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같은 선생님 (6)

2014.06.26 18:37:00

성인 가운데 한 사람이 공자다. 사서삼경의 맹자 만장 하 제1장에 보면 맹자께서 네 사람의 성인을 소개하고 있다.

(孔子聖之時者也, 공자성지시자야) 孔子는 聖 중에서도 時한 者(때에 맞게 하신 분)이시다. 빨리 떠나야 할 때에는 빨리 떠나고, 오래 있어야 할 때에는 오래 있고, 머물러 있어야 할 때에는 머물고, 벼슬할 수 있을 때에는 벼슬하신 이가 孔子이셨다.

공자는 때를 아는 성인이시다. 농부와 같으시다. 농부가 농사를 지을 때 가장 중요시여기는 것이 때이다. 때를 놓치면 한 해 농사를 망친다. 때를 알고 농사를 지으면 풍작을 이룰 수 있다. 때를 아는 선생님. 가르칠 때를 아는 선생님, 배울 때를 아는 학생은 지혜로운 이다.

孔子는 도리를 아는 성인이었다. 공자가 제齊나라를 떠나실 적에는 밥하려고 일어 놓았던 쌀을 건져 가지고 갔지만, 노魯나라를 떠나실 적에는 '내 발걸음이 왜 이다지도 무거우냐' 라고 말씀하셨다。父母의 나라를 떠나는 道理였다。

또 한 사람의 성인은 백이다. 청렴결백한 성인이다. 만장 하 제1장에서는 맹자가 네 성인을 소개하고 있다. <백이伯夷는 聖 중에서도 淸한 者요, (맑으신 분) 이윤伊尹은 聖 중에서도 任한 者요, (떠맡은 분) 유하혜柳下惠는 聖 중에서도 和한 者요, (調和하신 분) 孔子는 聖 중에서도 時한 者이시다。(때에 맞게 하신 분)>

백이는 성인 중에도 청한 자라고 하였다. 맑으신 분이라 하였다. 깨끗한 분이라고 하였다. 맹자는 백이에 대해서 이렇게 소개했다.

<백이伯夷는 눈으로는 부정한 것을 보지 않았고, 귀로는 부정한 소리를 듣지 않았다.바른 임금이 아니면 섬기지 않고, 바른 民이 아니면 부리지 않았다. 세상이 잘 다스려졌을 때에는 나아가 다스렸고, 혼란할 때에는 물러났다.횡포한 정치를 하는 조정에나 횡포한 백성들이 사는 곳에는 차마 살지 못했다.주紂의 세상 때에는, 北海의 변두리에 살면서 天下가 맑아지기를 기다렸다.그러므로, 백이伯夷의 기풍을 듣게 되면, 탐욕한 사나이가 청렴해지고 나약한 사나이가 지조를 갖게 된다.> 백이에게서 청렴도 배우게 되고 지조를 갖도록 한다. 백이는 맑은 물과 같고 천의무봉의 맑은 하늘과 같다. 백이와 같은 선생님이 바로 성인 같은 선생님이다.

이윤은 성인 중에서도 임한 자다. 하기 싫은 일을 스스로 떠맡은 자이다. 우리 선생님들이 본받아야 할 분이다. 일이 무겁고 번거로우면 대부분 하기 싫어한다. 하지만 이윤은 반대였다. 이윤은 먼저 깨달은 자(선각자), 천하의 무거움으로서 스스로 떠맡은 자다. 무슨 일이든 남이 하기 싫은 무거운 일은 마다하지 않고 스스로 무거운 짐을 질 줄 알았다.

그리고 유하혜柳下惠는 성인 중에서 화한 자다. 조화를 이룰 줄 아는 분이다. 더러운 임금을 부끄러워 않고, 작은 벼슬을 사양하지 않았다.나아가서는 자기의 어짐(賢)을 숨기지 않아서, 반드시 그 道理로서 하였다.버림을 받아도 원망하지 않으며, 곤궁에 빠져도 근심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시골 사람과 살면서도 너그럽게 대하고, 차마 떠나지 못했다. 그러므로 유하혜柳下惠의 기풍을 듣게 되면 비루鄙陋한 사나이가 너그럽게 되고, 천박한 사나이가 후덕하게 된다. 유하혜는 조화의 인물이다. 어떠한 사람도 너그럽고 후덕한 사람이 되게 한다.

학교와 같은 공동체에서 조화의 인물은 꼭 필요하다. 조화를 이루면 아름다움을 창출한다. 아름다움은 마음을 맑고 깨끗하게 하며 평온을 가져오게 한다. 조화를 이루면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 평화를 얻게 된다. 흐르는 물, 푸른 나무, 평화로운 안식처, 천의무봉의 하늘, 화려한 색상, 찬란한 햇살.

네 사람의 성인을 보면서 성인과 같은 선생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