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지도가 참 중요하다

2014.11.19 10:17:00

요즘 단풍든 나무들을 보면 마음이 상쾌해진다. 미술가들의 붓이 필요하고 종이가 필요하다. 아름답게 그림을 그리면 훌륭한 작품이 될 것 같다. 자신의 마음속에 아름다움을 담아놓으면 힘들고 어려울 때 열어보면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될 것 같다.

선생님들의 입시지도는 참 중요하다. 학생들의 장래를 결정짓는, 한 획을 긋는 시점에 서 있기 때문이다. 어느 길을 갈 것인지의 갈림길에 서 있는 학생들에게 바른 길을 안내하는 것은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선택의 잘못으로 일생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 바른 방향을 잡고 나의 장점을 살리고 나의 희망을 섞어 나의 장래를 바라보면서 선택해야만 선택에 만족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런데 방향도 틀리고 나의 장점보다 우선 눈에 나타나는 유익만 바라보고 미래를 바라보지도 않고 선택을 한다면 나중에 후회를 하고 만다.

대학의 선택도 마찬가지다. 학교를 보고 선택하는 이가 많다. 학교는 좋은데 과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우선 좋은 대학에 합격하고 보자는 식이다. 그렇게 되면 머지않아 후회하고 만다. 유명한 대학이 취업을 보장하는 시대는 지났다.

실력을 갖춘 유능한 인재를 찾는 시대가 되다 보니 대학보다 능력을 갖춘 자를 찾는다. 능력을 갖추려면 무엇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자신이 희망하는 것에 우선을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좋은 대학이다, 장학금을 준다, 기숙사를 제공한다, 학점을 따기가 쉽다, 집에서 가깝다... 등을 이유로 자신이 희망하는 과가 아닌 대학을 선택하면 결국을 실패하고 만다.

학교에서도 너무 sky대학의 합격을 얼마나 많이 시켰나 하는 쪽에 초점을 맞추면 학생들에게 큰 죄를 짓는 결과를 낳는다. 입시결과가 교장선생님의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로 삼으니 학생들의 바른 입시지도를 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마는 것이다. 학생은 지방대 의대를 가고 싶은데 선생님은 의대와 관계없이 서울대를 가라고 지도한다면 바른 지도라 할 수 있겠는가?

이런 지도를 하는 이유는 교육청과 교육당국의 영향, 언론의 영향이 크다 하겠다. 왜 서울대학에 합격한 숫자를 가지고 학교를 평가하는가? 줄을 세우는가? 언론은 크게 반성해야 한다. 교육청과 교육당국은 이런 자료를 왜 취합해서 언론에게 알리는가? 학부모님들도, 시민들도 왜 서울대학교에 몇 명 들어갔느냐에 따라 학교를 평가하는가? 이런 잘못된 입시평가에 대한 인식변화가 없으면 악순환은 반복되게 될 것이고 많은 학생들이 희생을 당하게 될 것이다. 부모님의 생각을, 나아가 학생들의 의견을 100% 존중하는 입시지도를 해야만 제대로 된 입시지도라 할 수 있다.

학부모님들이 자녀들을 망치는 경우도 많다. 우리 애가 좋은 대학에 다닌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좋은 학교에 다닌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 자녀가 싫어하는 대학을 선택하게 하고 과를 선택하게 하는 것은 정말 자녀에게 큰 죄를 짓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의대를 졸업한 학생이 의대고시에 합격을 하지 못해 결국 의사를 하지 못하고 불행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의대를 가고 싶지 않은데 부모님이 강권해서 보냈다면 이 학생은 평생 부모님을 원망하게 될 것 아니겠는가? 만약 희망대로 대학과 과를 선택했다면 자기의 능력을 발휘해가면서 좋은 직장에서 직장생활을 잘 할 것 아니겠는가?

학생들의 잠재능력을 고려하고 학생들이 원하는 과, 학생들이 하고 싶은 직업, 학생들의 잘하는 과목, 학생들이 배우고 싶은 학문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바른 입시지도라 할 것이다.

학생들은 시험에 붙고 보자,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보자는 식의 생각도 버려야 한다. 한 해 늦게 태어났다고 생각하면 되고 한 해 더 준비해서 내가 하고 싶은 과를 갈 수 있도록 준비하도록 해 주는 게 장래를 위한 바른 지도라 할 수 있다.

대학의 과를 잘못 선택하면 대학을 졸업해서 다시 취업이 잘 되는 자기가 원하는, 자기가 하고 싶은 대학을 다시 편입해서 다니는 학생들을 많이 본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일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처음 입시지도를 잘 해야 한다.

요즘 우수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을 못해 소위 고급 백수들이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이런 인재들을 놀리고만 있는 것이 우리 선생님들의 실수로 인해, 우리 부모님들의 실수로 교육당국과 언론에 의해 생긴 것이 아닌지 반성해 보아야 한다.

분명히 7-80년대보다 잘 사는 나라가 되었는데 청년들의 취업은 갈수록 더 어렵고 힘이 들고 있으니 그에 대한 이유가 무엇인지 다각도로 분석해 보아야 하겠고 대책을 세워나가야 하겠으며, 취업을 못하는 여러 이유 중의 하나가 입시지도에 있음을 깨달아 앞으로는 바른 입시지도로 학생들의 장래를 밝고 빛나게 해주어야 할 것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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