튼하게 잘 자라게 된다. 학생들을 내 아이처럼 생각하면 학생들은 엄청 행복해하고 안정감을 유지하면서 학교생활에 만족하게 된다.

선생님은 학생들을 내 자식처럼, 내 동생처럼 생각하고 가르치면 기분이 절로 좋아지고 힘도 절로 생긴다. 내 자식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다. 있다면 정상적인 부모가 아니다. 교실을 내 집처럼 사랑하면 주인의식도 생기고 교실은 절로 깨끗해지고 전기도 아끼게 되고 학교 전체가 환하게 된다. 학교를 내 집처럼 사랑하면 언제나 빛나게 된다.

선생님들이 전 교직원들을 내 형제자매처럼 생각하면 서로 아끼게 되고 서로 위로해 주고 서로 격려해 주게 된다. 남의 단점을 찾아내지 않는다. 동생의 단점을 찾아 꾸짖는 형은 잘 없다. 나에겐 누님 한 명과 형이 둘이나 있어도 잘못이 많은 나에게 한 번도 잘못을 꾸짖거나 나무라지 않았다. 허물이 보이면 덮어주고 허물이 나타나면 덮어주려고 하지 들추어내려고 하지 않았다. 형제애 때문이다.

명심보감에는 ‘책인지심(責人之心)’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남을 꾸짖는 엄격한 마음을 말한다. 사람은 남의 잘못에 관심이 많다. 남의 단점은 잘 찾아낸다. 남의 잘못은 누구나 쉽게 찾는다. 이런 명확한 눈으로 남을 나무란다. 이게 지나치면 안 된다.

남의 단점과 잘못과 허물이 보이면 그 명확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습관을 가지는 게 좋다. 자신에게 관대함을 남에게 돌릴 줄 아는 이가 성숙한 이다. 자신을 변화시키는 지름길이 된다. 남에 대한 관심을 가지되 남의 허물에 대한 관심은 가질 필요는 없다. 남이 잘 되고 남이 건강하고 남이 성공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다.

자신에게 엄격해야지, 남에게 엄격하면 도움이 안 된다. 남에게 엄격하게 해서 자신의 권위를 세우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아무리 그렇게 해도 권위가 세워지는 것이 아니고 존경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자신에게 엄격하게 해서 자신을 날마다 새롭게 변화시키는 것이 남으로부터 존경받는 대상이 될 수 있다. 남이 자기를 잘한다고 해야지, 내가 스스로 잘한다고 하면 그건 우스운 짓이다.

'남에게 너그럽고 나에게 엄격한 사람이 군자'라고 하는 이도 있다. 군자는 인품이 반듯하고 실력이 있는 자를 말한다. 군자와 같은 이를 만드는 것이 우리 학교의 교육목표와 일치한다. 남에게 넓은 마음, 자신에게 엄한 마음을 가지면 인품이 좋아지고 여기에다 실력까지 갖추면 군자가 될 수 있다.

군자는 따로 없다. 우리 학교의 선생님이 모두 군자다. 우리 학교의 교직원들이 모두 군자다. 군자가 되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아주 쉽다. 좋은 사람 되고 작은 것 하나라도 자기의 힘으로 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군자다. 성실하고 유능하면 군자다. 내가 졸업한 고등학교의 교훈이 '유능하고 성실한 인재가 되자'이다. 이게 결국 군자가 되자는 말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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