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축구전이 주는 교훈

2014.06.18 09:31:00

오늘은 모두가 하나가 되는 날이었다. 브라질에서도, 광화문에서도, 거리에서도, 학교에서도, 세계에서도 태극기가 휘날리는 날이었다. 함성이 터져 나오는 날이었다. 1대1의 무승무라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잘했다.

나도 오늘을 기대했다. 응원을 하기 위해 기숙사에서 학생들과 함께 잠을 잤다. 학교식당에서 아침 6시 40분에 식사를 했다. 축구경기를 보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보았다. 가슴이 뛰기도 하였고 졸이기도 하였다. 박수도 나왔고 탄성도 나왔다. 모두가 그러했을 것이다.

한-러 축구전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있었다. 교만하면 안 되겠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감독은 교만했다. 한국 축구실력을 우습게보았다. 인터뷰를 하면서 한국 선수들의 이름을 알 필요가 없다고 했다.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이었다. 또 그들은 축구장의 도시에 일찍 도착해서 적응을 하고 연습을 하지 않았다. 한국 선수들의 실력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감독의 이런 교만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이기지 못했고 진땀을 흘리며 비기는 데 만족했다.

그들이 겸손한 자세로 한국인의 선수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대비를 했다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을까 싶다. 더 코를 납작하게 해주도록 역전승을 가져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그래도 잘했다. 혼을 내 주었다. 교만하면 망함을 보여주는 게임이었다.

기본기를 더욱 갈고 닦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적인 개인기가 없으면 강한 팀을 만나  이길 수가 없다. 기본기가 없으면 기회가 와도 번번이 기회를 놓치고 만다. 좋은 기회를 여러 번 가졌어도 공기 공중으로 뜨기도 하고 옆으로 빗나가기도 했다. 공을 잡으면 앞으로 치고 나갈 수 있는 돌파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보이지 않았다. 계속 옆으로 돌리고 뒤로 돌리고 하였다. 답답하였다. 기초교육이 참 중요하다. 모든 과목에서도 마찬가지다. 축구를 공부하는 이들에게도 기본교육, 기초교육을 잘 받아야 축구의 발전이 있을 것 같다.

심판은 공정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정한 심판은 경기의 핵심이다. 심판이 공정하지 못하면 어떤 게임이든 재미가 없다. 오늘 경기도 공정하지 못했다. 한국 선수들이 파울을 하지 않았는데 경고를 주기도 하고 러시아 선수가 파울인데도 파울이 아니라고 넘어가기도 하였다. 주심이 잘못해도 주심을 바꿀 수는 없다. 그러면 어찌해야 하나? 주심을 바꾸려고 하지 말고 선수가 바뀌어야 한다. 어떨 때 경고가 되는지를 알고 조심을 해야 한다. 그래야 유능한 선수가 될 수 있다.

학교에서는 공정한 평가가 참 중요하다. 시험철이 다가오고 있다. 학생들의 실력을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모든 학생들이 같은 조건 속에서 공정한 평가를 받도록 선생님들은 유의해야 하겠다.

감독의 용병술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홍 감독님의 적절한 시기의 선수교체는 빛났다. 부지런함의 상징인 이근호 선수의 교체가 빛을 발했다. 골의 주인공이 되었다. 감독의 지혜가 뛰어나야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러시아 선수들이 이길 것이라고 장담을 했지만 그러하지 못했다. 그것은 홍 감독님의 지혜 때문이다. 홍 감독님의 지혜는 다음 경에서도 빛을 발할 것이라 생각된다.

상대방의 선수를 빨리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반전에 여러 번 중거리슛을 했을 때 골키퍼가 볼을 잡지 못하고 여러 번 튀어나오는 것을 보았다. 이것을 선수들이 미리 간파했더라면 더 좋은 기회를 잡아 골을 넣을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전에 선수들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접 뛰면서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해서 대비하면 더 좋은 성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6월 24일 새벽 4시에 알제리와의 2차전이 기대된다. 한국 선수들의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과 단결력이 한데 어우러져 알제리를 압도하여 승리의 기쁨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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