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같은 선생님 (40)

2014.10.02 09:07:00

비는 우리는 유쾌케 한다. 적은 비이지만 참 좋은 비다. 더러운 먼지를 씻어주니 참 고맙다.우리는 종종 자연의 고마움을 잊을 때가 많다. 감사를 잊지 않는 삶이 자신을 윤택하게 하는 삶이다.

성인은 만족을 안다.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범인은 만족을 몰라 괴롭다. 이미 농이 평정되었는데 다시 촉을 바라본다. 인간의 욕망에는 한계가 없다. 농을 얻었는데 또 촉을 갖고 싶어 하니 이런 이는 범인이다.

성인 같은 선생님은 만족을 안다. 욕심을 채우지 않는다. 한 가지 욕망을 이루면 그 이상을 바라지 않는다. 오직 욕심이 있다면 학생들을 바르게 성장시키는 것밖에 없다.

성인은 신중하다. 엎질러진 물은 그릇에 다시 담을 수 없음을 안다. 그래서 일마다 신중을 기한다. ‘주나라 문왕의 명신 태공망 여상의 고사에 나온다. 문왕과 만나기 전 여상은 무척 가난해서 아내 마씨는 참지 못하고 그와 이혼했는데, 여상이 출세하지 재혼을 바라고 다시 찾아왔다. 이때 여상은 그릇에 물을 부어 땅에 뿌리더니 <엎질러진 물은 다시 그릇에 담을 수 없다>고 말했다. 범인은 신중하지 못하다. 눈에 보이는 것만 계산한다. 멀리 내다볼 줄 모른다. 성인은 남다르다.

성인 같은 선생님은 모든 일에 신중하다. 물을 함부로 쏟지 않는다. 후회할 일은 하지 않는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일에 신중을 기한다. 그러면 학생들도 선생님 따라 한다.

성인은 생각에 삿됨이 없다. 삿된 생각이 없고 순수하다. 공자가 그러했다. 악하고 더럽고 추한 생각은 하지 않는다. 무엇이든지 참된 것과 사랑스러운 것과 덕이 있는 것을 생각한다. 어린애 같이 늘 순수하다.

성인 같은 선생님은 생각이 늘 순수하다. 악이 들어 있지 않다. 늘 선하다. 삿된 생각이 없고 순수하다. 선생님을 오래 하면 학생처럼 된다. 그만큼 순순해진다는 말이다.

성인은 듣는 것보다 보는 것을 중히 여긴다.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 ‘전한 시대 종축국이 한 말이다. 그는 오랫동안 흉노와 강 등 이민족들과의 전투를 지휘한 베테랑 장군이다. <싸움은 멀리서 헤아리기 어렵다.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확실하다. 싸움은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추측할 수 없다.> 앉아서 남의 이야기만 듣고 판단하지 않는다. 직접 눈으로 보고 판단한다.

성인 같은 선생님은 현장주의다. 언제나 학생과 함께 한다. 학생이 있는 곳에 선생님이 있다. 직접 눈으로 보고 판단하고 결정한다. 듣는 것으로 판단하고 결정하지 않는다. 남의 말을 듣고 진실인양 행동하지 않는다. 본인이 보고 잘못을 알고 고쳐나간다.

성인은 자연을 사랑한다. 왕유의 오언절구 녹채라는 시는 이렇다. ‘빈 산 사람은 뵈지 않고/사람 소리만 울려오는데/석양빛 깊은 숲에 들었다가/다시 푸른 이끼 위를 비추고/’
사람 그림자 하나 없는 조용한 산속, 들려오는 것이라곤 이야기의 울림뿐. 저녁볕이 깊은 숲속에 들이비쳐, 푸른 이끼 위를 비춘다. 저물녘에 울려오는 이야기 소리로 말미암아 산중의 고요함은 한결 더 깊어진다. 이렇게 성인은 자연을 즐기며 노래한다.

성인 같은 선생님은 언제나 자연을 좋아한다. 자연을 즐긴다. 아침 햇살, 저녁 석양, 산속의 지저귀는 새소리, 풀벌레소리, 녹음방초, 시냇물, 푸른 하늘과 구름 그리고 바람 등을 즐긴다. 음미한다. 노래한다. 그래서 외롭지 않다. 내일부터 연휴가 계속 되면 자연을 즐길 줄 안다. 그렇게 함으로 체력을 보강하고 고갈된 에너지를 충전한다.

성인은 덕 높은 사람이다. ‘백이,숙제 형제는 주 무왕이 군사력으로 이전 은 왕조를 멸망시킨 것에 반발하여, 주 왕조가 성립된 뒤에도 <주의 곡식을 먹지 않고 수양산에 은둔하였는데, 고사리를 캐며 배고픔을 참고 지내다가, 끝내 굶주려 죽었다. 그들의 고결한 삶의 방식을 사마천을 높이 평가하였다.>

성인 같은 선생님은 덕이 높다. 언제나 고결한 삶을 산다. 남을 의식하지 않는다. 바르게 산다. 옳게 산다. 남에게 유익된 삶을 산다. 손해를 끼치지 않는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