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은 부귀를 탐하지 않고 양심을 따르는 자다. 옛날에는 사람이 다른 고을이나 다른 나라에 갈 때, 여관에서 자지 않고 주로 개인의 집에서 묵는 관습이 있었는데, 누구의 집에서 묵는가 하는 것이 그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있었다. 부귀를 탐하는 사람은 주로 권력 있는 사람의 집에서 묵기를 희망했을 것이고, 양심을 따르는 선비는 정직한 사람의 집에서 묵기를 희망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孔子가 위衛나라에서는 옹저癰疽의 집에 거처를 정하셨다.>는 말이 있는데 만약 옹저의 집에 거처했다면 부귀를 탐하는 자로 몰리기 때문에 맹자의 제자인 만장이 맹자에게 물은 것이다. 옹저는 종기를 치료하는 의사의 이름이라 한다. 맹자는 공자가 옹저의 집에 거처를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부귀한 사람의 집, 권력이 있는 집을 택하지 않았다.
공자는 자리를 탐내지 않았다. 위衛나라에서는 안수유顔讐由의 집에 거처를 정했다. 미자彌子의 아내는 자로子路의 아내와 자매지간이다。미자彌子가 자로子路에게 <孔子께서 우리 집에 거처를 정하고 계시면 위衛나라 경卿 자리는 얻을 수 있을 것이오>라고 했다.자로子路가 이 말을 아뢰니 孔子는 '天命이 있느니라' 라고 말씀하셨다.
공자께서는 위나라에서는 안수유의 집에 거처를 정했다. 미자의 집에 거처를 정했다면 위衛나라 경卿 자리를 얻을 수 있었지만 천명(하늘의 뜻)이 있다고 하면서 미자의 집에 거처를 정하지 않았다. 공자다운 선택이었다.
성인은 현량한 사람이다. 지혜로운 사람이다. 의를 아는 사람이다. 맹자의 <만장 상 제9장>에는 백리해라는 사람이 나온다. 백리해는 현량한 사람이다. 지혜로운 사람이다. 의를 아는 사람이다. 사람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다. 이와 같은 사람은 성인과 같은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요즘 벼슬을 하기 위해 난리다. 사람이 해서는 안 될 일을 서슴지 않고 한다. ‘벼슬을 위해 무슨 일을 못하겠는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벼슬을 얻지도 못하고 얻어도 오래 가지 못한다.
벼슬을 너무 좋아하면 안 된다. 벼슬을 좋아하는 것보다 정직한 사람 되는 것을 좋아하는 게 낫다. 벼슬을 좋아하는 것보다 지혜로운 사람 되는 게 낫다. 벼슬을 좋아하는 것보다 의를 좋아하는 것이 낫다.
온갖 수단과 방법이 순간적으로는 통할지 몰라도 그건 오래가지 못한다. 능력이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벼슬을 오래 유지하지 못한다. 능력이 있어도 성품이 좋지 않으면 역시 오래가지 못한다. 머지않아 벼슬을 내려놓고 만다.
요즘은 진심이 통하는 사회다. 정직이 통하는 사회다. 바르게 해서 벼슬을 얻는 사람은 오래간다. 비록 자리를 얻는 게 늦어도 안달하면 안 된다. 얻지 못한다고 수준 낮은 방법을 선택하면 부끄러움과 수치를 당한다.
우리 선생님들도 성인 같은 선생님이라 감히 말할 수 있다. 아무도 벼슬을 원치 않는다. 부귀를 탐하지 않는다. 정직을 일삼는다. 의를 행하려고 한다. 늘 깨끗한 삶을 산다. 인품이 뛰어나지 않으면 선생님 할 수 없다.
고귀한 성품을 지닌 제자를 양육하는 것이 교사의 사명임을 알고 오직 학생들 가르치는 데만 관심을 가지고 집중하게 된다. 이런 선생님을 알아주는 사회가 되어야 사회가 건전한 사회가 되고 건강한 사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