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같은 선생님 (39)

2014.09.29 09:30:00

성인은 일과 장소에 따라 적절하게 대처할 줄 안다. ‘장소가 다르면 용도가 다르다’는 말이 있다. 전국시대 조나라 무령왕이 한 말이다. 북방 이민족이 입는 기능적인 복장과 기마전 전법을 받아들여 군사력을 강화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왕은 호복 착용에 앞장서고, 중신의 반대를 억누르기 위해 논의를 거듭했다. 이 말은 이의를 제기하는 숙부를 설득할 때 한 말로 <일이 다르면 예법이 바뀐다.> <장소가 다르면 예법이 바뀐다> <장소가 다르면 쓰이는 길이 바뀌고, 일이 다르면 예법도 바뀐다.> <장소가 달라지면 물건도 바뀐다> 모두가 상통하는 말이다.

성인 같은 선생님도 시와 장소에 따라 적절한 방법으로 대처할 줄 안다. 선입견으로 고집을 내세우지 않는다. 환경에 따라, 특성에 따라 바꿀 줄 안다.

성인은 자기의 유익을 위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발을 잘라 신발에 맞추다’는 말이 있다. <대저 기르는 방법으로 기를 대상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비유하자면 발을 잘라 신발에 맞추고 머리를 깎아내 관에 맞추는 것과 같다> 주민을 기르는 수단인 영토를 지키려고 해당 주민을 전쟁에 내몰아 피해를 입히는 것은 <발을 잘라 신발에 맞추고 머리를 깎아내어 관에 맞추는 것 같은 짓이다.> 이렇게 함은 성인이 할 일이 아니다.
성인 같은 선생님은 발을 잘라 신발에 맞추는 어리석은 짓은 않는다. 자기의 유익을 위해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더욱 하지 않는다. 오직 학생을 위하고, 학부모님을 위하고, 학교를 위하고 교육을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성인은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는다.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하지 않는다. 맹자가 군사력을 통해 천하를 지배하려던 제나라 선왕에게 <나무에서 물고기를 구하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나무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잡으려고 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짓이다. 목적과 방법이 어긋나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것은 어리석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성인 같은 선생님은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는다. 아무도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하려고 하지 않는다. 선생님은 지혜롭다. 바른 목적과 방법으로 무엇이든 이루려고 한다.

성인은 흉내 내지 않는다. 흉내를 내다 경박하게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호랑이를 그리려다 개 비슷하게 된다. ‘후한의 마원이 <이른바 호랑이를 그리려다 못 그리면 도리어 개 비슷하게 된다> <호랑이를 그리다 완성하지 못하고, 거꾸로 개 비슷하게 된 일을 가리킨다.> ’마원은 형의 두 아들이 당시의 호협 두계량을 흉내 내는 것을 염려하여 계량을 따라하다가는 자칫 천하에 경박한 사람이 된다고 하면서 흉내 내지 않도록 했다.

성인 같은 선생님은 흉내를 내다 경박하게 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성인은 피해를 없애려다 도리어 피해가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땔감을 끌어안고 불 끄러 간다. ‘전국책 위책에 나오는 말이다. 전국시대 말, 진에 대패한 위 안리왕이 토지를 할양하려고 하자, 중신 손신은 <땅을 가지고 진을 섬기는 것은 비유하자면 땔감을 끌어안고 불을 끄러 가는 것과 같습니다. 땔나무가 다 없어지지 않으면 불은 꺼지지 않습니다.> 범인은 <불난 집에 부채질 한다>

성인 같은 선생님은 피해를 없애려다 도리어 피해가 확대되도록 하지 않는다.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못된 짓은 하지 않는다.

성인은 임기응변에 능하다. 장수가 군중에 있으면 군주의 명령이라도 받들지 않을 수 있다. ‘춘추시대의 병법가 손무가 한 말이다. 대장을 맡은 이는 군중에 있을 때는 군주의 명령이라도 받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장수가 바깥에 있으면 군주의 명령이라도 받들지 않을 수 있다.

성인 같은 선생님은 임기응변으로 잘 대처해야 할 때가 있다. 이런 선생님은 지헤로운 선생님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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