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 같은 선생님

2014.06.09 14:27:00

왕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도덕경의 66장을 보면 답이 나온다. “강과 바다가 능히 모든 계곡의 왕자가 될 수 있는 까닭은 강이나 바다가 아래에 있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강과 바다가 왕자가 될 수 있는 까닭은 아래에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모든 계곡보다 아래에 있기 때문에 모든 계곡의 왕자가 될 수 있었다.

왕자가 될 수 있는 비결은 겸손함이다. 사람은 누구나 높아지기를 원하고 앞서기를 원한다. 경쟁심리는 누구나 있다. 하지만 앞서는 자는 많지 않고 높아지는 자도 많지 않다. 왕자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낮아져야 한다. 이것은 자연이 가르쳐주는 교훈이다. 자연의 이치를 따르면 누구나 왕자가 될 수 있다.

사람이 높아지려고 하면 모든 사람들이 싫어한다. 높아진다는 것은 남에게 큰 짐이 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나에게 무거운 짐이 되는데 누가 그를 좋아하겠는가? 아무런 짐이 되지 않아야 좋아하지 가벼운 짐이든 무거운 짐이 된다면 좋아할 리 없다. 그러므로 높은 자가 되려고 하는 자는 남에게 짐을 지우지 않아야 한다. 자기의 짐의 자기가 져야지 남에게 짐을 지게 하면 안 된다.

짐을 벗게 하기 위해서는 말(言)로써 자꾸 낮아져야 한다. 상처주는 말, 부담주는 말, 힘들게 하는 말은 삼가야 한다. 칠거지악이라는 말이 있다. 아내를 내쫓는 이유가 되던 일곱 가지 사항을 말한다. 그 중의 하나가 말이 많은 것이다.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적다. 가정에 평온을 깬다. 그래서 말이 많은 아내는 쫓겨나는 사유가 되기도 하였다.

높은 사람이 말을 많이 하는 것은 아랫사람에게 짐을 지우는 것과 같다. 말을 적게 해야 하든지 말을 하지 않든지 하는 것이 자신을 낮추는 길이다. 또 말로써 자꾸 짐을 지우면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 사람은 높은 자가 될 수 없고 되어도 오래가지 못한다.

앞서려고 하는 자는 언제나 뒤에 있는 것이 좋다. 앞에 있으면 언제나 많은 사람들의 장애물이 된다. 지도자는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자기의 갈 길을 잘 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하는데 자기가 앞자리에 서서 가는 길을 방해한다면 누가 좋아하겠는가? 제발 뒤로 물러서기를 바란다.

스키경기를 보면서 얻는 것은 앞을 나가기 위한 선수는 언제나 뒤에서 따라간다. 때만 기다린다. 때가 되면 앞을 치고 나간다. 이런 선수가 승리할 수 있다. 남에게 방해가 되는 지도자를 아무도 원치 않는다. 방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뒤로 물러서든지 옆으로 서든지 해야지 맨 앞에서 서서 자신을 드러내면 머지않아 자기 위치를 빼앗기고 만다.

지도자가 아래에 있고, 뒤에 있거나 옆에 있으면 따르는 이들은 지도자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서 무거워하거나 장애물로 생각하지 않고 언제 앞세우려고 하고 따라가려 한다. 아래에 있으면 좋은 점이 참 많다. 큰 바다나 강을 이룬다. 많은 고기를 기를 수 있다. 온갖 더러운 것까지도 안을 수 있는 품이 생긴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언제나 그리워한다.

뒤에 있거나 옆에 있어도 좋은 점이 참 많다. 부담이 없다. 언제나 맨 뒤에 위치에 있으니 빨리 달리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키지 않아서 좋다. 여유가 생긴다. 생각도 깊어진다. 편안하다. 사고도 덜 난다. 차를 앞서 모는 사람들 보면 늘 불안하다. 언제 사고가 날지,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지 모른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지도자다. 언제나 자신을 낮추고, 자신의 자랑을 멈추고, 늘 학생들을 앞세우고, 학생들을 칭찬하고 높이며, 학생들에게 힘이 되어 주면 참다운 지도자라 할 수 있고 왕자 같은 선생님이라 할 수 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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