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같은 선생님 (36)

2014.09.19 12:01:00

요즘 일교차가 심해 감기에 걸리기 쉽다. 감기에 걸리면 선생님도 힘들고 학생들도 힘들다. 건강이 좋은 교육을 하기 위해 가장 먼저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다. 무엇보다 감기에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성인은 사람을 의심하지 않는다. 「사람을 썼으면 의심하지 말라. 일단 썼으면 의심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참으로 상식적인 처세의 지혜를 언급한 말이다. 성인은 사람을 쓸 줄 안다. 한 번 쓰고 나면 절대 의심하지 않는다.

성인 같은 선생님도 사람을 의심하지 않는다. 믿음을 주는 교육은 학생들을 굳게 세우는 비결이다. 사람을 의심하는 이는 자기도 남에게 똑같은 의심을 받는다. 학생을 믿어주면 학생은 선생님을 따르게 되고 말씀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성인은 언제나 바쁘게 산다. 「동진 왕희지의 아들 왕헌지가 산음도를 걸어가니, 산천이 스스로 서로를 비추고, 사람이 응접할 겨를 없게 한다. 산음도를 걸어가는데, 산과 내가 한데 어우러져 서로를 돋보이게 만드니 하나하나 감상할 겨를이 없을 정도다.」 일에 치이면 생각할 겨를도 없게 된다.

성인 같은 선생님도 정말 바쁘게 산다. 식사할 겨를도 없다. 가르치고, 연구하고, 지도하고, 도우고… 바쁜 것은 좋은 것이다. 바쁘다고 불평하는 이는 성인 같은 선생님이 아니다.

성인은 머리가 총명하다. 하나를 듣고 열을 한다. 「공자가 자공에게 너와 안회 중 누가 나으냐? 하고 묻자, 자공은 안회가 훨씬 뛰어나다고 말하면서, 회는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압니다. 저는 하나를 들으면 둘을 알 뿐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공자는 기뻐하며, 그만 못하지. 나도 너도 안회만 못하지,라고 말했다.」 안회에 대한 무조건적인 칭찬이다. 총명한 이에 대한 칭찬이다.

성인 같은 선생님도 총명하다.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안다. 아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르치면서 몇 십 배의 결실을 얻게 한다. 이에서 보람을 얻는다.

성인은 언제나 가까이 있는 친구가 된다. 멀리 있는 친척이 도움이 되지 않음을 안다. 필요한 곳에 언제나 가까이 있다. 「춘추시대 노라라 목공은 이웃 제나라를 두려워하여 자식들을 먼 곳에 위치한 강국 진나라와 형나라에서 벼슬살이 하게 했다. 이에 대해 중신 한 명이 불이 났는데 물을 바다에서 가져오려 하면, 아무리 바닷물이 많다 하더라도 불을 끄지는 못합니다. 먼 데 있는 물로는 가까운 데서 난 불을 끄지 못합니다, 라고 간했다. 제나라가 급히 공격해 올 때, 먼 데 있는 진나라와 형나라는 의지할 곳이 못 된다는 말이다.」멀리 있는 것은 긴급할 때 도움이 되지 않음을 성인은 안다. 그래서 언제나 필요한 이의 가까이에서 도움을 준다.

성인 같은 선생님은 언제나 가까이에서 필요한 이의 도움이 된다. 멀리서 도움이 되지 않는 이가 아니라 가까이서 도움이 되어주는 진정한 협력자다.

성인은 어느 누구에게도 헛소문을 퍼뜨리지 않는다. 「개 한 마리가 형체를 보고 짖으면 백 마리의 개가 그 소리를 듣고 따라 짖는다. 후한의 왕부가 지은 잠부론 현난편에 보이는 옛 속담이다. 개 한 마리가 무언가 형체를 보고 짖으면, 그 소리만 듣고 다를 개들이 일제히 따라 짖는다. 한 사람이 헛소문을 전하면 만 명이 사실인 양 전한다. 한 사람이 헛소문을 퍼뜨리면, 많은 사람이 그것을 진실인 양 전한다. 현대의 사회적 패닉도 이같은 경로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성인 같은 선생님은 군중심리에 빠지지 않는다. 정보를 정확히 파악한다. 진실된 것만 말한다. 거짓을 진실인 양, 헛소문을 사실인 양 퍼뜨리지 않는다. 선생님의 입은 많은 학생들의 입으로 통해 빠른 속도로 번져 나간다. 그러기에 늘 입을 조심한다. 입이 무겁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